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가장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인천발 샌프란시스코행 직항으로 '싱가포르 항공'을 주저없이 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타 항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싱가포르 항공의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왕복 20시간이 모자랄 만큼 방대한 DB를 자랑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비행을 즐길 수 있었다. 아시아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진 내게 대륙의 트렌드를 알려준 최신 음반 셀렉션들 중, 귀에 쏙 들어온 몇 개의 핫한 중국 대중가요를 소개해 본다.
싱가포르 항공 기내지 '크리스월드(Krisworld)'. 기내 엔터테인먼트로 방대한 양의 중국 최신가요가 소개된다.
홍콩 음악 방송인 채널 [V]를 보며 팝음악을 공부하던 시절, 간간히 비춰졌던 중국 뮤직비디오는 한국이나 미국 음악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편견을 갖게 했다. 90년대만 해도 만다린 팝은 사대천왕의 독주 외에는 '발라드, 발라드' 일색으로 획일화된 내수용 음악 시장에 불과했다. C-POP 오덕후;였던 나의 중학교 베프 덕에 곁다리로 많은 중국음악을 접하면서 고정관념은 더욱 굳어졌고, '채널 [V]-키드'의 시대가 끝나면서 이들 음악은 한동안 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인한 문화교류와 한류 붐을 거친 2010년의 C-POP은 지금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이번 여행 중 싱가포르 항공의 폭넓은 중국 음악 셀렉션 덕분에 놀라운 음악을 여럿 발견했다. 여느 때처럼 팝 음악이나 미국 드라마나 보자는 생각에 리모콘을 조작하다가 음반 메뉴에 중국 팝의 비중이 엄청나서 깜짝 놀랐고, 한편으로는 '싱가포르'의 문화적 특징을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심코 한곡 한곡 듣는다는게 50여 장의 최신 음반을 다 들어 버렸고,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몇 곡이 있어 블로그에 소개해 본다.
1. Show Luo & Rainie Yang - In Your Eyes
싱가포르 항공 기내지 'Krisworld'에 소개된 50여 장의 중국 최신 음반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음반은 Show Luo의 7번째 앨범 'Rashomon'이다. 노래 뿐 아니라 춤, 연기, 모델까지 다방면의 엔터테이너로 활약하는 그는 한국의 '비'를 연상케 하는 중국 최고의 남성 솔로가수다. 그의 최신 앨범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지만, 내 귀에 꽃힌 노래는 Rainie Yang과의 듀엣곡 'In your eyes'. (조사해보니 우리나라의 쿨 노래를 번안한 곡이었다.어쩐지;;). 훌륭한 가창력을 지닌 대만 출신의 Rainie Yang는 올해 27세로 벌써 5장의 정규 앨범을 낸 가수다. 뮤비 속 깜찍한 두 사람을 보니 아이유의 듀엣곡 '잔소리'를 떠올리게도 한다.
Rainie Yang & Show Luo - In Your Eyes [MV](legendado) from ExUnited on Vimeo.
2. CoCo Lee (李玟) - 愛要現在 (Love Right Now)
팝 음악과 머라이어 캐리를 숭배하던 중고교 시절, 난 아시아의 머라이어 캐리라는 수식어를 '감히 건방지게' 달고 다니는 코코리가 정말 싫었다. 당시의 중국 가요 씬 속에서도 매우 앞서가는 감각의 팝을 구사했지만, 그때는 그녀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음악을 제대로 듣지 않았던 것 같다. 작년에 발매된 코코리의 최신 앨범 'East to West'를 듣고서야 그녀가 얼마나 일관성 있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아티스트였는지 새삼 깨달았다. 앨범 제목처럼 서양과 동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풍선껌 팝 좋아하는 내 귀에는 4번 트랙이 제일 꽃혀서 이걸로 골라봤다. 아참, 필리핀의 유명한 여가수 Sara Geronimo의 작년 앨범 수록곡 중 Before I fall in love를 너무 좋아했었는데, 이 곡의 원곡자가 글쎄 코코리였다는 사실. 뒤늦게 들어본 원곡에 대한 소감은 역시, 오리지널이 진리요 명불허전이었다. 그녀는 정말 훌륭한 디바였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3. Joanna Wang - Tikiville
이 앨범도 사실 작년에 나온 건데 내겐 너무 충격적이어서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대만 출신의 조아나 왕은 국내에도 라이센스 앨범이 발매될 만큼 유명한 가수인데, 왜 나는 이제서야 그녀를 알게 된 걸까. 아시아의 핏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글로벌'한 보이스를 가진 그녀의 음악은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편안함을 지니고 있다. 세련된 보사노바 트랙 'Tikiville'은 영어 버전도 좋지만 중국어 버전도 정말 좋다. 달랑 8개 남은 도토리를 털어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걸어놓았을 만큼 마음에 드는 노래. Just the two of us를 비롯한 여러 곡의 리메이크도 훌륭하다.
반응형
'INSIGHT > 미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이란 무엇일까? 마이클무어의 'Capitalism-Love story'를 보고 (0) | 2010.11.13 |
---|---|
나를 감동시킨 온라인 서비스 - 쇼핑몰/미디어/모바일 어플 부문 (2) | 2010.11.12 |
이탈리아 소도시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0) | 2010.10.28 |
블로그의 높아진 장벽, 그리고 여행 웹서비스에 대한 단상 (10) | 2010.07.29 |
네덜란드 여행에서 발견한 추천 아티스트 Best 3 (4) | 2010.07.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