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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

뉴욕, 취향의 여행 Day 1. 가장 새로운 뉴욕의 야경, 원월드 타워

by nonie 2016.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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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미국 여행기의 마무리는 뉴욕이다. 시카고에서 하와이로, 그리고 뉴욕으로 이어진 1달간의 11월 여행의 끝, 한층 차가워진 뉴욕의 초겨울 바람이 코끝을 스쳐갈 무렵이었다. 8년만에 다시 만난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향한 곳은, 8년 전에는 없던 곳이었다. 911 테러의 잔상이 선명했던 당시와는 달리, 이제 그 자리엔 가장 새로운 전망을 내려다볼 수 있는 뉴욕의 자존심같은 타워가 하늘높이 자리잡았다.  








하와이에서 뉴욕으로, 그리고 월스트리트로

시카고 여행 후 하와이로 건너가 나름 정신없는 2주를 보내고 난 뒤, 마지막 행선지인 뉴욕으로 향했다. 스타 얼라이언스 마일리지 35000점으로 예약한 유나이티드 항공의 주내선, 갈때나 올때나 형편없긴 마찬가지다. 아마 다음에 미주 대륙과 하와이를 연계해서 여행을 할거면, 그냥 하와이안 항공을 돈주고 탈 듯.


주내선은 뉴욕의 3대 공항 중 가장 변두리인 뉴왁 공항에 내린다. 팬 스테이션까지 오가는 기차를 탔으면 되는데, 첫 호텔이 있는 월스트리트로 가려면 메트로나 택시를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래. 공항은 택시지 싶어 잡으려는데, 허걱. 공항 앞이 너무나 헬게이트인 것. 택시와 자가용, 우버가 엉키고 설켜서 엄청 혼잡하다. 우버의 공항 픽업시스템은 나름 편리하지만, 그럼 뭐하나. 불러도 답이 없는데. 몇 번 취소버튼을 누르니 5분 경과했다고 10$씩 수수료가 날아간다. 정신 똑바로 차려도 돈을 빼가는 이 무서운 나라에선, 여행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내 신용카드 역시 이때 미국에서 복제되어, 얼마전 제3국에서 도용된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은행 측에서 바로 결제 차단시켜서 다행히 사고는 막았다만...ㄷㄷ...미국 후유증은 언제쯤 끝나는가)  


간신히 탑승에 성공한 우버 역시 내가 부른 우버가 아니었다. 이쯤되면 멘탈 접고 드라이버와 쇼부를 쳐야한다. 공항도로 갓길에 차를 세워 그의 우버를 호출잡는데 겨우 성공. 30여 분만에 쾌속질주로 호텔 앞에 도착했지만, 택시비는 그의 말대로 75$ 정도 나왔다. 공항에서 시내 오는데 취소 수수료까지 한 십만원 가까이 뿌리면서 온 셈이다. 확실히 미국은 시내에선 우버, 공항 오갈땐 일반택시를 타는게 정답이다.  


올때 하도 고생을 해서인지, 기대보다 훨씬 못한 호텔이지만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해준다. 오후 1시쯤 도착했는데 얼리 체크인도 해줬고, 뉴욕 호텔의 전체적인 수준을 알기 때문에 이 가격에 이 정도면 뭐. 큰 불만없다. 게다가 호텔 바로 앞에, 맨해튼 남부를 도는 무료 버스, 프리 다운타운 커넥션을 발견! 









9.11 추모의 현장, 그리고 원월드 타워

월스트리트에 묵으면 뉴욕 관광에 다소 불편할 거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로어 맨해튼의 몇 안되는 호텔 객실료가 업타운에 비해 확연히 저렴한 이유다. 나름 뉴욕이 처음은 아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니까 안다즈를 선택했다. 근데 예상치 않은 복병인 무료버스 덕분에, 메트로 정액권도 없는 첫날부터 쾌적하게 원월드가 있는 맨해튼 서부로 향할 수 있었다.


