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후 섬 북쪽의 작은 마을, 카네오헤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베이 리조트에서의 시간은 무척이나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푸른 숲을 내려다 보며 심플하고 맛있는 조식을 먹은 후, 요가 클래스에서 온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오후 내내 비가 와서 워터 액티비티는 하지 못했지만, 동네 산책도 하고 밀린 일도 하다 보니 어느 새 해가 진다. 저녁엔 낭만적인 하와이안 라이브 음악이 흐르는 레스토랑에서, 마이타이 한 잔으로 시작하는 푸짐한 디너 뷔페로 하루를 마감했다.  









Breakfast @ Paradise Bay

밤새도록 내린 비 덕분에 더욱 청명한 공기가 흐르는 아침. 아직도 후두둑 내리는 빗줄기를 뚫고 프론트로 올라가니 조식 뷔페를 즐기는 투숙객들로 테이블이 꽉 차 있다. 사실 파라다이스 베이는 독채 빌라 구조인데다 워낙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투숙객이 얼마나 있는 지는 가늠조차 못했는데, 아침에 식당에 와보니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바에 자리를 잡고, 일단 커피 한 잔부터. 이곳 조식에는 독특하게도 코나가 아닌 와이알루아 산 커피가 3가지 갖춰져 있는데, 일반/마카다미아넛 맛/디카페인이 있다. 와플과 소시지, 계란 요리 담고 커피 한 잔 곁들여 빗소리 들으며 천천히 아침을 먹었다. 그동안 하와이에 와서 처음 경험하는, 온통 푸르른 열대 숲속에서의 아침 식사. 








다음 날 조식땐 와플 대신 잉글리시 머핀에 Whipped butter와 구아바 잼 바르고, 부드럽게 조리된 베이컨과 계란, 과일을 푸짐하게 곁들였다. 특히 별 기대없이 갖다 먹은 파파야가 어찌나 맛있던지. 요거트와 꿀 조합이면 더 맛있는데 요거트가 없어 살짝 아쉽다.ㅋㅋ 조식 뷔페는 몇 가지의 심플한 메뉴로 준비되지만, 이틀 모두 조금씩 요리가 바뀌어서 지루하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커피는 테이크아웃 컵으로 준비되어 있어, 객실까지 원하는 만큼 가지고 갈 수 있는 것도 센스있다.:) 









하와이 힐링의 진수, 요가 클래스

조식을 한참 먹고 있으면 액티비티 강사인 빅토리아가 식당에 와서 요가와 카약 클래스 등이 몇 시에 열리는지 공지를 해 준다. 아무래도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도 엄청나게 비가 내릴 것 같아서, 원래 예약되어 있던 보트 익스커션을 취소하고 요가를 듣기로 했다. 


편한 복장 그대로 피트니스 룸으로 찾아가니, 낮은 조명에 은은한 항내가 흐른다. 차분히 앉아 책을 읽고 있던 빅토리아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게다가 운좋게도(?) 오늘의 수강생은 나 하나뿐. 덕분에 1:1 강습으로 나의 호흡에 맞추어 찬찬히 요가를 배울 수 있었다. 빅토리아의 요가 클래스는 어렵지 않았고, 명상도 충분히 하기 때문에 요가 본연의 정신에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어깨가 많이 굳어있다고 했더니 어깨를 풀어줄 수 있는 동작을 많이 알려주었다. 1시간 동안 요가를 하고 나니, 오랜만에 몸과 마음이 충만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출처; 파라다이스 베이 리조트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paradisebayresort




에스닉한 향을 맡으며 실내에서 하는 요가도 좋았지만, 원래는 비가 안 오면 야외 테라스에서 요가 클래스를 하는 걸로 유명하다. 다음에는 꼭 야외에서 요가를 해보고 싶다. 원래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던 이유가 요가와 로푸드 등을 결합한 자연주의 페스티벌 때문인데, 방문 기간과 맞지 않아 놓쳤다는.ㅠ 두번째 여행 때는 꼭 끼워서 가보기로. 


요가가 끝나고 빌라로 돌아가려는데, 나의 요가선생님 빅토리아가 이번에는 큰 카약 노를 들고 여러 명을 가르치는 걸 발견! ㅋㅋ 만능 스포츠우먼 빅토리아는 요가 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카약 클래스로 이동해 미리 신청한 투숙객을 대상으로 기본 동작을 가르치고 직접 카약킹도 같이 한다. 위 사진의 가운데 파란 티셔츠가 빅 선생님. 








