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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France

파리의 일요일은 마레에서! 카페 휴고, 바스티유 마켓, 바게트 쇼핑

by nonie 2014.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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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쥬 광장의 한 켠에 묵으니 파리지엔의 삶과 같은 속도로 여행이 자연스레 흘러간다. 다른 여행자들이 일부러 시간내 찾아오는 지역 명소가, 대문만 밀고 나가면 지척에 펼쳐져 있다. 졸지에 빅토르 위고의 이웃사촌이 된 기념으로, 아침식사는 느긋하게 카페 휴고에서 바게트를 뜯어본다. 게다가 오늘은 파리 전체가 문을 닫고 오로지 마레지구만 분주한 일요일! 총천연색 가득한 재래시장과 오래된 빵집을 돌고 나면 마레의 일요일이 풍성하게 채워진다.  









보쥬 광장의 테라스 카페에서, 첫 아침

빅토르 위고의 생가가 있어 유명해진 보쥬 광장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카페들이 촘촘히 자리잡고 있는데, 어제 도착했을 때부터 분위기가 좋아보여 점찍어 두었던 '카페 휴고(Cafe Hugo)'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기로 했다. 가격이 좀 비싸리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메뉴판을 열었는데, 아침식사 메뉴가 눈에 띈다. 잼과 버터를 곁들인 바게트와 커피가 2.8유로....??? 대박! 물가 비싼 파리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맛없어도 감사히 먹어주리라.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웨이터는 엄청나게 바쁘게 서빙을 하면서도 나의 주문을 정확히 받아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잠시 후 테이블에 놓여진 바게트와 커피, 감동의 물결이 몰려온다. 한눈에 보기에도 발효가 잘 된 큼직한 바게트 안에는 두껍게 버터가 발라져 있고, 곱게 크레마가 이는 에스프레소는 향과 풍미를 유지하고 있다. 가격에 비해 너무나 풍성한 아침식사여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먹었다. 잼을 바르지 않아도 맛있는 진짜 바게트+버터 조합은 그 후 파리에서의 매 끼니에 없어서는 안될 주인공이 되었다. 바게트로 유명한 빵집을 순례하는 것도 파리 여행의 중요한 일과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한국에서는 왜 바게트 맛의 매력을 알지 못했을까 생각해 보니, 빵도 빵이지만 버터의 차이가 컸던 것 같다. 물론 이즈니 버터를 공수해 먹어오긴 했지만, 같은 프랑스 고급버터라고 해도 수출용과 내수용의 맛은 확실히 격차가 있는 듯. 유명한 에쉬레 버터도 현지에서 사면 유통기한은 1주일에 불과하다. 그만큼 버터의 신선도가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마레의 일요일엔, 바스티유 시장으로

일요일에는 파리의 모든 상점과 관광지가 문을 닫는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문여는 가게가 많고 일요일마다 장이 서는 마레 지구가 파리여행의 일요일 코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숙소에서 5~10여분 정도 걸어가니 멀리서부터 예쁜 채소와 과일의 빛깔들이 모습을 보인다. 그동안 세계 여러나라의 파머스 마켓을 다니면서도 신선 식재료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는데, 잠시나마 나만의 부엌이 생겼으니 이 재료들로 뭘 해먹으면 좋을까 생각하는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시장에 도착해 얼마 안되었을 즈음 한 파리 아저씨가 내게 어색한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한국에 출장을 다녔던 약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오늘 저녁 좋은 술집을 소개해 주겠다"는 상투적인 멘트를 건넨다. 하지만 직업이 약사라면서 낯빛은 술에 한 10년정도 절은 듯 했고 이메일을 적기 위해 펜을 쥔 손은 심하게 떨고 있었다. 연락처만 받고 조용히 보내드렸다.;;;









시장 구경은 계속 이어진다. 5월에 유럽을 찾는다면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가 바로 제철을 맞은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나오는 철이 워낙 짧은데다 벌써 많이 질겨지고 있는 끝물이라 지금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울 듯 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노르망디에서 유명한 석화굴도 이렇게 야외에서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데, 다른 식재료에 비하면 엄청 비싼 가격이라, 맛있게 흡수하고 계신 할머니를 바라보며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는.... 저녁때 만들 오믈렛과 몇 가지 과일, 빵에 바를 수제 잼 등을 푸짐하게 사고, 뭔가 계속 더 사고 싶은 유혹을 간신히 참아내며 시장을 빠져나왔다. 








동네 빵집에 줄을 서서 사는 바게트와 크루아상

시장을 돌아나오면 아까부터 계속 줄을 서있는 빵집이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 일부러 빵을 사지 않고 이곳에 줄을 섰다. 파리의 수많은 빵집 중에서도 현지인들이 줄을 서는 빵집은 특별히 맛있는 집이라고 보면 된다. 28 Boulangeri는 파리에서 가장 맛있는 크루아상을 파는 블랑제리 중 한 곳이다.


혹시 찾아갈 분들을 위한 빵집 주소

28, Boulevard  Beaumarchais (at corner of Rue du Pasteur Wagner) 75011, Paris








파리에서의 첫 빵집인데, 내부는 한국의 여느 동네 빵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쇼윈도우에는 끼쉬같은 식사대용 빵부터 달다구리가 가득하지만, 이 집의 유명한 아이템은 바로 크루아상! 사람들이 바로바로 주문을 하고 포장을 해가기 때문에 줄은 꽤나 빠르게 줄어들었다. 나는 바게트 1개, 크루아상 2개를 포장했는데 이들의 주식답게 가격도 정말 저렴했다. 빵 1개에 1유로 선이고 바게트는 두 끼를 먹을 수 있을 만큼 크고 길다. 크루아상 역시 한국에서 보던 조그마한 크기가 아니라 손바닥보다도 더 크고 푸짐했다. 









오늘의 장바구니

오믈렛에 넣을 신선한 버섯과 셜롯과 토마토, 따로 소테할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한국에선 비싸서 못먹는 체리도 가득. 그리고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직접 만들었다는 무화과 잼도 미니사이즈로 하나. 게다가 파리에서 손꼽히는 빵도 샀으니 이틀간은 남부럽지 않은 맛있는 식탁이 준비된 셈이다. 야채와 과일을 필요한 양만큼만 살 수 있는 이곳의 시장이 나같은 단기 여행자에겐 참 좋았다. 덕분에 음식 쓰레기를 거의 남기지 않고 많은 요리를 해먹을 수 있었다. 예쁜 프렌치 키친에서 마음껏 펼친 nonie만의 레시피와 완성된 요리샷도 곧 연재 예정:) 





본 파리 여행은 에어비앤비로 파리지엔의 아파트에 숙박하며 파리의 구석구석을 탐험한 테마 자유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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