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1주일간 여행할 예정인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그동안 동남아 지역 중에서도 위시리스트에 손꼽는 곳이지만, 막상 여행을 준비하려고 보니 이렇게도 정보가 없을까 싶을 정도로 아직은 베일에 쌓인 대도시다. 한국인의 여행 후기 속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몇몇 쇼핑몰과 호텔들만 보고 있자면, 쿠알라룸푸르는 경쟁 도시인 홍콩이나 싱가포르, 방콕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여행지로 비춰진다. 말레이시아는 아직도 코타키나발루와 랑카위로 대표되는 휴양 여행지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다면 말레이시아에서도 특히 쿠알라룸푸르를 경험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시티 누르할리자, 재클린 빅터 등)을 배출한 나라이고, 그 음악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한 '멀티 컬쳐'(이슬람, 중화권 등)의 역사적 문화적 컨텐츠가 방대하고, 우리와는 전혀 다른 문화 위에 쌓여진 대도시의 문명은 얼마나 색다를까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그 진가를 아직 드러내지 않은, 그러나 어마어마한 인구와 잠재력를 지닌 거대한 문화권이다. 그동안 여러 행사로 갈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놓쳤는데, 비용은 좀 들더라도 나만의 시선으로 차분히 쿠알라룸푸르를 관찰할 수 있는 1주일의 시간을, 드디어 마련했다.
1단계, 여행지의 로망 일깨우기, 오프
내 머릿속에 언제 쿠알라룸푸르가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기억을 되짚다가, 문득 떠올랐다. 나의 많은 여행에 길잡이가 되어주었던, 지금은 폐간되어 더이상 나오지 않는 여행잡지 오프(Off). 매달 꼬박꼬박 사서 꽃아뒀던 그 컬렉션 중에, 역시 '쿠알라룸푸르'가 있었다. 어쩐지.
오프 2010년 10월호는 쿠알라룸푸르를 '가기 좋은 곳, 살기 좋은 곳'으로 명명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이 복잡한 도시를 조명한다. 잘 알려진 쇼핑 스팟인 부킷 빈탕 외에도 아랍 스트리트와 방사(미드 밸리)로 범주를 넓혀 놓고,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바와 스파, 쇼핑몰과 호텔, 맛집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물론 정보도 알차지만, 쿠알라룸푸르의 현재를 매우 세련된 화보와 기획으로 구성해 펼쳐놓으니, 여행 게이지를 증폭시키기에 최적이다.
오프는 현재 폐간되어 구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2012년 5월 20일 현재 강남 교보문고 간행물 코너에서 오프를 50% 재고 세일하는 걸 보았는데, 쿠알라룸푸르 편도 물량이 꽤 많이 쌓여 있었다. 교보 측에 문의해보니 행사를 앞으로 1~2달간 더 한다고 하니, 필요하신 분들은 교보에 전화로 확인해보시고, 언능 가서 득템하시길.
말레이시아 - 사이먼 리치먼드.셀레스트 브래시 지음, 이동진 옮김/안그라픽스 |
2단계, 구체적인 정보는 론리 플래닛으로
론리플래닛의 말레이시아 편은 현재 '쿠알라룸푸르, 믈라카, 페낭' 편으로 3개 도시를 집중적으로 다룬 트래블 가이드 시리즈가 출시되어 있다. 특히 2011년 6월에 나온 영문판이 비교적 빨리 한글로 번역되어 작년 11월에 한글 최신판이 출간, 최신정보가 부족한 여행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참고로 한국형 가이드북 저x트고 말레이시아는 2010년판이 마지막이고, 2009년에 발행된 일본 정보를 번역해놓고 개정도 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현지인의 여행팁'이라던지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쿠킹 클래스 코스를 소개하는 등 정보 면에서는 기존의 다른 론리에 비해서도 상당히 알차다. 쿠알라룸푸르 여행에서는 절대 빼놓아서는 안될 '바이블'.
Wallpaper City Guide Kuala Lumpur (Paperback) - Wallpaper Magazine/Phaidon Inc Ltd |
3단계, 고급 정보는 테마 가이드북으로! Wallpaper City Guide
홍콩 여행을 하는 중에 쿠알라룸푸르 행이 확정되어, 디자인 전문 서점 페이지원(Page One)에 가서 집어든 월페이퍼 시티 가이드. 여행 중에 다음 여행지의 가이드북을 사는 건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월페이퍼 시티 가이드는, 바로 이런 논스톱 여행자를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지는 않지만, 대신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급 여행 정보만 뽑아 수록한다.
그런데 구입하고 나서 알게 된 것이지만, 쿠알라룸푸르 편은 2008년판이 최종판이어서 이미 흘러간 정보만 담겨있다는 게 아쉽다. 도시 이름 뒤에 2011, 2012가 붙어있으면 최신 개정판이다. (베이징, 파리, 상하이 등은 2012년 개정판이 나왔다) 이 사실을 모르고 구입했지만, 알았더라도 쿠알라룸푸르는 아직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함정.ㅜㅜ
쿠알라룸푸르에는 쌍둥이 타워랑 대규모 쇼핑몰 말고도 볼것, 할것이 넘쳐난다. 특히 이번 여행에는 커피 전문가인 예쁜 동생과 동행하게 되어서, 커피를 테마로 한 일정(새롭게 오픈한 멋진 카페와 원두 시장 탐방 등)도 세우는 중이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액티비티를 중심으로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을 오감으로 느끼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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