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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여행

시카고~호놀룰루~뉴욕 1달 여행 준비 & 미국여행에 대한 단상

by nonie 2015.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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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이맘 때의 뉴욕에서.



해외여행과 '미국'여행의 차이점

그 어느 때보다도 해외여행이 흔해진 시대다. 저가항공과 가격비교 서비스 등 온라인 여행시장의 폭풍 성장으로, 이제는 대학생들도 배낭여행 대신 동남아시아 리조트 여행을 떠난다. 빈곤이 미덕인 배낭여행의 낭만을 빠르게 대체하는 것은 저렴한 항공권과 '가성비 쩌는' 숙소다. 세계일주 스토리조차 서점에 차고 넘치는 데다 남미부터 라오스까지 몇 년전만 해도 특별하고 생소하던 여행지가, 1주일 여행상품으로 '나도 가봤어'라는 자랑을 할 수 있는 요즘이다. 


그 와중에 한국인이 여행지로 유독 선호하지 않는 대륙이 바로 북미 지역이다. 미국과 캐나다, 둘 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드넓은 땅덩이와 부족한 정보 탓에 서부 패키지나 지인찬스가 아니면 굳이 선택하지 않는다. 물론 멀어서이기도 하지만, 요즘 유럽여행의 인기를 고려할 때 거리는 주요 변수가 아니다. 최근 3대 미국 국적기(델타, AA, UA)가 엄청나게 저렴해진 항공요금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은 여행지의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린다. 







유럽보다 여행지로서 못하다는 희한한 편견은 차치하고라도, 언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은 생각보다 크다. 아시아와 유럽에선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이 문턱이, 유독 미국만 상대적으로 높다는 건 생각해볼 일이다. '강남스타일' 타임스퀘어 공연을 앞두고 '무한도전 뉴욕편'에 등장하는 영어 레슨 장면은, 한국인이 미국과 영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멤버들은 김영철의 콩트에, 현지 레스토랑 직원이 윽박지르던 에피소드를 되새김질하며 몸서리친다. 미국에서 영어로 여행할 생각을 하면 주눅이 들고, 언어에 대한 강박은 여행지 선택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


참고 글: 브런치에 연재했던 '여행과 영어의 상관관계' https://brunch.co.kr/@nonie1/9


아무리 뉴욕 왕복항공권이 8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 해도, 실제로 여행하려고 맘먹기는 아직도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국내에 출간된 뉴욕 가이드북을 보면 어찌나 고객지향(?) 정보로 두루 무장했는지 놀라울 정도다. 뉴욕 로컬이나 셰프가 추천하는 오랜 전통의 맛집과 델리, 브루클린의 숍 정보 등은 거의 없다. 대신 꽤 많은 지면을 '미국에서 망신당하지 않을' 영어회화, 공연과 투어 예약법을 안내하는 정보로 채웠다. 특히 시카고는 가이드북은 고사하고 블로그 여행기도 쓸만한 정보가 전무하다.ㅜ 대한/아시아나의 직항 노선이 오래 전부터 운항해온,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수 없이 일본에서 작년에 출간된 테마 가이드북을 어렵게 공수했다. 






출처: http://thegoodness.com



미국 대도시와 하와이를 한번에, 자유여행으로 간다는 것

많은 현지 업계와 조율 중이라 자세한 과정을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시카고부터 호놀룰루와 뉴욕을 아우르는 1달짜리 여정은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미주~하와이를 마일리지로 엮는 일정이 나름 머리를 굴린 거라 자부했는데, 하와이안항공으로 미서부를 가면 하와이 스톱오버가 무료ㅋㅋㅋ 생각보다 미주~하와이를 엮는 자유여행의 길은 많더라. 


글 더 보기: 2015/08/09 - 2015년의 마무리, 미국 여행 30일! 시카고와 뉴욕, 그리고 하와이


시카고는 묵어보고 싶은 부티크 호텔이 너무너무 많아서, 애초에 길다고 생각했던 일정이 턱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윈디 시티' 시카고의 겨울 날씨가 심하게 춥다고 해서, 11월 여행인 만큼 하와이에서 좀더 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시카고의 주요 여행 테마는 건축 비엔날레 관람과 호텔 투어, 로컬 카페 투어, 재즈 바와 일요일의 가스펠 브런치.....역시 8일은 너무 짧ㅠㅠ


호놀룰루의 첫 3일은 요리 잘하는 이태리 언니가 운영하는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는데, 슈퍼호스트 집인데다 위치도 완벽하다. 재닛 잭슨의 월드투어 티켓도 무사히 예매 완료. 시카고 공연은 과감히 포기하고, 미주 마지막 공연인 하와이 막공을 예매했는데 벌써부터 빠순모드 제대로 발동!! 중학생 때부터 팬이었는데 20년이 지나서 그녀를 실제로 보다니 감개무량하다. 재닛 공연 관람과 알라모아나 쇼핑 바우처로 마음껏 쇼핑하기(11월 웨스트에 신관 오픈!!), 파머스 마켓 투어와 요리하기....첫 하와이 여행인 만큼 오아후 섬만 2주 잡았는데도 시간 완전 모자랄 듯.  


뉴욕은 유일하게 한 번 가본 여행지다. 8년 전 딱 이맘 때, 필라델피아와 뉴욕을 다녀왔다. 그 때의 뉴욕은 엄청나게 높고 차가운 도시였다. 유스호스텔 4인실의 이층 침대에서, 삐걱대는 소리를 타박하는 1층 침대녀와 기싸움을 벌이며 잠을 청해야만 했다. 돈도 시간도 없었던 사회 초년병 시절, 그렇게라도 다녀와야만 했던 동경의 뉴욕이었다. 이번엔 1박에 100만원짜리 호텔에서 잘 수도 있고,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가 교차하는 이틀 간은 두손 가득 쇼핑백을 들겠지.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뉴욕은 내게 최고의 도시다. 라디오시티 뮤직홀의 연말 공연과 퍼레이드, '뉴욕 컬트 레시피'에서 추천하는 오래된 맛집과 델리를 순회하는 뉴욕의 진짜 미식체험, 주말에만 열리는 브루클린의 시장...새삼 느낀 거지만 뉴욕을 겨울에 갈 거라면, 11월 마지막 주가 진리다.


이제 한달 여 남은 시간에 에버노트와 구글 내지도로 부지런히 채워가야 할, 나만의 미국 여행 준비, 올해 들어 가장 흥미진진한 도전이다. 미국 대도시 자유여행의 좋은 지침이자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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