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완결된 넷플릭스의 미드, '기묘한 이야기' 1시즌 총 8편을 봤다. 80년대 오마쥬라는 것 빼고는 사실 아무 것도 모른 채 보기 시작했는데, 재밌었다. 아마 누군가가 추천한 코멘트를, 페이스북에서 스치듯 봤던 것 같다. 


기묘한 이야기가 인기를 끈 큰 이유는, 80년대 스티븐 킹 류의 영상물에 특별한 향수가 있는 세대의 코드를 모두 모아 짜임새있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평생을 걸쳐 영미권 문화를 늘 곁에 두게 된 건, 어릴 때 맥가이버나 환상 특급을 보면서 나름의 정서를 만들기 시작한 게 결정적이었다. 특히 난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직접 모험을 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했다. 


하지만 기묘한 이야기의 경우, 적어도 내가 기대했던 만큼 주인공 아이들이 온전히 활약하진 못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아이들과 청소년의 세계를 어른의 시선에서 그려낸 것에 가까웠다. 아이들이 뭔가를 해내기에 현실은 너무나도 무섭고 거대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정부의 음모라는 거대한 악의 세력이 전제된다. 그래서 SF임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의 입장에선 더 빠르게 몰입할 수 있다. 우연히, 어제 본 다큐멘터리도 같은 악의 축을 설정하고 있었다. 







어제 EBS의 2016 다큐 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엔 딱히 관심있는 다큐가 많지 않았는데, 운좋게 마지막날 '시티즌포'를 챙겨 봤다. 몇 년 전 세계를 뒤집어놓은 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전후 1주일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은 다큐다. 미국의 정보 통제는 이미 전 세계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 드러나며, 결국 '보이지 않는 통제의 세력', 빅 브라더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고 끝난다. 우연히도, 다음 달에 이 스토리를 영화화한 '스노든'도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화도 너무나 기대됨.ㅋ 


즉, 기묘한 이야기가 80년대풍 b급 드라마를 표방하지만 사실은 실제 미국 정부에서 벌어졌던 생체 실험을 그대로 에피소드로 재현해 낸 것처럼, 시티즌포 역시 비슷한 맥락의 메시지를 던진다. 최근 1~2년 새 미국을 주 배경으로 만들어진 두 컨텐츠를 보다 보니, 장르가 전혀 다른데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시티즌포 내용 중에, 어느 토론회에서 나온 말이 인상깊다. 예전엔 자유를 리버티(Liberty)라고 했는데, 이제는 프라이버시라는 말을 더 많이 쓰게 된다고. 이제 프라이버시마저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더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두 컨텐츠였다. 




P.S 호텔여행자로써 눈여겨 본 또 하나의 포인트. 시티즌포에서 스노든이 폭로를 위해 은신한, 거의 대부분의 촬영 배경으로 등장한 장소는 홍콩의 미라 호텔이다. 홍콩에서 몇 안되는 디자인호텔닷컴 멤버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하는 부티크 호텔인데, 그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이 호텔을 선택했던 건 스노든의 안목이었을까. 뜬금없이 흥미로웠던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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