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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

[오사카 겨울여행] 따끈한 크로와상이 있는 카페, 쵸코 크로(CHOCO-CRO)

by nonie 2010.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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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워낸 바삭한 크로와상과 따뜻한 커피 만큼이나 겨울 여행에 필요한 게 또 있을까? 언제나 그렇듯 나의 여행은 대중교통보다는 직접 발로 걷는 시간이 더 많았고, 그만큼 춥고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흔한 체인점은 절대 안가겠다는 나의 다짐은 국내에 없는 커피 체인 '쵸코 크로' 앞에서는 단번에 무너지고 말았다. 더 이상은 한발짝도 못 걷겠다 싶었던 여행 세 번째날 오후, 드디어 그 곳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달콤쌉쌀한 빵&커피 내음이 꽉찬 작은 카페, 쵸코 크로.








오사카에만 있는 카페는 물론 아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일본 고유의 체인점 답게 크로와상의 앞 두 음절만 줄여 만든 앙증맞은;; 이름이 인상깊었다. 밖에서 볼 땐 그저그런 빵 파는 카페려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는데, 막상 다리 아프고 힘들어서 휴식처가 절실히 필요해지니 유난히 눈에 띄었다. 쵸코 크로는 그럴 때 찾으면 정말 좋은 카페다.








입구를 들어서면 계산대에 도착할 때까지 갓 구워낸 빵들이 옆으로 펼쳐져 있다. 던킨도너츠가 도넛을 일부러 꺼내오는 느낌이라면, 이곳의 크로와상은 눈높이 정도 되는 곳에 널부러져 있어서;; 나도 모르게 쟁반에 가볍게 여러 개 담게 된다. 이성을 차리고 쵸코 크로와상 하나, 화이트 크림이 든 크로와상도 하나 집었다. 값은 개당 200엔 이하로 그닥 비싼 편은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의 커피 사이즈의 스몰(Small)은 진짜 아담 사이즈다. 작은 크로와상 1개와 곁들이기에 딱 적당한 크기이고 가격도 싸서 부담이 없다.









일본어 잘하는 동생 덕에 주문 걱정 없이 2층으로 올라와 소파 자리를 꿰찬다. 아....삼일간의 누적된 피로가 한 순간에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느낌. 곧이어 그녀가 들고 온 커피와 크로와상이 내 앞에 놓였다. 일단 아메리카노는 진하고 향이 살아있다. 소파에 깊숙히 파묻혀 커피를 홀짝이고 있자니 이제서야 좀 살 것 같다.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현지인들이 이곳에서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대도시 오사카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표정은 약간씩은 지치고 고단하다. 서울의 표정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쵸코 크로의 상징인 쵸코 크로와상, 그리고 화이트 쵸콜렛이 들어간 크로와상을 먹어본다. 주문하면 바로 데워주기 때문에 따끈따끈한 크로와상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이곳의 최대 장점이다. 노곤해진 온몸에 퍼지는 초콜릿의 달콤함과 바삭한 크로와상의 맛이란. 화이트가 좀더 비싼데, 맛은 그냥 오리지널 쵸코 크로가 짱이다. 다음엔 다이어트 생각 따위 절대 안하고 이것만 한 3개쯤 먹고 싶다.;;











옆에 걸린 브랜드 로고 액자에는 1987년이라는 숫자가 써있다. 거대 다국적 기업의 무차별적인 마케팅에 맞서 이렇게 오랫동안 로컬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그 대답을 카페 곳곳에서 찾아본다. 비비드한 오렌지 컬러에 독특하게 엠보싱 처리가 되어있어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 커피 컵, 그리고 크로와상을 멋지게 아이콘화 한 브랜드 로고, 무엇보다도 맛있는 빵&커피와 함께 마음 푹 놓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의자와 공간. 쵸코 크로는 한국에도 이런 체인이 들어왔으면...하는 마음을 들게 해준, 멋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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