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항공의 두번째 기내식, 간단한 랩과 초콜릿
출국, 그리고 입국...말레이시아로 향하는 첫 여정
그렇게도 뻔질나게 비행기를 타고 내리지만, 처음 가는 나라로 향할 때는 어김없이 설레는 마음만 한 가득이다.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말레이시아 항공 탑승. 최근 들어 수속시간이 다소 여유로운 국적기만 줄곧 타다가, 오랜만에 탑승동 구석탱이 게이트의 외항사를 타려니 이만저만 서둘러야 하는게 아니다. 게다가 탑승 시간을 어찌나 칼같이 지키시는지, 아직 10분 정도 남았는데도 곧 스피커로 내 이름을 방송할 태세; 승무원들의 난데없는 재촉으로, 간만에 공항에서 뜀박질을 하며 정신없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빨강, 녹색, 노랑 등 총천연색 의자로 정체성을 표현한 말레이시아 항공. 사실 시설은 낡고 볼품없다. 개인 모니터도 없고, 자리도 넓은 편은 아니니까. 하지만 운좋게 앞칸 더블좌석 맨 뒷자리(황금석ㅋㅋ)가 걸리는 바람에 비교적 편안하게 5시간을 보냈다. 기내식도 먹을만 하고(앞으로 쭉 얘기하겠지만, 커피는 주문하지 말것!!!) 기내지도 나름 유익해서 나중에 올 때는 한권 챙겨왔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쿠알라룸푸르 공항의 첫인상
공항에서 택시탈때 명심해야 할, 쿠폰!
통유리 너머로 열대나무가 우거진 쿠알라룸푸르 공항, 탁 트이고 세련된 느낌이다. 입국 하자마자 반드시 할 일은 쿠폰택시를 타기 위한 쿠폰을 끊는 것이다. 이를 위한 약간의 환전 필요! 말레이시아는 고정환율제로 현지 환전만 가능하다. 쿠폰 택시는 말레이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로, 행선지를 미리 입력하고 정해진 요금(사람+짐)을 미리 내는, 바가지를 근절하기 위한 정책이다. 입국심사하고 나오면 바로 정면에 쿠폰 끊는 부스가 있다. 호텔명만 얘기하면 OK. 나중에 '일반'이라 쓰고 '바가지'라 읽는 택시요금과 비교해보니 3배 이상 차이 나더라. 조심할 것.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Samsung! Very Famous! Many Koreans here'를 외치는 친절한 택시기사 아저씨 덕분에 편안하게 호텔 도착. 우리가 3일간 묵을 호텔은 KLCC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더블트리 바이 힐튼. 오픈한지 2년 밖에 안된 신생 호텔로, 힐튼 계열이지만 나름 부티크에 가깝다. 트립어드바이저의 2011년 트렌디 호텔 순위에서도 9위에 랭크.
더블트리 바이 힐튼의 디럭스룸
가장 특이한 점은 객실과 욕실 사이의 벽이 투명한 유리라는 것!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다. 욕실 내의 스위치 한번만 누르면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내려진다. 왜 이렇게 만든 건지 참 의문이긴 하지만, 어쨌든 욕실이 환히 내다보일 때의 객실 전경이 더 그럴듯 하다.
곳곳에 걸어놓은 미술품이나 모던한 침대 디자인에서 미루어보아, 부티크 컨셉을 표방한 것이 분명하다. 5성급이지만 좀더 젊고 경쾌한 느낌이 든다. 이런 고급 호텔을 프로모션으로 10만원대 초중반이면 묵을 수 있다니,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불만족스러운 호텔 비용으로 시달린 직후라 그런지, 너무 비교가 된다.
크랩트리 앤 에블린의 바디용품을 세심하게 갖춰놓은 욕실도, 쿠알라룸푸르의 선명한 색감이 그대로 펼쳐진 시티뷰도 마음에 든다. 체크인할때 받은, 아직 따뜻한 김이 식지 않은 웰컴 쿠키를 와작와작 씹어먹어 본다. 무사히 도착한 스스로를 다독이며 잠시 릴랙스.
더블트리는 KLCC(쿠알라룸푸르 시티 센터, 페트로나스 타워가 있음)와 가깝다. 하지만 지도 상의 거리와 초심자의 발걸음은 일치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로비에서 지도 한장 받아들고,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거리로 향한다. 친절한 말레이 사람들의 미소가 가장 먼저 나를 반긴다. 예감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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