오아후 시골 마을 산책하기

요가가 끝나니 그칠 줄 몰랐던 비가 뚝 그치고 잠깐 해가 나 있다. 죙일 내리는 비에도 지쳤겠다, 요가로 몸도 좀 풀렸겠다, 동네 산책을 나가보기로 했다. 물론 차가 없으니 먼 데는 못가지만, 근처 한 바퀴 돌아보고 편의점도 혹시 걸어서 갈 수 있는지 한번 나가 보기로. 비 덕분에 자욱한 안개가 깔려있고 오히려 기온이 낮아서 걷기엔 좋았다.  










빈티지한 시골 동네의 오래된 우체통과 작은 집을 구경하며 몇 걸음 걷던 것도 잠시, 또 다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빗속에도 젊은이들은 잔디밭에서 공놀이에 한창이다. 우산이라도 쓰고 세븐일레븐까지 걸어가 보려 했지만, 숲속에 난 도로 갓길로 걸어가야 하는 매우 위험한 길이어서 결국 포기했다. (그 갓길을 유모차까지 끌고 걸어다니는 서양인 가족도 발견;;) 여행에선 쓸데없는 모험은 가급적 안하는게 상책이므로. 그리고 만약 차가 있더라도, 파라다이스 베이로 숙소를 정했다면 왠만한 먹거리(라면이나 식재료 등)는 좀 넉넉히 싸가는 게 좋다. 시내까지 차로 30분, 1주일에 1~2번 열리는 야시장도 차로 30분 거리라니 자칫 폭우라도 내리면 꼼짝없이 숙소에 갇히기 십상이다. 하와이에서 폭우는 흔하디 흔하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면 물에서 하는 액티비티도 대부분 취소된다.  









낭만이 흐르는, Pau Hana 디너 뷔페

멈추지 않는 폭우와 무료함으로 다소 다운되어 있던 내 여행을 멋지게 되살려 준 건, 그날 저녁에 예약해 둔 디너 뷔페였다. 조식 뷔페 때 봤던 레스토랑과는 완벽하게 달라진 분위기! 아마도 부드러운 목소리에 실린 낭만적인 하와이안 음악이 라이브로 울려퍼지기 때문일 듯. 매번 느끼지만, 확실히 리조트는 호텔과는 다른 가족적인 분위기와, 좀더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제공해 주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뷔페의 시작은 하와이안 칵테일, 마이 타이 한 잔.









파인애플을 듬뿍 넣은 치킨 요리와 흰 쌀밥의 조합, 하와이 로컬 요리를 많이 못 먹어본 내겐 무척 신선하고 맛있었다. 잘 볶은 야채 요리와 새콤달콤한 샐러드도 무척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디너 뷔페는 1인당 45$이고 월,수,금요일에만 가능하다. 나는 금요일 뷔페여서 원래 불쇼까지 포함인데, 비가 너무 와서 불쇼는 취소ㅋㅋ 








사실 맛있는 하와이언 뷔페보다 더 나를 기분좋게 해주었던 것은,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신 나이 지긋하신 로컬 가수가 우쿨렐레의 감미로운 선율과 함께 불러주신 '사랑의 미로'. 리조트답게 디너 뷔페가 시작하기 전에 가수 분이 직접 모든 테이블에 'Where are you from'을 물어보는데, 진짜 엄청나게 다양한 국적의 투숙객에 깜짝 놀랐다. 미국 본토는 물론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여행자도 많았다. 마지막에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답하자, 자신도 한국과 인연이 있다며 유일하게 정확한 한국어로 불러주신 사랑의 미로는 내내 멋진 추억으로 남았다. 급 술 땡기는 음악 덕분에 롱보드 한 병 더.ㅋ 디저트는 진한 맛의 크랜베리 치즈 케이크로 마무리.:) 







파라다이스 베이 리조트는 3~4인 이상의 가족 여행이고 렌트카가 있다면 이보다 멋질 수 없는 자연 속 힐링 여행으로 추천하고 싶다. 대신 일기예보를 잘 보고 가급적 날씨가 맑은 여름에 가야 스노쿨링이나 카약, 보트 익스커션 등의 다양한 워터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레저를 전담하는 코디네이터들이 무료로 꼼꼼하게 강습을 해주고, 조식이나 액티비티가 별도 과금 없이 객실료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장점이다. 번잡한 와이키키를 떠나 조용하고 한적한 카네오헤에서 보냈던 2박 3일은, 비록 테라스에서 비 구경하는 시간이 길었음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파라다이스 베이 리조트는 아고다에서 예약했다. 한국어 후기가 의외로 꽤 자세한 게 몇개 있으니 꼼꼼히 읽어보자. 하와이 가족여행 & 렌트카 자유여행에 추천하는 호텔 파라다이스 베이 리조트 자세히 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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