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완트 레지던스에서의 조식은 심플하지만 세련된 재패니즈 뷔페 스타일. 방금 조리해 가져다주는 계란 요리, 따끈한 미소와 함께 밥 한 그릇을 뚝딱하고 나니 오늘의 여행을 소화할 힘이 든든히 생겨난다. 이제는 타이페이 여행에서 하나의 코스가 되어버린, 호텔 근처의 로컬 카페 탐방. 다행히 어제 미리 봐두었던 작은 카페는 일요일 이른 아침에도 신선한 원두 향기를 뿜어내며 단골 손님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타이페이가 조금 더 좋아진, 행복한 아침.
호텔을 쏙 빼닮은, 산완트의 조식 뷔페
벌써 세 번째 바뀌는 대만의 호텔 조식, 오늘은 어떤 메뉴들이 나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레스토랑으로 내려가 본다. 어제 점심을 해결한 덕에 낯설지 않은 식당이지만, 아침에는 풍성한 음식들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투숙객이 많은 호텔답게 밥과 낫또, 미소 등 일본식 아침식사 메뉴는 완벽 구비되어 있다. 서양식은 연어와 질 좋은 햄, 그리고 여느 호텔에 비해 풍부한 치즈 셀렉션이 눈에 띈다.
자리에 앉으면 차분히 따라주는 커피를 마시며 계란 요리를 주문하는 것으로 아침식사가 시작된다. 다른 뷔페처럼 조리장에게 가서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서버에게 원하는 계란 스타일만 말해주면 OK. 잠시 후 나온 오믈렛에는 눈 앞에서 케첩을 동그랗게 두 번 짜주는데 너무 귀여웠다.ㅋㅋ 간단히 샐러드, 빵과 함께 서양식으로 시작해, 마무리는 요렇게 낫또와 밥, 국으로 든든하게. 오랜만에 새콤한 우메보시 같은 일본식 절임 반찬과 함께 식사를 하니 절로 밥맛이 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대만에 와서 일본 식도락 여행을 하고 있는 듯....;;
산완트에 묵는다면, 놓칠 수 없는 로컬 카페 Laoo Coffee
호텔 조식에 나오는 커피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호텔에서 2~3분 거리에 있는 작은 카페의 커피 맛이 궁금해 식사 후 바로 카페로 향했다. 산완트에서 오른쪽으로 직진해 바로 첫 번째 모퉁이를 돌면 보인다. 그 길에는 이 카페 외에도 한국식 닭갈비(!) 집 등 몇몇 맛집들이 있는데 저녁에는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인상 좋으신 젊은 남자 주인장, 영어로 주문을 하자 살짝 당황하셨지만ㅋㅋ 기본 블랙 커피(노 슈거!)를 가리키자 금새 알아차리고 커피를 내릴 준비를 한다. 이곳 역시 기본 커피 한 잔이 40$, 한화 1500원 정도로 완전 저렴하다. 주방 뒷편에서 아내로 보이는 여자분이 아기를 데리고 나오는데 주인장이 내게 살짝 인사를 시킨다. 행복해 보이는 가족:)
혹시나 해서 대만산 원두가 있냐고 물었지만 아쉽게도 여기는 수입 원두만 취급한다고. 단일종으로 드립을 마실 수도 있고, 내가 주문한 건 이곳의 블렌딩 커피.
내가 앉아있던 자리.
일반 톨 사이즈보다도 살짝 큰 컵이다. 디자인도 멋짐!
빈티지한 카페 내부.
Take-away를 물었지만, 여기서 마시겠다고 했다. 이 작은 카페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잠시라도 머무르고 싶었기 때문에. 커피는 역시나 훌륭했고, 한국에서 6~7천원에 마시는 커피보다도 맛이 좋았다. 풍부한 양의 생두와 원두를 직접 관리하는 모습을 보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이 카페만의 빈티지한 풍경이 더해져 비로소 완벽해지는, 한 잔의 커피. 과연 커피의 도시 타이페이답다.
가만히 앉아, 간간히 사진을 찍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거리를 지나던 몇몇 사람들, 일요일 아침의 운동을 마친 동네 주민, 매일 오는 듯한 단골 손님....한적한 듯 하지만 카페를 드나드는 이들은 끊이지 않는다. 그들을 지켜보는 여유를 비로소 갖게 된, 그래서 특별히 더 고마웠던 라우 카페에서의 아침.
'TRAVEL > Taiw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성 넘치는 대만 예술을 만나다, 타이페이 현대 미술관 MOCA (0) | 2013.09.12 |
---|---|
타이페이를 대표하는 부티크 호텔, 팔레 드 쉰 Palais de chine (0) | 2013.09.10 |
신이(Xinyi) 탐방! 새로 오픈한 성품서점에서 101타워까지 (2) | 2013.09.07 |
정중한 서비스와 일본식 욕조를 갖춘 특급 호텔, San Want Residence (0) | 2013.09.06 |
FX 호텔의 아침식사 & 난징동루 카페 'The Caffeine' (0) | 2013.09.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