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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 N.Y
내 동생은 미국을 참 싫어한다. 그녀의 4차원 정신세계와 미국의 자본주의 간에는 교집합을 이룰 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 하지만 여러 도시에 여러 차례 다녀올 기회가 있었고, 며칠 후 또 한 번의 뉴욕행을 앞두고 있다. SATC의 사진을 왜 넣었냐고? 저 영화 덕분에 또 다시 뉴욕땅을 밟게 될테니까.
이것이 우리 자매의 살아가는 방식이다. '여행'의 자유나 설레임 따위는 애초부터 안중에 없다. 피튀기는 경쟁에서 살아남아 거머쥐는 항공권만이 그만한 가치와 희열을 안겨준다. 여행을 일로 시작해서일까, 특히 나에게 여행이란 일종의 '학교'와도 같다. 여기서 못 배우는 걸 나가서 배우기 때문에 떠난다. 국내여행에서는 아무런 자극을 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말 잘 통하고 밥 잘 먹을 수 있는 환경, 그건 내게 여행이 아니다.
오랫동안 동경했던 미국을 2006년과 2007년에 차례로 방문했던 우리 자매는 커다란 문화적 충격을 받았고, 또 어쩔수 없는 열등감도 동시에 느꼈다. 그 땅이 아니면, 네이티브 스피커가 되지 않으면, 여기서 우리가 꿀 수 있는 꿈에 제약이 많았다. 미국은 언젠가는 정복해야 하는 나라, 밉지만 또 가야 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언제나 우리는 미국에 갈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그게 영화 시사회 취재가 됐든, 봉사활동이 됐든, 출장이 됐든, 뭐가 됐든.
What Kind of Success
어젯밤 문득 그려본 복잡한 마인드맵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 '성공', 그리고 '이미지'.
점점 이 바닥에서 내가 원하는 종류의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어쩌면 처음부터 없는 곳에 잘못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비즈니스'와 '사람'을 다 얻으면서도 즐길 줄 아는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멋쟁이 롤모델은 IT 업계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다. 그저 약간의 명예와 성취에 자족하며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욕심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니까. 하지만 요즘 느끼는 건, 그들의 시선 속에 비치는 내 이미지 역시 별다르지 않다는 거. 최근 유럽여행과 여러 사적인 만남을 거치면서 '이 바닥에서의 내 모습'과 '내가 원하는 내 모습' 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점점 크게 느껴지는 이 괴리가 회의감은 아니었으면 하는 슬픈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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