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레쿨라니 호텔에 머무는 동안은 저절로 '여자를 위한 하와이 여행' 코스가 완성된다. 수식어가 필요없는 할레쿨라니 스파에서 최고의 테라피스트에게 로미로미 마사지를 받고, 풀장에 느긋하게 누워 아이스 모찌와 차를 한 잔 하면 오전 시간이 나도 모르게 스르르 흘러가 버린다. 느즈막한 아침식사를 위해 천천히 걸어서 아일랜드 빈티지 커피로 향한다. 언제나 인파로 북적이지만 줄 서서 기다릴 가치가 있는 바로 그 메뉴, 아사이볼을 먹고 나면 몸과 마음이 충만해지는 힐링의 하루 완성. 막바지 식재료 쇼핑까지 한큐에 즐기는, 와이키키에서의 느긋한 하루.
하와이에서 기왕 스파를 할 거라면, 할레쿨라니 스파
처음부터 하와이 스파에 대해서는 한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동남아에 비해 스파 가격이 높은 휴양지에서 받는 스파는 대체로 가성비가 매우 좋지 않다. 기왕 비싼 돈을 주고 스파를 할 거면 무조건 하와이에서만 받을 수 있는 '로미로미' 마사지여야 하고, 이걸 제일 잘하는 테라피스트가 어느 스파에 있는 지만 알면 된다. 하와이 호텔의 마사지사들을 교육한다는 로미로미의 원조 스승님께 마사지를 받으며, 소중한 힐링타임을 누렸다.
원래도 예쁘지만 비가 내려 운치까지 더해진 할레쿨라니의 야외 풀장 방향으로,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몇 개 놓여 있다. 스파를 시작하기 전에 보통 족욕이나 풋마사지를 하는데, 야외에서 받으니 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로미로미 마사지의 시작은 바로 이 야외 발마사지부터인데, 로컬 나무로 만들었다는 독특한 나무다발로 발을 리드미컬하게 두드린다. 따뜻한 아로마 족욕으로 마무리한 후 본격적인 마사지가 시작된다.
로미로미 마사지는 하와이에서만 받을 수 있는 독창적인 마사지다. 많은 일본인들이 이 마사지를 배워 숍을 차리기 위해 유학을 올 정도라고 한다. 타이 마사지처럼 힘이 들어가는 마사지가 아니라, 발리니스 마사지에 가까운 부드럽고 정신적 치유 효과를 곁들인 마사지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가 있다. 테라피스트가 이걸 받으면 잠이 곧바로 올 거라고 했는데, 평소 스파 받으면서 잠드는 편은 아닌데 거의 잠들 뻔 했다는.
개운해진 몸과 마음으로 탁 트인 야외에 자리를 잡으면, 곧이어 따뜻한 차와 망고 모찌 아이스를 가져다 준다. 요 망고 모찌는 할레쿨라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스파 메뉴. 너무너무 맛있었다.:)
할레쿨라니 스파는 명성답게 자체 개발한 스파 제품을 갖춰놓은 부티크 숍도 함께 운영한다. 할레쿨라니 부티크와는 별도로 운영되며 이곳 스파 숍에서만 파는 상품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할레쿨라니만을 위해 블렌딩한 차 세트다. 집에 차가 쌓여있어 차를 사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워서, 로컬 허브로 만들었다는 입욕제 두 개를 사들고 객실로 컴백. 하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뜯어서 넓디넓은 욕조에서 오늘의 스파 타임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원래 스파 풀코스에는 아로마 입욕도 포함된 프로그램이 많으니, 요렇게 마사지받고 입욕제 사와서 나만의 입욕을 즐기는 것도 노하우.^^
할레쿨라니 호텔은 아고다에서 예약했다. 할레쿨라니는 명시적이진 않지만 가족여행보다는 허니문이나 성인 여행을 권장하는 쪽이다. 차분함과 품격을 우선시하는 호텔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하와이 개별 자유여행과 허니문에 추천하는 호텔, 그리고 nonie가 추천하는 '여자들의 하와이 여행'에 걸맞는 특급호텔, 할레쿨라니 호텔 자세히 보기.(클릭)
와이키키 최고의 아사이볼은 어디에?
