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팟캐스트 '김다영의 똑똑한 여행 트렌드' 진행자, 책 <여행의 미래> 저자 김다영입니다.
방송 준비를 위해 매주 수집하는, '여행과 일의 변화'를 둘러싼 뉴스 큐레이션 및 독자적인 해석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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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 맞춤 여행의 높아지는 인기 (feat. 카톡 활용의 중요성)
여행사에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은 어떨까요? 요즘은 야놀자나 여기어때가 자사 앱에서 해외여행 상품을 팔면서 열심히 디지털 전환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여전히 2030 주류 소비자에게 여행 상품은 매력적이지 않은 상품입니다. 마지막 뉴스에서도 소개하겠지만 Z세대는 얼마전 일본의 관광 개방 뉴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그 이유는 원하는 장소를 마음껏 갈 수 있는 자유여행 시장 개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에서도 97%의 한국 소비자가 자유여행을 한다는 통계가 이미 나와있을 만큼, 모바일 퍼스트로 살아가는 한국인 대다수에게 여행사의 역할은 미미해진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완전히 역으로 이용해서, 자유여행의 귀찮고 짜증나는 일을 도맡아주는 여행사들은 지금 작은 규모로도 알차게 성장하고 있지요. 오늘 소개해 드릴 맞춤여행 업체들이 바로 그 사례입니다.
이른바 비스포크, 즉 1:1로 원하는 형태의 여행을 맞춤 구성해서 판매하는 온베케이션은 서비스 오픈 즈음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얼마전 IT 미디어 쪽 기사를 보니 5월 기준 3천 건 판매를 돌파했다고 하네요.
이 업체는 카톡 채널을 메인 창구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의 소상공인 대상 비즈니스 전략에서 카카오 채널이 여행사에게 꽤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대목이 있었거든요. 이 업체는 카톡의 상담 기능을 십분 활용해서 여행 인원과 대상, 일정 정도를 간략히 보내면 여행상품 견적을 내주는 방식으로 맞춤 여행을 판매합니다.
특히 아난티처럼 회원도 예약하기 어렵다는 프리미엄 투어나 아이와 함께 하는 투어처럼 여행사를 끼지 않으면 굉장히 복잡해지는 여행들을 주로 소개하고 있고요. 대표 상품인 여행 택시의 경우, 차량 렌트가 어렵거나 다인원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제주 여행자의 니즈를 채워주는 상품으로 보입니다.
제주도의 한 1인 여행사도 같은 방식입니다. 커스텀 투어라고 해서 원하는 맛집과 카페를 모아서 카톡으로 보내면 동선을 짜서 운전까지 해주는 방식의 맞춤형 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자유여행에서 갈 곳을 다 가면서도 이동과 동선 계획 등 귀찮은 일은 모두 여행사에게 맡길 수 있죠. 향후 여행사의 달라진 역할을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좋은 사례입니다. 또한 허니문이나 맞춤여행이 필요하신 여행자들에게도 좋은 정보여서 소개해 드립니다.
2. 기후변화로 살기 어려워진 지역, 좋은 여행지가 될 수 있을까?
호주의 대표 휴양 여행지이자 친환경 여행지라면 단연 퀸즐랜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호주 여행을 한 적은 있지만 브리즈번과 골드 코스트가 있는 퀸즐랜드 주는 아직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이 지역은 호주의 청정 자연과 산호초, 캥거루 등 자연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호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인데요. 최근 영국 BBC가 퀸즐랜드에 대한 굉장히 뜻밖의 기사를 내서, 함께 생각해볼 주제로 꼽아 보았습니다.
