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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HongKong

홍콩 완차이 맛집 투어 - 기네스 커피, 미슐랭 완탕집, 칼비 감자칩 등

by nonie 2016.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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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일의 일부가 된 내게 중요해진 건, 맛있는 커피 한 잔과 진짜배기 국수 한 그릇을 만나기 위한 탐험의 여정이다. 사우스사이드에 머무는 동안, 딱 한 군데의 시내만 택한다면, 우선순위는 무조건 '완차이'였다. 버스와 트램을 타고 달리는 오래된 홍콩의 흔적, 그 위에 새롭게 문을 연 리텅 애비뉴 주변에서 커피와 완탕 누들을 맛보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완차이에서, 느긋한 모닝 커피

오볼로 호텔이 있는 홍콩 남부의 웡척항에는 지하철역이 없다. 호텔 앞에서 버스를 타고 완차이 근처까지 가서, 모리슨 힐 로드에 일부러 내렸다. 트램을 타기 위해서다. 완차이를 가로지르는 올드 트램에 몸을 싣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리텅 애비뉴에 도착했다. 아직은 한산한 완차이의 아침,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열지 않아서 우선 근처에 있는 맨션 랏 커피로 향했다. 


자주 홍콩에 오지만, 특히나 변화의 바람이 거센 지역이 완차이다. 예전엔 두어 곳에 불과했던 스페셜티 커피숍도 꽤 늘었는데, 완차이 골목 사이에 숨어있고 넓게 흩어져 있어서 찾아다니는 탐험의 재미가 있다. 이전에 센트럴의 커핑 룸 등 몇 곳을 소개했는데, 그쪽 카페들은 서울에 비해 딱히 특별하지 않다. 완차이의 커피숍들은 좀더 비밀스럽고 느긋하다. 물론 치솟는 땅값 때문에 대부분 작고 허름한 규모를 유지하기 때문이지만, 커피맛 만큼은 최고. 가격도 센트럴에 비해 비싸지 않고 붐비지 않는다. 빈티지한 카페 깊숙히 몸을 파묻고, 한동안 커피향 속에서 오늘의 동선을 정리하는 시간.  









새로운 완차이, 리텅 애비뉴

낡고 오래된 옛 분위기가 지배하던 완차이의 거리 한 복판에는, 어느새 깨끗하게 정비된 야외 쇼핑 아케이드 '리텅 애비뉴'가 자리잡았다. 그저 거대하기만 한 기존의 쇼핑몰보다는 훨씬 홍콩다움이 느껴져서 좋다. 아직도 새롭게 오픈할 상점이 줄줄이 대기 중인걸 보니, 제대로 신명소가 되려면 시간은 좀 더 필요할 듯. 그런데 요즘 홍콩 푸디들 SNS에 빼놓지 않고 올라오는 '칼비'의 직영 숍 오카시 갤러리아가 이곳 리텅 애비뉴에 있다. 본격적으로 사람들 줄 서기 전에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봤다.     









일본의 과자 브랜드 칼비(Calbee) 에서 운영하는 감자칩 전문 숍인데, 주문 즉시 칩을 튀겨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함께 내어 준다. 홍콩에 들어오자마자 엄청난 행렬이 이어졌던 곳인데, 먹어보니 내 입맛엔 아닌 걸로.ㅋㅋ 짜디짠 감자칩을 아이스크림에 찍어 먹는 괴조합부터가 생소한데다, 칩에 가미하는 시즈닝이 그야말로 조미료의 결정판. 단짠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도 영 별로여서, 한 번 경험해본 걸로 만족한다. 근데 홍콩 애들은 많이 사먹더라. 니네 이거보다 맛있는 음식 엄청 많잖아!! 










커피에서 기네스가 느껴진다

아이스크림 감자칩으로 버린 입맛도 되찾을 겸, 다시 완차이 커피 투어에 나섰다. 커피 바 형태를 띤 카페여서 일단 첫인상부터가 호감이다. 메뉴판에서 제일 비싼 메뉴 중 하나인 더치 커피를 시켰더니, 독특하게도 맥주 탭에서 커피를 따른다??? 오오...이런 신공을 기대하고 들어온 건 아닌데, 우연히 득템한 한 잔이랄까. 원두 블렌딩의 밸런스도 아주 좋았고, 고운 거품이 얹혀진 비주얼이 너무 신기해서 왠간한 밥값보다 비싼 가격을 감수할 가치가 충분했다. 한창 더위가 올라오는 한낮, 시원한 기네스 거품의 더치커피와 함께 다시 에너지 든든히 충전하고, 점심 먹으러 고고.  









한 그릇 뿐이라면, 미슐랭 맛집으로

홍콩에서 끼니를 때울 곳은 도처에 널렸다. 하지만 완차이에서 점심을 먹을 기회는 한 번 뿐인 내게, 한 끼를 어디서 먹느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부러 점심시간을 살짝 넘겨 찾아간 윙와 레스토랑은 이렇게 애매한 시간에도 빈 테이블이 없다. 간신히 합석으로 한 자리를 꿰차고, 손짓으로 완탕 누들을 주문했다. 이 한 그릇으로 호텔 레스토랑을 제치고, 미슐랭에 등극한 저력의 완탕면이다. 이젠 옆에 있는 양념을 활용해서 먹을 줄도 알고, 중국어 메뉴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아직도 중화권 로컬 식당은 여전히 내겐 어렵다. 쫄깃한 새우살과 더 쫄깃한 면발, 그리고 몸속 가득히 시원함이 퍼지는 국물을 사발 채로 들이킨 후, 유유히 가게를 빠져나왔다. 









여행의 대미는 역시, 쇼핑

지난 번에도 완차이의 샘플숍에서 간단히 쇼핑한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큰 기대없이 돌아다녀 봤다. 역시 웹상에 알려진 대로변의 샘플숍 두 군데는 정말 물건이 없다. 오늘도 허탕이다 싶어 돌아서려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 비슷한 저렴이 숍들이 군데군데 있더라. 그 중 한 곳에서 유명 브랜드의 아기용 여름 모자를 사이즈 별로 엄청 싸게 팔고 있어서 조카 선물로 두 장 득템했다. 속옷 등등 살 게 좀더 있었는데, 호라이즌 플라자 가려면 너무 늦게 출발하면 안될거 같아서 이쯤 하여 정리하고 바로 버스타고 애버딘으로. 



애버딘 쇼핑 후기는 아래에. 


2016/06/27 - 홍콩의 남부에서 먹고 놀고 쇼핑하기 @ 오볼로 사우스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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