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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hailand

방콕 짜뚜짝시장 탐방 & 카오산로드의 맛집 순례와 여행서점 산책

by nonie | 김다영 2015.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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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수르야에 머무는 2박 만큼은, 가급적 방콕 본연의 풍경을 지닌 곳을 찾아 다녔다. 그동안 와보지 않아 몰랐던 올드 방콕에는 수많은 여행자가 거쳐간 흔적들이 어딜 가든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디퓨저만 한아름 사온 짜뚜짝 시장의 스파 쇼핑부터 람부뜨리 로드의 이런저런 맛집 탐험까지, 나름대로 느껴본 카오산로드의 매력들.  







버스를 타고, 짜뚜짝으로

시내에서 묵었다면 BTS를 타면 되는데, 오히려 카오산에 묵으니 짜뚜짝으로 가는 교통편이 더 애매해졌다. 옵션은 택시 아니면 버스인데, 올 때 짐이 많으면 택시를 타기로 하고 일단 버스를 탔다. 방콕에서 버스를 타는 건 이번 여행이 처음인데, 인디고 호텔에서 시암에 갈 때 타보고 두번째 도전이다. 근데 버스 요금을 어디다 내야 할지 어리둥절하다가 얼결에 그냥 내렸다는ㅜ 인터넷으로 미리 찾아보니 요금만 걷어가는 직원이 있다고 해서 돈을 준비해두고 기다렸는데, 내릴 때까지 왜 내 돈은 아무도 안걷어 가나;; 요금통도 없고, 이래저래 알쏭달쏭한 방콕 버스. 현지인도 왠만큼 교통편 잘 알지 않으면 잘 안 탄다던데, 그래도 낡은 버스에 몸을 싣고 달려가는 1시간 여의 시간은 그야말로 여행 떠나는 기분.









짜뚜짝에 왔으니 일단 코코넛 아이스크림 한 그릇은 먹어줘야지! 적당히 사람 많아보이는 집에서 토핑 듬뿍 올려 주문했다. 고소한 맛의 아이스크림에 씹는 맛이 재미난 이런저런 고명들. 코코넛 껍데기 안에 있는 과육까지 싹싹 다 긁어먹었다. 찰밥이 들어서 그런지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더라.









지도를 봐도 짐작이 가겠지만 짜뚜짝 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기로 알려져 있다. 길을 잃기도 하고 원하는 아이템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소이 17 주변에 뷰티/홈스파 아이템이 많다는 것만 미리 알아두고 그 주변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이번 쇼핑의 목적은 디퓨저 관련 용품이었기 때문에, 가장 유명한 Yu에서 디퓨저 스틱을 한아름 사고, 스파룸의 아로마 향을 그대로 재현한 디퓨저 용액을 리필로 두 통 샀다. 본품도 물론 예쁘지만 여행자 신세에 유리병 이고지고 다닐 자신이 없어서, 이럴땐 리필이 정답이다.









그리고 좀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 또다른 디퓨저 숍을 발견했다. 모든 아로마용품을 종합적으로 취급하는 Yu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지만, 특색있고 고급스러운 향을 구비해 두어서 놓칠 수 없었다. 이번에 새로 나왔다는 시아미스(Siamese)향이 기가 막혀서, 과감히 본품으로 한 세트 구입했다. 한화 2~3만원 대로 질좋은 디퓨저를 구입할 수 있으니 한국보다는 훨씬 만족도가 높다. 


짜뚜짝에서 창업해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카르마카멧의 매장이 캄퐁펫역 앞에 있어 들러봤는데, 유명세 만큼이나 가격이 너무 비쌌다. 카르마카멧에 도전하는 스파 브랜드숍을 발견해서 나만의 향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개인적으로 카르마카멧은 여기 매장보다 시내에 있는 작은 카페(식당도 있는데 거기 말고)이 백만 배 더 좋았다.    










람부뜨리 로드에서, 외국 친구와 수다 떨며 한 잔

주말 오전에 짜뚜짝을 다녀오니 한낮엔 시간이 빈다.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느즈막히 길을 나서 람부뜨리 로드로 향했다. 그닥 배가 고프지는 않고 가볍게 한 잔 하고 싶어서, 탁 트인 분위기가 멋진 바에 자리를 잡고 남쁘릭눔(돼지고기껍질 튀김에 생채소와 따뜻한 칠리소스를 곁들인 전채요리)과 모히토를 주문했다. 와이파이도 되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로컬 음식을 잘 모르지만 음식이 꽤 맛있었다. 사실 구글맵에서 미리 외국 리뷰보고 간 거긴 하지만. 


