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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미디어

세계적인 스타로 돌아온 섀리스(Charice)의 내한 공연 현장 리포트

by nonie 201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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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공연 내내 한국이 만들어 준 소중한 기회와 인연을 감사해 했다. 글로벌 2집 'Infinity'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을 한국으로 정한 데 대해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라는 감회어린 인사를 건네는 것도 잊지 않았다. 2010년 마지막으로 서울을 방문한 지 2년 만의 귀환, 그 사이 한 소녀의 무대는 필리핀 변두리에서 헐리우드 한복판으로 바뀌었다. 너무 빨리 성장한 만큼 아직도 채워넣을 것도 많아 보였던, 섀리스의 첫 내한 공연 후기.






그녀의 내한 공연은 불과 며칠 전에 알게 되었는데, 사실 의아했다. 공연 홍보를 제대로 한 건지? 내가 좋아하는 동남아권 가수들의 내한은 흔치 않기 때문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는데, 무려 1월부터 티켓 오픈을 했다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어쨌든 공연 전날 운좋게 표를 구해서, 마닐라 여행 때 그녀의 공연을 놓쳤던 한을 풀게 되었다.

공연장인 악스홀에 도착했는데, 풀 수용 인원이 약 1500명으로 알고 있는데, 공연장에 입장해 보니 한 500명이나 왔으려나. 그 넓은 스탠딩 홀이 절반은 비어 있었다. 내 예상대로 관객몰이에는 실패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스타킹으로 전국민이 환호했던 '펨핀코'의 내한 공연 치고는 초라한 상황이었다. 공연기획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달라진 위상에 걸맞는 공연 프로모션에 너무 못 미쳤다.






섀리스의 성공은 최근 몇 십년간의 아시아 대중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드라마틱하고 파워풀했다. 한류로 승승장구하는 한국도 아직까지 빌보드 언저리에서 문만 두드리는 마당에, 그녀는 아시아의 변방 필리핀에서 가창력으로 미국 팝의 중심에 우뚝 섰다. MTV의 메이저 드라마 글리(Glee) 출연과 두 장의 정규 앨범 발표, 이제 아시아 10개국 투어 끝에 서울에 도착했다. 공연 전 트위터를 열어보니 원더걸스의 혜림도 섀리스의 팬이라며 공연에 온다는 소식이 보인다.  


3인조 밴드와 함께 무대에 등장한 섀리스! 초반부터 상당히 달리는 세트리스트로 멘트도 없이 서너 곡을 숨가쁘게 몰아친다. 이틀 전 홍콩에서 날아왔다는 그녀의 안색과 목소리는 숨가쁜 투어의 끝에서 다소 지쳐 보였다.





숏커트 헤어 만큼이나 성숙해진 보컬로 돌아온 그녀, 확실히 미국에서 많은 성장을 이룬 흔적이 보인다. 메이저 튠에 완벽하게 맞춘 2집 앨범 'Infinity'의 수록곡들은 미국 라디오에 흐를 만한 대중성 그 자체였고, 라이브에서도 역시 그런 팝 감각이 느껴졌다. 특유의 굵게 힘주어 내는 발성은 Louder, One Day와 같은 곡에서 매끈하게 정제되어 듣기 편해졌다. 가창력은 아쉬웠던 공연 사운드만 빼면, 'CD'급으로 완벽했다. 다소 기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한 Tears in Heaven나 Lighthouse를 부를 때는 감격으로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예상은 했지만 아직 본인 곡이 많지 않은데다 필리피노 특유의 리메이크 사랑으로, 이번 공연에도 많은 기성곡을 불렀다. 1년 전 필리핀에서 방영했던 금의환향 특집TV쇼 'Home For Valentines'에 비해 레퍼토리는 한층 풍성해졌다. 특히 아델, 케이티 페리, 브루노 마스 등, 기존에 즐겨 부르던 휘트니, 셀린의 디바 풍에서 벗어나 트렌디한 팝 넘버를 다수 선곡한 데서 그녀의 음악적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글리(Glee)에서 불렀던 'Listen'이나 'All by myself', 그리고 1집 대표 싱글 'Note to God'는 이번 투어의 셋리스트에서 제외되었다.
 



사실 숨겨진 하이라이트는 섀리스의 뮤지컬 디렉터&키보디스트 '트로이'(Troy Laureta)였다. 인터미션에 보여준 그의 괴물같은 가창력은 산만했던 관중의 시선을 단번에 무대로 집중시켰다. Nothing Better를 한국어로 부르는 센스부터, Moves Like Jagger에서 보여준 퍼펙트한 무대매너와 노래 실력에 완전 넉다운. 

'사람들은 내게 쉽게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어요. 지금도 너무나 힘들고, 많은 것을 견뎌내고 있어요"라는 말에서, 그녀의 현재를 짐작케 했다. 앞으로 그녀의 길은 사람들의 생각만큼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메이저 레이블과의 계약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울 테고, 언젠가는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는 사실. 이번 공연은 여러 모로 아쉬운 점 투성이였지만, 사실 그녀는 자기 몫을 200% 다 해줬다. 10회의 공연에 완전히 지쳤을 텐데도 2시간 동안 실수 한번 없이 완벽했던 그녀는 진정한 팝스타!:) Love you, Charice.

Charice Live in Seoul Setlist는 아래 클릭.




※ 섀리스의 한글 표기명을 공연기획사에서는 '채리스'로 표기했는데, C로 시작하니 국내에서는 채리스라고 통일한 모양이다. 미국에서는 섀리스-채리스로 발음을 혼용하지만 섀리스 쪽이 더 많으므로 일단 섀리스로 표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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