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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탄생부터 몸 담았던 서비스가 영원히(잠정적이라지만 거의 영구적이라고 본다) 문을 닫게 된다. 마치 내가 낳은 아이를 버리는 느낌이랄까. 그냥 잊고 살려고 했는데, close 2시간 여를 앞두고 나도 모르게 접속해 하나씩 캡쳐(백업)를 하고 있다. 내가 만든 수많은 추억들을 하나하나 열어보고, 마지막으로 로그아웃은 하지 않고 창을 닫았다. 일할 때는 고쳐야할 점만 눈에 보였는데, 마지막 마당에 내가 만들어놓은 에피소드를 보면서 이런 서비스가 좀 더 많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썼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아쉽기만 하다.
사실 지금 엄청 우울한데, 애써 감정을 누르고 있는 생소한 내 모습도 발견한다. 올해 들어 특히 이렇게 변한 걸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걸 실감한다. 왠만하면 예전처럼 감정을 쏟아내고 터뜨리기보다 애써 꾹꾹 참고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정신건강엔 더 안 좋겠지만, 좋게 보면 성숙해진 거겠지. 그리고 IT쪽 일을 시작하면서 내 솔직하고 감성적인 성격이 핸디캡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마인드와 지식도 두루 갖춰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고, 지금 이렇게 아름다웠던 그들과의 추억을 냉정하게 떠나보내고 있는 것도 어쩌면 나 나름대로의 노력일게다. 많이 배우고 다시 오겠다고, 마지막으로 대표님께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약속, 이제서야 지키려고 새로운 결심을 했다. 캠퍼스로 돌아가기로. 쉽지만은 않았던,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결정이었다.
비록 첫 시도는 Beta에서 무릎을 꿇어야만 했지만, 인간적인 따뜻함과 감성을 듬뿍 담은 웹서비스를 꼭 다시 만들고 싶다. 나의 부족함을 스스로 메우고, 또 날 보완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그 꿈을 다시 이룰 것이다. 안녕, 그리고 또 만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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