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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미디어

블로그의 높아진 장벽, 그리고 여행 웹서비스에 대한 단상

by nonie 201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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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운영의 높아진 장벽, 그리고 트위터
다음 뷰는 이제 플러그인을 왜 사용하는지 이유를 찾기 힘들 정도로 메타 기능이 무력해졌다. 이글루스 밸리마저 얼마전 외부 트랙백을 막으면서 티스토리 블로그의 '발행'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글루스는 네이트 로그인 상태에서 외부 블로그 트랙백하는 기능을 곧 선보인다고 한다). 대신 최근 리퍼러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트위터-티스토리 플러그인 덕분에 트위터로부터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제 블로그의 속성은 과거와 너무 많이 달라졌다. 한줄 블로그와 같은 대체 서비스가 대중화되고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log'의 기능을 하는 일기장 블로그는 굳이 힘들게 운영할 필요가 없어졌다. 크게 '광고형 블로그'와 '미디어/컨텐츠 블로그' 두 부류만이 생존 목적을 명확하게 지니고 있고, 여전히 일기장 형태를 띤 대다수 블로그는 운영 목적이 뚜렷하지 않으면 블로깅을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대체재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블로깅의 상대적인 '장벽'은 한줄 블로그에 비해 더욱 높아졌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의 투입을 필요로 하는 블로그를 굳이 관리하려면 그만한 심리적/물질적 'Reward'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3년간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다.

이제 블로고스피어도 점차 미국과 비슷하게 변화하고 있다. 유용한 홍보 수단으로 떠오른 툴 트위터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보편화됐다. 위젯과 플러그인을 통해 블로그와 트위터(심지어 페이스북)를 일관된 컨텐츠로 운영하니 중복 관리에 대한 낭비도 없어졌다. 대신 '전문성'과 '나만의 강점'에 대한 더 깊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특정 분야에 남들보다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웰메이드 컨텐츠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가장 손쉽게 입증할 수 있는 수단도 바로 블로그다. 그러므로 블로그 시장은 죽지 않았다. 다만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졌을 뿐이다.

여행 웹서비스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여행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여행 웹서비스의 오픈도 눈에 띄게 늘었다. 여행 블로그 컨텐츠 링크를 무단으로(게다가 노가다로) 수집해서 '여행 메타'를 만들어 보겠다는 사이트도 많고, 지금도 실리콘밸리에서 하루에 몇개씩 쏟아져 나오는 여행 SNS를 구축해 보겠다는 야심찬 이들도 있다.

나 역시 여행 SNS에 큰 관심을 가지고 몇 년간 많은 서비스를 지켜봐 오면서 느낀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한국 사람들이 가진 '여행'에 대한 생각이 서양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여행에 대한 '로망'을 SNS로 충족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면에선 부정적이다. 남의 여행기나 여행 루트를 보며 '부럽다, 나도 가고 싶다'라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미 여행 중독 레벨이 높은 경우고, 대부분의 일반인은 관심이 없다. 한국인들의 여행 행태가 '관광' '패키지' 인 것도 여행에 대한 니즈가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다 나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자뻑형 여행 서비스가 너무 많다. 평범한 한국인의 여행은 자아 탐색이 아닌 '욕구 충족'에 가깝다. 그들의 일탈 배경에 대한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람들은 '습관성 여행자'가 아닌 이상 가고 싶은 곳에 대해 막연히 얘기하는 걸 즐기지 않는다. 구체적인 여행지가 선정되었을 때 즉각적인 정보를 필요로 한다. 외국에서도 Yelp나 Trip Advisor같은 서비스는 롱런하는데 SNS만 유독 죽을 쑤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다녀온 여행에 대한 기록 needs는 어떤가? 스마트폰과 함께 두 번의 여행을 다녀와서 크게 체감한 것은 위치기반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과 그 한계다. 포스퀘어는 여행 특화 서비스가 아니다 보니 여행을 기록하고 공유하기는 다소 불편했다. 하지만 사진 첨부해 트윗 공유하는 기능과 전체 루트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능 등을 더한다면 좋은 여행 플랫폼이 될 것이다. 여기서 잊지 말것, 포스퀘어가 주는 베네핏을 뺀 단순한 여행 다이어리는 의미가 없다. 포스퀘어는 사용자에게 많은 에너지를 뺏지 않으면서 많은 보상을 준다. 자동으로 잡힌 Place 중에 원하는 곳을 고르면 또 자동으로 지도와 소셜 팁이 나오고, 때로 할인 쿠폰까지 나온다. 만약 여행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면 사용자에게 많은 생각과 기록을 요구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p.s 위젯 업계로 오면서 나름 주목했던 벤처 '실타래'가 소리소문없이 두어달 전 서비스를 중지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 처음부터 수익모델이 없어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막상 그렇게 되니 안쓰럽기도 하고, 역시 한국에서 웹 서비스, SNS로 살아남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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