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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 Cassette Schwarzenegger from studio shelter on Vimeo.
4~5년 전 홍대의 한 재즈 클럽에서 '갤럭시 바운스'라는 생소한 그룹의 공연을 처음 봤던 날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십수 년간 열광했던 Funk와 Soul을 잘 버무려놓은 음악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감격이었고, 단숨에 매료되었다. 공연 레퍼토리에서 보여준 몇 곡의 창작곡을 다시 듣고 싶었지만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아 음원으론 구할 수 없었다. 당시 음악 웹진을 준비 중이던 시절이어서, 그룹의 리더인 UZU씨를 만나 음악 얘기도 나눌 정도로 팬이 되었다. 공연의 단골 게스트, 그의 절친이자 걸출한 싱어 소울맨(Soulman)의 존재를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미니홈피(일촌)를 통해 간간히 그가 레이블을 설립하고 유럽을 무대로 활동 준비 중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내가 만난 많은 뮤지션들 중에서도 그는 누구보다 열정과 야심으로 가득한 똑똑한 사람이어서 언젠가 꼭 성공하리라 믿었다. 그의 본격적인 커리어는 이제야 출발선에 섰지만,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첫 단추도 아주 잘 꿰었다는 생각이 드는 첫 싱글을 전 세계에 선보였다. 영민한 네이밍 센스가 빛나는 Cassette Schwarzenegger의 'Play'라는 곡이다.
Play M.V의 한 장면.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음악을 향한 우직한 뚝심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몇년 간 그룹 이름만 바꾸며 실험을 거듭해 온 Electro-Funk 계열의 신나는 넘버로 특히 유럽의 음악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 게다가 대학생 프로젝트 Studio Shelter가 만들었다는 수준급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는 음악의 분위기를 한층 창의적으로 살려준다. 무엇보다 흑인음악의 뿌리를 잃지 않는 '카세트'같은 복고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트렌디한 파티에도 잘 어울리는 신선한 감각을 지녔다. 글로벌하게 변화하는 음악 시장 속에서 나름의 영역을 찾아가는 것 같아 보기 좋다.
다만 아쉬운 것은 현재 소셜미디어(마이스페이스, 유튜브, 트위터, 비메오 등)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세부 전략이 없으면 관리대상 채널만 많아지고 정작 중요한 홍보 대상은 묻히기 쉽다는 것이다. 몇년 전까지 IT 관련 서적에 맴돌던 "유튜브에 올리기만 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스타"는 옛말이 되었다. 이제 세상의 모든 뮤지션은 소셜미디어를 개설할 줄 안다. 다만 어떻게 '똑똑하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소셜미디어는 단지 도구일 뿐이니 너무 채널마다 다 가입해서 목매기 보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팬들과의 소통을 꾀하고 아이튠즈와 해외 웹진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홍보를 겸해주면 좋을 것 같다. 아 이 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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