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미국 대도시 중 이번엔 굳이 시카고여야만 했던 이유, 바로 호텔 때문이다. 미국의 3대 대도시인 시카고는 뉴욕 못지 않게 새로운 감각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호텔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 전 세계 호텔 탐방을 목표로 하는 내게, 시카고만큼 미국의 변화하는 호텔 신을 제대로 들여다볼 도시는 많지 않다. 그 중에서도 무려 호스텔과 호텔을 동시에 운영하는 독특한 컨셉의 호텔, 프리핸드(Freehand)를 소개한다.
2015년 오픈한 신상 호텔, 프리핸드
프리핸드는 애슬레틱 어소시에이션과 함께 이번 시카고 호텔탐방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 결국 예산과 일정상의 문제로 애슬레틱은 로비 구경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프리핸드에서는 총 2박을 머물렀다. 여기 오기 전에도 펠릭스 호텔에서 2박을 더했지만 거긴 '악몽' 수준이었으므로, 실질적으로 시카고 여행의 시작은 프리핸드에 체크인 하면서부터.
프리핸드 시카고는 불과 몇 달 전 오픈했지만 이미 시카고에서는 가장 핫한 호텔로 급부상했다. 그 이유인즉슨, 여기 로비에 있는 바와 카페가 정말...예술이다. 게다가 20불 대부터 시작하는 도미토리 호스텔 룸도 운영하고 있어 젊은 여행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도록 만들었다. 도저히 신생 호텔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감각과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다 싶었는데, 뉴욕의 노마드 호텔과 LA의 The Line 호텔을 만든 시델 그룹 소속이다. 어쩐지.
Standard Queen room
프리핸드의 객실 등급은 도미토리부터 펜트하우스까지 엄청나게 스펙트럼이 넓은데, 나는 1인용 룸인 스탠다드 퀸 룸을 선택했다. 호스텔 방도 어떻게 생겼는지 무척 궁금했으나 층이 아예 달랐던 관계로 아쉽게도 구경은 하지 못했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들어오는 여행자들과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이질감없이 어울릴 수 있는 호텔이 그리 흔치 않다. 객실 디자인을 보니, 프리핸드가 제안하는 '자유로움'이 어떤 풍경인지 짐작이 갔다. 히피를 연상케 하는 원색의 카펫과 가죽, 그리고 털실로 짠 벽걸이의 조화가 시카고라는 도시의 미국다움을 닮았다.
조명 역시 털실로 만들어진 독특한 디자인이고, 전체적으로 조명이 아주 밝지 않고 차분하다. 물론 객실도 대로변을 향해 있지 않아서 상당히 조용하고 만족스러웠다. 대신 그 침묵을 메워주는 건 아날로그 스타일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시카고의 생생한 지금 현재, 그리고 그들이 듣는 음악. 룸서비스나 미니바도 일반 호텔에 비해서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다. 특히 프리핸드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가 지금 시카고에서는 가장 맛있는 커피와 아침을 만드는 카페로 급부상 중이라, 룸서비스를 시키진 않았지만 매일 아침은 여기서 사먹었다. 아래 자세히 소개하기로.
욕실도 깨끗하고 아늑하다. 프리핸드는 여러 지역 커뮤니티와 단단한 교류를 맺고 있는데, 어메니티 역시 로컬 브랜드 Argan의 제품을 갖춰놓았고 이 호텔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톤다운된 나무 재질로 꾸며진 욕실이 주는 안정감이 이렇게 클 줄이야. 덕분에 이전 호텔에서 받은 실망감과 도난 사고로 꺾였던 여행의 의지를 새삼 다지게 된, 프리핸드에서의 시간. 개인적으로는 이 호텔 덕분에 시카고에서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afe integral @Freehand Chicago
시카고를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활용했던 어플이 맛집 검색 앱 '옐프(Yelp)'다. 옐프 뿐 아니라 구글맵 상의 별표를 보면 최근 어느 카페와 레스토랑이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프리핸드 1층에서 운영하는 카페 인테그럴은 아마 내가 프리핸드에 묵지 않았어도 일부러 찾아와서 커피를 마셨을, 인기쟁이 카페다. 사실 시카고에 오기 전에는 인텔리젠시아가 최고겠거니 싶었는데, 새로운 카페도 많이 생겼다. 인텔리젠시아의 드립 커피는 여전히 최고지만, 라테나 카푸치노는 카페 인테그럴도 수준급이다. 여행을 시작하며 마시는 따뜻하고 진한 라테 한 잔, 내일 아침식사할 곳은 정해졌구나.
카페 인테그럴과 프리핸드 호텔을 유명하게 만든 공간, 바로 이 아름다운 로비다. 아침이고 낮이고 밤이고 온갖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을 촬영하기 위해, 나는 이른 아침 일어나 내려와야 했다. 이 공간은 호텔 로비이기도 하지만 카페 인테그럴에서 주문한 음식과 커피를 즐길 수도 있으며, 더 깊숙히 마련된 칵테일 바에서는 밤마다 각종 디제잉이 열린다. 아침에는 주로 시카고의 젊은이들이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광경이 흔하고, 저녁에는 엄청난 인파가 삼삼오오 칵테일을 즐기러 찾는다. 가히 시카고에서 가장 핫한 스팟 중 하나다.
프리핸드에서 조식 포함 예약을 하면 카페 인테그럴에서 쓸 수 있는 25$ 바우처를 주는데, 나는 조식 불포함 예약이라 매일 아침 원하는 메뉴를 직접 주문해 먹었다. 사실 커피와 조식 메뉴 주문하면 15$ 선이라, 1명이면 오히려 불포함으로 따로 주문하는 게 저렴한 듯 하다. 첫날엔 프리타타를 먹었고 둘째날엔 아보카도 토스트에 계란 추가해서 먹었는데, 포치드 에그를 주문했는데 프라이로 나온 것만 빼면 너무 맛있었다. 특히 프리타타에 딸려나오는 빵(아마 사워도우인듯)에 발라진 오일과 넛맥의 풍미가 예술이었다. 매일 드립 커피 미디엄 사이즈를 주문했는데, 큰 저그에 가득 담아주는 커피 인심도 멋지고, 커피도 아주 고급 품종만을 엄선해 쓴다. 직원들도 어찌나 다들 친절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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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핸드에서 머무는 동안, 시카고의 11월 가을 날씨는 그야말로 그림같았다. 시카고에 오기 전에 날씨에 대한 걱정을 가장 많이 했는데, 춥기는 커녕 너무 더워서 반팔 입고 다니는 현지인들도 부지기수였다. 물론 자기네도 이상 기온이라며 이렇게 따뜻한 가을은 드물다고 하긴 하지만. 본격적인 여행 얘기는 계속 연재하기로. 그 전에 유튜브에 시카고 여행기를 3편 소개했으니 아직 못보신 분들은 유튜브 채널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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