한참 혼자 놀고 있는데 구릿빛 피부가 멋진 여자아이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두바이에서 온 그녀 역시 시드니로 가는 길에 방콕에 잠시 들러 혼자 여행 중이란다. 나보다 나이가 열 살은 어려 보이지만 당차 보이는 그녀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내 음식을 권했지만 아랍 처자라 돼지고기는 못 먹는다며 정중히 거절한다. 유명 코스메틱 브랜드의 VMD를 담당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호텔업계로 이직하고 싶다며, 두바이에 오면 꼭 보잔다. 여행 때만 히잡을 벗는다는 그녀의 표정이, 비록 셀카를 sns에 올리진 못했지만 무척이나 홀가분해 보였다. 남은 여행도 즐겁기를 빌며, 아쉽게 바이바이.










람부뜨리 최고의 로띠 맛집에서 테이크아웃

리바 수르야 호텔에서 길만 건너면 나이소이 누들같은 유명 맛집이 즐비한데, 그중 제대로 된 인도음식을 파는 커리집에서 맛있는 비프 커리와 로띠를 포장해 왔다. 물론 식당에서 먹어도 되는데 실내가 에어컨이 없어서 좀 더운 편이다. 이럴 땐 포장해서 호텔방에서 먹는 게 진리. 내가 맛본 메뉴는 쇠고기 그린커리+로띠 세트와 로띠 속에 소를 넣어 구워내는 로띠 마타바. 바로바로 구워내는 로띠와 푸짐한 건더기의 커리는 뭐, 말할 필요도 없이 꿀맛이다. 피스톤헤드라는 재미난 이름의 맥주도 한 캔 공수해 와서 곁들이니 호텔밥 저리가라. 








맥주 살 때 편의점에서 태국 과자 3종 세트(벤또, 양념캐슈넛, 김과자) 공수하고, 노점에서 파는 맛있는 수박도 테이크아웃해 또 술상을 나름 푸짐히 차려보는 아쉬운 마지막 밤. 리바 수르야의 코너쪽 룸에는 다른 방에는 없는 넓은 테라스가 있는데, 이 뷰가 수영장 뷰와 각도가 같아서 비치에서 찍은 거 아니냐고 묻는 댓글이 있었다. 객실 테라스 맞습니다요.. 강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야외 테라스에서 카오산의 정취를 느껴보는 방콕의 밤. 









여행자를 위한 서점에서, 차 마시고 책을 사다

리바 수르야에서의 마지막 날. 체크아웃을 하면 이 동네를 완전히 떠나는 거라. 이대로는 너무 아쉬웠다. 레잇 체크아웃을 신청해 놓고 11시 쯤 길을 나섰다. 오래 전부터 가고 싶었던 여행책 숍을 가기로 했다. 걸어서 15~20분, 강렬한 더위의 방콕에서 사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못 걸어갈 거리도 아니었다. 그런데 아뿔싸. 어렵게 도착한 서점이 아직 문을 안 열었다. 12시까지 벤치에 앉아 기다리다가 다시 가보니 오픈 준비가 한창이다. 친절한 주인장님이 들어오라고 안내해 주셔서 드디어 서점 입장! 








카페와 서점을 겸하는 공간이라, 일단 더위도 식히고 차맛도 궁금해서 타이 밀크티 한 잔을 주문했다. 차를 주문하면서 보니 책꽃이 한 켠이 모두 홍차일 정도로 엄청 종류가 많아서, 서점이어도 제대로 차를 만든다는 걸 알수 있었다. 한참 후 나온 밀크티는 어찌나 진하고 고소하던지.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책구경 삼매경에 빠졌다. 2년 전 샀던 인디 여행책도 있고, 이래저래 사고 싶은 책들도 많다. 어렵게 호텔 관련 로컬 여행서 한 권을 골라 계산을 하니 예쁘게 종이로 포장해서 스탬프를 찍어주는 센스. 다음에 또 카오산 쪽에 가게 된다면, 또 다시 가고 싶은 아지트를 찾았다. 



2015/06/20 - 카오산로드를 럭셔리하게 즐기다! 모던한 부티크 호텔, 리바 수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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