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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비가 많이 온 2011년은 농사짓는 분들께는 참 다사다난한 한해였을 것이다. 이렇게 손바닥만한 시티 가든을 관리하는 일조차 벅차고 어려우니 새삼 먹거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올해가 아니었나 싶다. 다행히 올 봄에 심었던 허브 모종들은 엄청난 비와 더위를 이겨내고 쑥쑥 자라서 고맙게도 열매도 씨도 많이 맺어 주었다. 중간 보고 없이 바로 수확의 계절로 넘어가는, 나의 풍성한 2011 가드닝 막바지 풍경.
가지는 예쁜 연보라색 꽃이 소심하게 몇 송이 피더니 그 자리에 곧바로 열매가 주렁주렁 맺힌다. 가지가 어디서 어떻게 자라는 지도 모르고 먹기만 했던;; 내가 올해는 드디어!! 통통한 가지를 벌써 7~8개는 딴 것 같다. 모종 3개만 있으면 여름 내내 맛있는 가지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요새는 가지가 가장 싼 철이라 사다 먹기도 하고, 집에서 딴 가지는 아무래도 파는 것 보다는 사이즈가 작으니 주로 1인분 요리를 할 때 쓰면 좋다.
바질은 올 초에 심은 허브 모종에는 없는 것이다. 바로 작년에 수확한 씨를 뿌렸는데 이렇게 쑥쑥 자란 것! 완전 신기하다. 윗 가지 사진 뒤로 보이는 초록색도 전부 바질이라는 사실ㅎㄷㄷ 모종도 아니고 씨 뿌려서 언제 크나 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밭을 이루었다. 작년 바질도 다 못먹고 모두 페스토를 만들어 아직도 다 못먹었는데 ㅠ
포커스는 안드로메다로....뒷쪽은 전부 바질....ㄷㄷ
방울토마토는 지난 번 마리끌레르 에코파티에서 받은 딱 한 그루를 심었는데, 이게 생장점을 안 따주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서 지금 빨랫줄 높이까지 와버렸다. 비료를 많이 주지 않아 열매 맺는 건 좀 시원찮지만, 지금 열린 초록 열매가 모두 익으면 커다란 팩 한 통은 나올 정도로 주렁주렁 열렸다. 완전히 빨간 색이 들기 전에 따줘야지 너무 익으면 터져서 못먹게 된다. 작년 토마토는 벌레가 생겨서 제대로 키워보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나름 성공.
[허브 중간 결산]
루꼴라와 파슬리, 차이브는 씨를 맺고 장렬히 전사 중이시고, 민트 3종은 이제 모히토의 계절을 지나 역시 시들고 있다. 이제 민트를 모두 정리한 자리에 다시 루꼴라 씨를 뿌려볼 예정이다. 사실 지금도 배양토를 넣은 컨테이너에 루꼴라 새싹들이 가득 자라긴 했는데, 솎아주어도 더 이상 모종으로 자라지 않아 옮겨 심지도 못하고 고민 중이다. 그냥 밭에서 바로 뿌려서 길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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