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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

뉴욕, 취향의 여행 Day 4. 블랙 프라이데이! 타임스퀘어부터 첼시마켓까지

by nonie 2016.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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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뉴욕의 11월 마지막 주는 축제의 들뜬 분위기로 가득하다. 그 순간에 뉴욕에 머무른다는 사실이 매일 믿겨지지가 않았다. 물론 당초 계획했던 연말의 화려한 공연을 보고 오지도 못했고, 공휴일이라 쉬는 곳도 많았다. 그럼에도 11월 마지막 금요일, '블랙 프라이데이' 만큼은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모두가 맨해튼 거리로 쏟아져 나온 그날, 이리저리 인파에 휩쓸려다니며 쇼핑백을 주렁주렁 짊어지고 다녔다. 나를 잠깐 내려놓은 날이랄까. 인생에서 그런 날은 몇 번 오지 않을 테니까. :) 









팁은 옵션입니다

월스트리트의 아파트에서 묵던 마지막 날, 내게 아침은 빨리 찾아오지 않았다. 1년 중 단 하루, 오늘만 볼 수 있는 메이시 백화점 앞 퍼레이드를 장렬하게 놓치고 만 것이다. 이게 무려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는 걸 뒤늦게 알고, 터덜터덜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퍼레이드가 휩쓸고 간 자리는 휑해 보였지만 아직 꽤나 북적인다. 


이때, 뒤늦게 몰려든 인파와 관광객을 겨냥한 인형탈 장사꾼들이 순식간에 내 카메라를 채간다. 갑자기 브이를 하며 사진 3장을 찍고 나니, 손을 내민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허탈하게 3불 정도를 팁으로 뺏기고 나서 몇 걸음 지나자 '팁은 옵션입니다'라는 안내 팻말을 발견했다.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돈이 나가는, 미국여행.ㅋ 참 만만치 않다. 










하지만 뉴욕은, 이 즈음에 더욱 아름다워진다. 추수감사절에 이어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맨해튼 한 복판에는 이렇게도 멋진 스케이트장이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동안, 어른들은 주변에서 열리는 장터를 돌아보며 쇼핑을 한다. 나도 한참 타임스퀘어를 돌며 쇼핑을 하다가, 점점 배가 고파져 장터 주변을 돌아본다.


한 대만인들이 열심히 뭔가를 만드는 먹거리 부스에 줄을 섰다. 비건으로 만든다는 롤인데, 바삭하게 튀긴 중국식 도넛과 아보카도, 그리고 매콤달콤한 소스를 넣은 건강한 채소 롤이다. 보아하니 아버지와 아들이 콤비를 이루어 장사를 하는 듯 했다. 소스맛은 선택할 수 있는데, 내가 스파이시&스윗으로 주문을 하니 뒤에 줄서있던 커플이 '오 좋아, 나도 그거 할래' 하며 신나게 맞장구를 친다. 연말의 따뜻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좋구나. 










바로 마켓 근처에, 얼마전 대대적으로 오픈했다는 무인양품의 5번가 스토어를 찾아가 보았다. 뉴욕에서 아마도 제일 큰 규모일텐데, 듣던대로 일반 매장에는 흔치 않은 여러 섹션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자신만의 향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아로마 라보, 5번가 단독 판매 상품 등이 진열되어 있고, 지하에도 큰 매장이 또 있다. 조카딸래미 겨울에 입힐, 따뜻한 아기 내복세트를 구매해서 빠져나왔다. 









뉴욕 맛집의 성지, 첼시 마켓

5번가에서 지하철을 타고 첼시로 향했다. 뉴욕에 처음 오는 건 아니지만 첼시 마켓은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컸다. 이미 연말모드로 완벽하게 변신한 첼시 마켓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예쁘다. 세상에 이런 일루미네이션이 날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벌써 크리스마스가 와버린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빈티지한 건물은 옛 흔적을 다 없애지 않고 그대로 살려 만들어서 운치가 있다. 아쉬웠던 건, 그날이 공휴일(블랙 프라이데이)이라 첼시 마켓 내에 있는 대부분의 유명 맛집들이 문을 닫았다. 특히 랍스터 플레이스를 못간 게 지금도 아쉽다. 









하지만 첼시 마켓의 클래스는 역시 영원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문을 닫은 와중에 유일하게 영업 중이던 이탈리아 가정식 테이크아웃 매장에서 몇 가지 요리를 포장해 왔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양파와 버섯을 넣은 피자, 그리고 토마토 소스로 졸인 가지 요리였는데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맛있었다. 따뜻하고 푸짐하게 저녁을 먹고, 이제 내일은 5번가에 마지막 짐가방을 풀기 위해 랭햄 플레이스로 이동하는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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