8년 전, 이 일대는 그야말로 어둠과 우울이 가득했다. 테러의 흔적만 덩그러니 남은 자리는 그라운드 제로라는 명칭으로 오랫동안 뻥 뚫려있다시피 했고, 그 현장을 바라보며 덩달아 우울해졌던 여행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뉴욕은 가장 뉴욕다운 방식으로 아직도 여전히, 희생자를 변함없이 추모해 왔다. 얼마전 세월호 2주기때 SNS에 회자되던 얘기가 생각난다. '세월호가 벌써 지겹다던 이들에게, 뉴욕에서 911을 지금까지 어떻게 추모해 왔는지 보여주면 기절할 것"이라고. 너무나도 멋지게 오픈한 911 추모기념관 앞 인공폭포에 하나하나 새겨진 희생자의 이름을 바라보며, 한국의 답답한 현실이 참 많이, 생각났더랬다. 


911 추모뮤지엄 오픈과 동시에 뉴욕은 새로운 자존심인 원월드 타워를 완공,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는 첨단 Observatory를 선보였다. 정식 오픈이 불과 2015년 5월 경이니, 문을 연지 6개월만에 찾은 셈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의 아성을 위협하는, 가장 새롭고 핫한 전망대임엔 틀림없다.  











현장 구매로 32$짜리 티켓을 사들고, 전망대로 오르는 줄에 합류해 차례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티켓 창구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았는데, 전망대로 가는 길부터가 '첨단' 스멜을 강하게 풍긴다.  100층까지 1분도 걸리지 않는 고속 엘리베이터 내에서도, 바닥부터 천정까지 물샐 틈없는 멀티미디어로 뉴욕의 새로워진 풍경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그러더니 전망대 층에 도착한 관람객을 일제히 멈춰서게 한다. 봉을 잡고 서있자니 갑자기 눈 앞이 밝아지면서 커다란 화면이 펼쳐졌다. 화면 속 넘실거리는 세련된 영상으로 뉴욕을 미리 맛보는 시간도 잠시.


진행요원이 "준비됐나요?"라고 외치자마자, 눈 깜짝할 순간 화면이 위로 사라지고 '진짜' 뉴욕의 야경이 내 눈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뉴욕의 전망을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


그래. 이것이 미국이었지. 테마파크와 헐리우드의 나라, 미국의 진가가 집약된 가장 최신의 전망대는 연출부터가 달랐다. 자신들이 가진 강점을 알고, 그걸 제대로 살려낸 결과물을 만나는 순간, 언제나 여행에서 이런 순간을 만나면 너무나 설렌다. 이 고생을 해가면서 올만한, 충분한 가치를 얻는 배움의 시간이다. 









어떤 말이 필요할까. 다시 만난 뉴욕은 변함없이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하지만 왠지모를 처연하고 엄숙한 분위기도 감지할 수 있었다. 11월 말 당시에도 IS 테러의 여파로 도시 곳곳이 삼엄한 경비와 경계로 가득했다. 911의 잔해는 아름다운 추모관이 대신했지만, 보이지 않는 테러의 공포는 여전히 뉴욕을 짓누르고 있었다. 미국에서 머물며 내내 느낀 건, 오랜 경제 위기는 활기찬 미국 대도시의 풍경을 많이 변하게 만들었다는 것. 그나마 올해는 좀 나아졌다고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던 날도 도심은 생각보다 북적이지 않았다. 뉴욕에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려면, 조금 더 치유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월스트리트의 흔한 아침 풍경.jpg

오늘은 메트로를 타고 본격적으로 돌아보기 위해 호텔 근처의 월스트리트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이른 아침부터 이곳 금융가를 찾은 관광객이 참 많다. 이렇게 북적대는 광경이 보기 좋다. 사실 늦은 저녁부턴 월스트리트를 찾는 사람은 없고 빠져나가는 사람(금융가 근무자)만 많기 때문에 굉장히 조용한 편인데, 그나마 붐비는 아침에는 인파의 틈바구니에서 비로소 내가 여행 중임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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