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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HongKong

홍콩 서민들의 일상 속으로 - 몽콕 꽃시장과 새 정원, 레이디스 마켓

by nonie 201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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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는 '서민의 일상'이라고 썼지만, 사실 이들 시장에는 카메라를 목에 두른 관광객이 많다. 그럼에도 '서민'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몽콕은 분명 서민들의 주거 지역이기 때문이다. 꽃시장 건너에는 빽빽한 주택가와 재래시장이 들어서 있고, 레이디스 마켓에서는 관광객 틈으로 짝퉁 쇼핑을 나온 현지인 아가씨를 만날 수 있다. 몽콕은 세련된 침사추이와는 정반대의, 오래전 홍콩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채 호기심 많은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포장된 꽃과 꽃화분, 모종과 씨앗등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다.

꽃 시장과 새 정원이 만나는 코너. 길가에 쪼로록 세워진 화분들이 화사하다.




아침 일찍 구경해야 제맛, 활기찬 몽콕의 꽃시장
내가 몽콕 꽃시장에 온건 홍콩역에서 In-Counter Check in으로 캐리어를 시원스레 보내버린, 홍콩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었다. 짐도 없고 공항에는 밤 12시에나 가면 되니, 하루가 통째로 비어버린 셈이다. 이 귀중한 하루의 가장 첫번째 행선지로 나는 몽콕의 꽃시장을 선택했다. 아침 10시, 싱그러운 아침 이슬로 촉촉하게 빛나는 꽃들을 보면서 여행의 피로를 날려버릴, 가벼운 발걸음의 동선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꽃시장은 어디가 먼저랄 것도 없이, 프린스 에드워드 역에서 나와 같은 이름의 대로변을 따라 쭉 걷다가 저절로 하나 둘씩 보이는 꽃집이 나타나면 거기서부터다. 꽃시장을 먼저 보려면 몽콕역이 아닌 프린스 에드워드 역에서 내려야 가까우니 참고하자. 꽃집들은 저마다 다른 관상용 식물과 다양한 꽃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바질, 로즈마리, 민트 등의 허브 모종도 풍부하게 판매하고 있다. 허브를 주로 사가는 사람들은 외국인인데, 아마도 홍콩에 거주하는 이들이지 싶다. 한국 돌아가서 날씨 풀리면 양재 꽃시장에나 꼭 간다며, 군침만 삼키곤 지나친다. 




새 정원 입구는 크게 안내되어 있어 금방 찾을 수 있다.

고요한 가운데 청아한 새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작지만 운치있는 공원.




소박한 새 정원에서, 잠시 쉬어가기
그런데 꽃의 자연색에 한껏 취해 룰루랄라 걷다 보니 막다른 길목 왼쪽에 또다른 길이 시작된다. Yuen Po st.에 있는 새 정원이다. 사실 이 정원에는 큰 볼거리가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돌길을 따라 걸으며 새소리를 듣던 그 찰나의 순간이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작은 새들이 많이 날아 다니며 지저귀는데, 그 소리만 계속 듣고 있어도 쉰다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역시 아침에 오길 잘한 곳이다. 근데 서양인들의 감흥은 나보다 더한 모양이다. 카메라도 내려놓고 다들 돌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는 푸른눈의 외국인들, 동양의 고요한 문화에 흠뻑 취한 듯 하다.

이곳은 사실 새 시장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공원 중간에는 수많은 새장이 차곡차곡 쌓여져 있거나 매달려 있다. 아마도 현지인들은 여기서 새를 사가는 모양이다. 나는 굳이 새장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지 않아서 사진은 찍지 않았다.
공원 끝까지 가면 출구가 나오는데, 사실 그리로 나가면 MTR 역과 이어지지 않는 쌩뚱맞은 길이 나오므로,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 




여자들의 쇼핑 천국, 레이디스 마켓의 풍경.




사람 구경이 더 재밌는, 레이디스 마켓의 잡동사니 쇼핑기
사실 홍콩 여행은 '사람'에 치이는 여행이다. 나같은 도시 선호 여행자도 질려버릴 만큼 홍콩 도심의 인구밀도는 누군가의 말처럼 "서울 명동의 일요일보다 1.5배는 더 심한" 수준이었다. 그래서 몽콕의 새 정원이 더욱 평화롭게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근데 다시 사람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엔 좀더 재밌는 사람 구경이 될 것만 같은, 레이디스 마켓이다.

특히 중국어권 여행자들과 한국 패키지 단체여행자들이 많은 이곳은 한마디로 "짝퉁 천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쉬쉬하면서 팔 명품 짝퉁들도 이곳에서는 예쁘게 진열해놓고 열심히 호객 행위까지 한다. 경찰들이 돌아다니는데도 이런 건 그냥 지나치는 걸 보니 우리와는 그 기준이 좀 다른가보다. 암튼 사는 사람들은 신났다. '안나수이'(물론 짝퉁) 3단 지갑이 얼마냐고 물으니 한화로 한 2만원을 부른다. 깎으면 한 돈 만원이면 사겠지 싶다. 

나는 남대문, 동대문 쇼핑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레이디스 마켓에서 가장 많이 파는 '토리버치, 안나수이, 지미 추, Cath Kidston'의 복제품을 한국에서도 많이 파는지 궁금하다. 한국의 짝퉁 시장은 주로 루이비통이나 샤넬 정도가 많지 않을까 싶은데, 레이디스 마켓엔 비교적 '핫'한 요즘 브랜드 제품이 많아서 신기했다.




레이디스 마켓에서 산 폴프랭크 st 케이스. 선물용으로 최고!!

귀여운 부엉이 여권 케이스. 구리구리한 하나투어 케이스 버리고 현지에서 바로 장착!

완전 귀여운 장갑들. 왼쪽은 뚜껑이 없고 오른쪽 검정 장갑에는 뚜껑이 있어 벙어리처럼 낄수 있다.




레이디스 마켓에서 산 것들
먼저 폴 프랭크의 아이폰 3gs 케이스!!! 사실 악세사리에 관심없는 나는 아이폰 케이스의 한국 가격이 어이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품평으로 받은 벨킨 제품을 1년 동안 충실히 써왔는데, 홍콩 온 김에 재밌는 케이스로 바꿔보기로 작정하곤 고른 것이 폴프랭크다. 요즘 4G가 대세다 보니 3GS 케이스 찾기가 쉽지는 않만 폴프랭크 복제품은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진짜 실리콘인지도 잘 모르겠고 마감 처리도 허접하지만 기분에 따라 바꿔 낄 수 있을만큼 저렴한 가격!!! 여러 개를 사면 더 저렴하다. 나는 2개에 60$쯤 줬나. 4~5개 사면 100$ 정도로 흥정 가능할 듯.   

끈이 달린 여권케이스는 정가가 붙어있어서 19$(한화 2500원?)에 샀고, 스마트폰 때문에 손이 시려워서 뚜껑 장갑도 샀다. 장갑은 2개 50$ 부르는걸 깎아서 40$에 샀으니 한 5천원 정도. 너무너무 싸고 예쁘다. 흥정의 재미도 있고, 저렴한 가격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레이디스 마켓의 쇼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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