할레쿨라니에선 일부러 조식을 포함하지 않고 주변 맛집을 천천히 탐색해보기로 했다. 역시 하와이에 왔으니 아사이볼은 되도록 많이 먹고 싶은데, 아직 아침에 먹어본 적은 없어서 고민없이 아일랜드 빈티지 커피로 향했다. 아사이볼을 왜 커피 체인점에 가서 먹냐고? 아일랜드 빈티지 커피의 와이키키 매장에서 파는 아사이볼은 일본 여행포털의 아사이볼 순위에서 최근 1위를 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줄 서는 거 제일 싫어하는 급한 성격인데도 테이블 나기를 기다려서 먹어보니, 왜 아침 9시에도 이렇게 줄을 서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른 집에서 파는 아사이볼과는 맛이 아예 달랐다.
우선 모든 재료가 신선해야 함은 기본인데, 잘되는 집은 회전율이 워낙 높다보니 신선한 재료를 안쓸 수가 없다. 그래서 일단 모든 과일이 너무나 신선하고 상급의 재료를 쓴다는 게 맛에서 느껴졌다. 가장 중요한 건 아사이 퓨레의 맛인데, 달콤한데 단맛이 거슬리지 않으면서 어쩌면 이렇게 담백한지. 두유와 아사이, 과일 등을 넣어서 매일 직접 갈아 만든다고 한다. 중간에 들어간 그라놀라가 신기하게도 끝까지 바삭바삭함을 유지한다. 알고보니, 여기 들어가는 하와이산 꿀과 그라놀라를 이곳 숍에서도 판매할 정도로 유명하다. 한국에 가져와서 요즘 잘 먹고 있는데, 꿀의 풍미가 예술이다.
시원한 아사이볼, 그리고 뜨끈한 코나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챙기니 비로소 숍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 와이키키 매장은 다른 아일랜드 빈티지 지점과는 달리 카페와 숍 매장을 따로 분리해 운영하는데, 숍은 하와이 쇼핑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꼭 한번 챙겨보길 바란다. 와이키키에서 본 한국인 관광객들은 쿠키파는 집만 들락거리고, 살 거 없다고 투덜대는 걸 종종 봤다. 그럴 땐 방황하지 말고 로얄 하와이언 센터 2층의 아일랜드 빈티지 숍에 가보길. 하와이 최고의 소금 세트나 주변에 뿌릴 로컬 화장품과 식재료 등을 손쉽게 살 수 있다. 선물로도, 하와이의 맛을 기억할 식재료 쇼핑을 하기에도 좋고, 모든 제품이 로컬 생산 제품이라 퀄리티도 보장된다. 그 중에 내가 선택한 3가지는 바로..
여기서 아사이볼 한번만 먹어보면 안 살 수가 없는, 아일랜드 빈티지의 자체 그라놀라. 이건 진짜 예술이다. 전 세계 호텔에서 안 먹어본 그라놀라가 없는데, 시드니 1888호텔 이후로 인생 그라놀라 만났음.ㅋㅋ 시리얼 종류 좋아한다면 꼭 쟁이길 강추한다.
그라놀라와 함께 쟁여야 할 또 하나의 강추 아이템은 아일랜드 빈티지의 100% 하와이산 꿀. 이 꿀이 아사이볼의 맛을 좌우하는 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풍미가 좋다. 꿀 덕후인 내겐 안살 수 없는 아이템. 게다가 유리병이 아닌 플라스틱 통이라 무게도 부담이 없고 사용하기도 편하다.
마지막은 숍 매니저 크리스틴이 선물해주신 그녀의 추천 코스메틱 아이템, 라니카이(Lanikai)의 바디버터다. 바디로션을 평소 거의 쓰지 않는 지복합성 피부였는데, 난데없이 처음으로 다리에 건선이 생겨서 여행 내내 가려움증에 시달려야 했다. 내 피부가 건조해질 수도 있다니, 나이를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는ㅠㅜ 하와이에는 선번이나 건조한 피부를 위한 로컬 화장품이 많이 나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라니카이의 바디버터는 마치 생크림처럼 가벼운 질감이라 나처럼 바디로션 꺼리는 이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향이 3~4가지 있는데 은은한 '오키드 바닐라' 향 추천. 아일랜드 빈티지 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실 와이키키 아사이볼 맛집을 소개하려고 한 건데 쇼핑 얘기가 더 길어졌다. 하와이의 본격 숨겨진 숍과 추천 쇼핑 아이템 얘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으니, 하와이 로컬 쇼핑&미식 여행기는 이제부터 본격 연재할 내용을 기대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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