해당 기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호주의 기후 위기가 현지인의 실제 삶을 크게 위협할 정도로 심각해졌는데 특히 퀸즐랜드 주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기후 보험이라는 게 있는데, 이 보험료도 비싸서 비용 감당이 힘든 가정의 경우 보험을 들지 못해 기후로 인한 자산을 보전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무보험 가정 50만 가구 중 약 40만 가구가 바로 퀸즐랜드에 있고, 그 이유는 이 지역 집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돈이 부족한 청년들이 이주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퀸즐랜드 중부 지역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석탄산업을 폐기할 경우 표를 잃을까봐 두려운 정치인들 때문에 기후 재앙은 곧 청년들의 삶을 파괴하는 순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골자입니다.
참으로 생각이 복잡해지는 이슈입니다. 퀸즐랜드 주는 호주 대표 관광지고, 이미 관광 마케팅도 시작했고 코로나 전에 밀려있던 관련 여행서도 최근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름다운 관광지의 겉모습만 잠깐 훑고 오는 여행자에게 사회적 이슈가 뭐 대수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람들이 살기가 어려워서 빈집이 속출하고 기후 위기를 청년 세대에게 떠넘기고 있는 지역을 관광지로 소비하는 건 과연 윤리적인 소비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사실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없는 나라는 없기에, 전 세계 모든 관광지를 이슈와 묶어 생각할 수는 없는데요. 기후 위기가 삶의 위기로 다가오는 지역이라면 방문하기 전에 조금 생각이 많아지는 건 사실입니다. 기사 속에 등장하는 이들처럼, 내가 머물고 있는 동안 갑자기 폭우가 내려 집 밖을 못 빠져나오거나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요. 대규모 산불의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입을 확률도 높고요.
현지인이 살기 어려운 나라가 좋은 관광 도시가 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에 한국은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요?
3. Z세대의 2022 여행 트렌드, 혼자 떠나는 덕질 여행?
5월 30일 호텔스닷컴 검색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6월 한국의 혼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해외국가 10곳을 공개했는데요. 미국(21%), 프랑스(10%), 이탈리아(6%), 영국(6%), 태국(6%), 독일(6%), 스페인(5%), 일본(4%), 베트남(3%), 스위스(3%) 순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Z세대가 미뤄두었던 교환학생을 해외여행 겸 떠나면서 미국행 여행 검색량 증가세가 특히 눈에 띕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 보면 지난해 9월 전 세계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익스피디아 설문조사가 인용되는데요. 한국 Z세대 여행객의 30%가 '혼자 여행하고 싶다'고 답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6월 여행 검색도 혼행 목적이 많다는 건데요. 혼행이 새삼스러운 트렌드는 아닙니다만, 다른 여러 자료들과 중첩하여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대학내일의 Z세대 트렌드 미디어인 캐릿이 '2022 Z세대 여름휴가 트렌드'를 소개했는데요. 평범한 국내여행보다는 이제 회복되고 있는 6월과 8월의 음악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테마와 컨셉에 따라 여행하려는 수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내여행을 갈 때도 자신의 취미나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여행계획을 짜는게 20대들의 큰 특징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이러한 취미 여행의 경우 혼자 계획하고 떠날 확률이 높습니다. 일본 여행이 회복된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 소셜미디어 상의 반응을 보면 '아 패키지만 회복이구나'라면서 전혀 호의적이지 않은 반응을 대체로 보였는데요. 자신의 목적이 분명한 다수의 20대 여행자에게, 단체 여행은 '여행'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여행의 목적이 관광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데 있으니까요.
또한 트립 어드바이저는 2022년 1분기 투어 액티비티 판매 매출이 2019년보다 15%나 초과했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는 코로나 타격을 완전히 회복한 수치인데, 반면 호텔 부문의 중개 수수료는 여전히 코로나 이전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즉, 국내여행을 좀더 색다르게, 또는 본인이 원하는 테마로 여행하고자 하는 수요가 이 투어 액티비티 매출 회복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트립 어드바이저는 항공권과 숙박을 동반하는 해외여행의 완전한 회복은 2024년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2년 6월, <여행의 미래>에 이은 후속 도서,
엔데믹 시대의 여행 트렌드를 디테일하게 짚어보는 새로운 신간이 곧 출간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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