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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dia

호화열차로 떠나는 인도여행 Day 2. 핑크의 도시, 자이푸르

by nonie 2018.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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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ie X Incredible India - 인도 럭셔리 기차여행, 2일차

세계적인 호화열차 '마하라자 익스프레스'를 타고 북인도의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1주일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델리를 떠나 밤새도록 달린 기차는, 첫 행선지인 자이푸르에 도착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채도 높은 핑크색을 그대로 간직한 오래된 도시에서, 수많은 유적과 사람을 스쳐지나는 하루가 흐른다.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 시작되는, 특별한 인도여행

배낭 하나 메고 유레일 패스로 야간열차를 전전하던 어린 시절 이후, 기차여행은 난생 처음이다. 게다가 교통수단이 아닌 숙박으로 기차에서 여행하는 건, 더더욱 생소하다. 물론 객차의 침실은 럭셔리하고 편안했지만, 밤새도록 이동하는 기차에서 잠드는 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덜컹거리는 기차의 움직임이 침대를 타고 그대로 전해져 오는데다 소음도 있기 때문이다. 겨우 새벽에 깜박 잠이 들었을까, 어느 덧 창 밖은 밝아오고, 기차의 속도는 확연히 느릿해졌다. 주섬주섬 세수를 하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은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 심심하지 않다. 레스토랑에 가면, 먼저 와서 식사하는 이들 옆에 앉아 주문을 하거나, 내가 자리를 잡으면 누군가가 뒤늦게 합류하는 식이다. 첫 아침으로 선뜻 커리를 먹기가 부담스러워서 서양식 아침 한 접시를 부탁했다. 인도식 진한 요거트도 함께 곁들여 꿀을 뿌려본다. 매일 아침의 메뉴는 달라지며, 항상 신선한 과일주스와 커피가 준비된다. 왠만한 호텔 빰치게 호화로운 아침이다.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 매 행선지마다 커다란 환영식이 시작된다. 첫 기착지인 자이푸르는 라자스탄 주에서 가장 큰 도시다. 이 지역의 전통 춤과 음악이 시끌벅적하게 시작되면, 모든 투숙객에게 스카프와 목걸이를 걸어주고 이마에는 빈디를 찍어주며 여행에 행운이 깃들기를 축복한다. 정신이 쏙 빠지게 요란한 환영식을 뒤로 하고 버스에 올라타면 오늘의 일정이 비로소 시작된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차창 밖으로 떠들썩한 무리의 행진이 펼쳐진다. 가이드가 곧바로 설명에 들어간다. 오늘이 크리슈나 여신을 기리는 힌두 의식이 있는 날이라고. 그래서 즉석 제안을 한다. 혹시 잠깐 차에서 내려서 행진에 참여해 보실래요?라는 말에 모두들 환호하며 내렸다. 역시 이들을 멀찌감치 바라보는 것과, 군중 속에 섞여서 걷는 건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사실 이후로도 어딜 가도 크고 작은 세리모니와 축제를 종종 맞닥뜨릴 수 있었기에, 과연 '축제의 나라' 인도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색색의 깃발을 들고 전통 악기를 두드리는 그들의 표정은, 한껏 들뜨고 행복해 보였다. 퍼레이드 뒤로는 자이푸르다운 짙은 분홍색의 건축물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자이푸르의 심장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 건물은, 바로 바람의 궁전 '하와 마할'이다. 그저 감탄하며 지나칠 수도 있었던 이 문화유산 앞에서, 몇 백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없는 그들의 힌두 의식까지 함께 마주한 셈이다. 









자이푸르 시간 여행, 앰버포트와 시티 팰리스

델리와 아그라의 요새와 함께 인도 3대 성곽으로 불리는 앰버 포트는, 아마도 자이푸르에 오는 모든 관광객이 가는 곳일듯 하다. 인도는 히말라야 산맥의 보호 덕분에 외부 침략도 전쟁도 별로 없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자이푸르를 시작으로 1주일간 만난 북인도의 문화유산 스케일은 모두 다 웅장하고, 보존 상태 또한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예전 그대로였다. 옛 암베르 성인 이곳 앰버 포트 또한 그랬다. 여전히 성 주변에는 현지인들이 삶을 이어가고 있고, 관광객들은 꾸준히 밀려들어 온다. 






Nonie @ Seoul(@nonie21)님의 공유 게시물님,






너무나 아름답게 지어진 코끼리 문(가네샤 폴)은, 너도나도 기념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마도 단체 관람으로 왔다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우리는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사진 촬영과 취재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어서 다행히 가네샤 폴에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성 내부에 조성된 무굴식 정원이 펼쳐진 왕의 안뜰을 지나, 성 내부를 돌아보니 오전 시간이 훌쩍 흐른다. 


한 무리의 현지 학생들도 단체 견학을 온 듯 한데, 색색의 전통 옷이 어찌나 예쁘던지. 2월 초, 인도의 봄은 우리보다 조금 빨리 와 있다. 한적한 사원에서, 따뜻한 햇살을 쬐며 잠시 쉬어가는 오후. 











앰버포트에서 빠져나와 시내로 나서니, 다시 타임머신은 2018년으로 돌아와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시티 팰리스로 가는 길, 잠시나마 로컬 풍경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다. 호숫가를 따라 조성된 수변 도로에서는, 물의 궁전인 잘 마할이 한 눈에 보인다. 여기서 할아버지가 쟁반으로 들고 다니며 파는 빵도, 산더미처럼 쌓인 길거리 음식 맛도 자못 궁금하지만 어쩔 수 없다. 매번 그 지역의 가장 럭셔리하고 깨끗한 레스토랑에서만 식사를 하는데도, 몇몇은 음식이 안 맞는지 탈이 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일단 여행 초반에는 조심하는 수 밖에. 


시티 팰리스 내 레스토랑의 뷔페식 점심은 매우 맛있었다. 이상하게도 인도에 있는 동안 삼시 세끼 커리가 매번 나오는 데도, 그닥 질리지가 않는다. 특히 라자스탄 식의 진한 북인도 커리는 입맛에 매우 잘 맞았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핑크색이 펼쳐지는 시티 팰리스에서, 자이푸르의 관광 일정은 마무리된다. 잠시 시내에 나가서, 끈질기게 따라붙는 상인들과 실랑이 끝에 스카프를 한 장 샀다. 나중에 이 스카프를 산 걸 약간 후회했는데, 왜냐면 매일 아침 환영식에서 새로운 스카프를 선물받았기 때문이다. 여행이 끝나고 나니 스카프만 해도 한 가방....;;; 괜히 관광객용 가격인 300루피나 주고 굳이 샀나 싶지만, 크루즈와도 비슷하게, 호화 기차여행 역시 현지에서 돈을 직접 쓸 일이 많지가 않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소비를 조금씩은 하려고 했다. 


자이푸르에서 출발한 기차는, 다음 날 란탐보르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새벽같이 떠나는 호랑이 사파리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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