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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aiwan

타이베이의 오래된 풍경을 걷다, 재래시장 디화지에(迪化街) 산책과 쇼핑

by nonie 2015.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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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여행 전부터 가장 가고 싶었던 디화지에에서 보내기로 했다. 빌딩숲으로 가득한 동쪽의 신이지구와는 완전히 대조되는, 올드 스트릿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는 동네다. 게다가 마지막 호텔인 암바 중산과도 버스로 10~15분 거리로 가까워서, 여행의 막바지 쇼핑을 하기에도 무척 편리했다. 그냥 걷기만 해도 저 옛날로 돌아간 듯 감상에 젖게 되는 거리인데, 의외로 볼것 살것도 많아서 다음 여행에도 무조건 다시 오기로. 










옛 풍경이 그대로 살아있는 올드 스트리트, 디화지에

지난 두번의 타이베이 여행 때도 국내에 출간된 많은 가이드북을 읽었는데, 시먼딩이나 용캉제나 기타 유적 관광지는 부각되어 있지만 디화지에는 짤막한 소개가 끝이다. 그런데 대만이나 일본인이 쓴 가이드북에는 타이베이에서 놓쳐서는 안될 곳으로 디화지에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처음으로 디화지에를 와보니 비로소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앤티크한 멋이 그대로 살아있는 재래시장, 디화지에는 첫인상부터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서울이나 도쿄처럼 대도시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타이베이에, 아직도 이런 멋스러운 거리가 남아 있구나. 왜 그동안 이곳에 와보지 않았을까? 하는 의아함과 함께. 때마침 비가 와서 카메라를 꺼낼 수 없어 아이폰으로 대충 담아보지만, 디화지에만이 지닌 오래된 시간의 매력은 숨길 수가 없다. 오히려 비가 와서 더 차분해지는 거리의 고요함이 그냥 너무, 좋다. 












하지만 고즈넉함을 즐길 여유도 잠시, 오래된 디화지에에도 현대식 카페와 바가 하나 둘 들어서고 있다. 개중 특히나 몇몇 가이드북에 실려 유명해진 프로그 카페는 사진찍을 새도 없을 만큼 중국 단체 관광객의 기념품 쇼핑으로 정신없이 붐빈다. 슬쩍 들어가 보니 소문대로 인테리어는 멋스럽구나. 인파를 피해 슬쩍 뒤를 돌아 가보니, 카페의 깊은 안쪽 테라스엔 역시 여유있는 로컬의 자리. 언제나 시간없고 바쁜 관광객은 전리품을 건져가기 바쁘고, 그렇지 않은 누군가는 흐르는 시간을 느긋하게 즐기는 법. 이 카페는 아마도 둘 다 만족시키고 있기에, 이토록 붐비는 거겠지. 






목에 좋은 허브사탕을 파는 가게. 밑에 소개한 건과일 가게는 여기랑 다른 곳이다.



일본의 여러 매체에 소개되었다.



약 800m에 이르는 길쭉한 거리(Dihua Street) 전체가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요 품목은 역시 말린 과일이나 한약, 어란 등이다. 그런데 유독 한 집에 사람들이 많아서 좀더 가까이 들여다 보니, 다른 집에서도 파는 말린 과일과 견과류를 파는 집인데 뭐 특별한게 있나? 궁금증이 생겨 일단 들어가보기로. 









노란색의 예쁜 패키지에 수많은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먹기 좋게 포장해서 파는 가게인데, 다른 가게가 옛날 방식으로 무게 단위로 팔다 보니 외국 관광객에겐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한 듯 했다. 주인장 아저씨가 유창하게 일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역시 가격대가 다른 집에 비해 조금 높긴 하지만, 이렇게 전 제품을 자유롭게 시식해보고 마음에 드는 식재료를 구입해갈 수 있는 현대적인 가게는 단연 여행자를 위한 맞춤 숍이다. 나도 이 집에서 말린 산딸기와 질좋은 건망고, 모듬야채칩을 구입했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계속 비가 와서 많은 숍을 구경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애초에 사려고 점찍어뒀던 아이템이 있어서 구글지도에도 없는 가게를 기어코 찾아냈다. 할아버지가 혼자 운영하시는 조그만 가게인데, 여기서 직접 만들어 파는 잼이 맛있다고 해서 일본 블로거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집이다. 역시 대만여행 정보는 일본이 갑...; 특히 아무데서나 팔지 않는 패션프루트 잼 대용량이 단돈 120NT$. 용량에 비해 무척 싸긴 하지만 가격은 계속 조금씩 오르고 있는 듯ㅋㅋ









검은 씨가 살아있는 달콤한 패션프루트 잼. 홈메이드 요거트에 듬뿍 얹어 먹으면 여기가 트로피칼 낙원! 4개국 여행 초반에 구입한 거라 여행 내내 무게 압박이 상당했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 기특한 잼이다. 


원래 디화지에에서 사려고 했던 건 어란을 병조림한 식재료인데, 이곳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파는 곳이 없는 듯 하여 일단 다음 여행을 기약하기로. 일반 어란은 파는 가게가 많아서 가격대나 퀄리티를 잘 살피고 구입하면 된다. 일반 마트나 백화점보다는 이곳에서 사는 게 훨씬 싸다고 한다. 


다음엔 디화지에 깊숙한 골목에 숨은 카페와 비스트로를 돌아보고, 이곳 중앙에 있는 큰 실내시장의 푸드코트에서 명물 팥밥을 먹고 쇼핑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싶다.;) 다음 타이베이 여행 때는 숙소는 무조건 이 동네에 잡는 걸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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