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첫 여행은 마카오에서 시작해 싱가포르에서 끝나는 여정이다. 2013년 초 포시즌 호텔의 초대로 잠시 다녀온 마카오는 2년 만에 홍콩에 버금가는 인기 여행지로 부상했다. 마카오 5성 호텔 투어를 기획하다 보니 홍콩이 아쉬워서 같이 둘러보고, 홍콩에서 출발하면 단돈 20만원으로 갈 수 있는 싱가포르도 한번 더 다녀오기로 했다. 이 복잡한 여정을 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항공권을 찾아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여행 직구 두번째 이야기는, 오는 1월말~2월 초 마카오~홍콩~싱가포르를 한큐로 여행하는 항공권 발권 과정을 공유해 본다.
홍콩 익스프레스는 현재 편도 82,000원대에 세일 중. 하지만 최종 결제 금액은 수하물 포함 30만원대 중반.
1. 직항노선과 저가항공, 무조건 좋은가?
마카오와 홍콩을 한번에 여행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여정이 아니다. 홍콩 공항으로 들어가도 공항에서 마카오로 바로 갈 수 있기 때문에 홍콩 왕복 항공권만 싸게 사면 끝이다. 그러나 홍콩 익스프레스로 25만원에 왕복을 깔끔하게 해결하려던 내 계획은, 반나절을 망설이는 사이 가격이 38만원(이 글을 쓰는 현재 시점에는 35만원으로 내려갔다)까지 치솟으면서 다른 옵션을 찾아야만 했다. 20만원대라면 고민의 여지가 없지만, 30만원대가 넘어가면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스카이스캐너로 인천~홍콩 왕복 최저가를 검색한 결과. 이 가격에는 심야 시간대밖에 없다.
플랜 B는 국내 저가항공이다. 스카이스캐너를 돌려보니 진에어로 홍콩 왕복을 끊으면 시간대는 별로지만 최저 30만원대 초반에 살 수 있다. 그러나 나처럼 1년에 3~4회 이상 해외에 나가거나 국적기 마일리지를 모으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한번 더 고민을 하는 게 좋다.
호텔 스테이를 하는 사람이, 심야행 저가 노선을 타고 하루를 온전히 날린다면 숙박료 낭비다. 또한 마일리지 혜택은 당연히 없고, 기내식 비용도(때로는 짐값도) 따로 내야 한다. 그래도 직항이 좋다면 OK지만, 나는 여러가지를 따져서 경유 노선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내가 발권한 노선은 동방항공 "김포~마카오, 홍콩~인천" 상하이 경유 노선으로, 가격은 35만원(310$)이다. 이 티켓은 같은 가격으로 '김포~마카오, 홍콩~상하이, 상하이~인천'으로 짜주면 가성비 베스트지만, 상하이 물가가 너무 비싸고 2014년에 2번이나 다녀와서 이번에는 과감히 경유지로 돌렸다.
기내식을 먹고 나면 입가심으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주는, 고급진 동방항공. @홍콩~싱가포르 노선.
상하이 경유로 3시간 반의 비행 시간이 7시간으로 늘어나는 건 분명 단점이다. 하지만 동방항공은 저가항공이 아닌 스카이팀 소속이다. 가장 중요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일부 노선에 한해 적용되는 클래스다.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가치를 이해한다면 일종의 마일런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나처럼 짐을 매번 수하물로 붙이는 사람에겐 저가항공보다 저렴하고, 기내식도 꼬박꼬박 나온다.
게다가 우리 집에서 30분도 걸리지 않는 김포공항에서 여행을 시작한다는, 엄청난 편의도 보너스로 주어진다. 비슷한 시간대에 출발하는 홍콩 익스프레스로 홍콩에 도착해도, 어짜피 첫날 일정인 마카오로 또 가야 하니 최종 도착 시간은 비슷하다.
2. 싱가포르, 홍콩에서 출발하면 저렴해진다
인천~싱가포르 직항 노선은 아무리 저렴하게 나와도 평균 50만원대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싱가포르는 스쿠트 항공(경유)을 제외하면 저가 노선이 아예 없고, 마일 자체가 워낙 먼 곳이라 올해에도 비싼 가격대를 유지할 듯 하다. 아시아나(스타 얼라이언스) 마일리지로 조회해도 TAX만 30만원대...;하지만 홍콩에서 출발하면 가격대는 엄청나게 낮아진다.
그래서 홍콩 체류기간을 2주 정도로 넉넉하게 잡고, 둘째 주에 싱가포르를 다녀와서 홍콩으로 입국, 당일 연결편으로 홍콩~인천 귀국하는 일정을 계획했다. 사실 이렇게 되면 마지막 날에는 새벽부터 싱가포르~홍콩, 홍콩~(상하이)~인천이라는 살인적인 비행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ㅜ
처음 계획했던 김포~마카오, 홍콩~싱가포르~인천 동방항공 노선을 한달 전에 500불대에 구입했으면 이 고생을 안해도 되는데, 지금은 가격이 688$까지 치솟은 지라 마지막 날은 그냥 고생하는 걸로..;;
여기서도 놓쳐서는 안될 포인트가 있다. 홍콩~싱가포르 왕복 노선은 스쿠트와 타이거 에어같은 저가 노선 vs 캐세이퍼시픽과 유나이티드 정도로 정리된다. 신기하게도 가격대는 저가와 일반이 별 차이가 없다. 저가항공이 몇 불 싸다고 덜컥 예약하려고 보면, 수하물과 기내식 값까지 더해져 일반항공보다 더 비싸진다. 캐세이도 홍콩~싱가포르 구간이 세일 중이긴 하지만, 국적기 마일리지 혜택은 없다. 그런데 유나이티드는 스타 얼라이언스 마일리지가 100% 적립되는 클래스, 그렇다면 고민 끝.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187$(한화 20만원)에 예약을 완료했다. 수하물 2개까지 무료, 기내식은 당연히 포함이고 마일리지까지 적립되니 같은 가격대 저가항공과는 비교대상이 안된다.
한글 홈페이지가 있는 유나이티드 항공사. 좌석지정도 티켓 구입시 하게 되어 있다.
그리하여 55만원에 김포에서 출발하는 마카오~홍콩~싱가포르 3개 도시를 잇는 항공권을 구입하였다는 훈훈한 이야기. 솔직히 55만원이 내 기준에서 엄청 싸게 산 건 아닌데(동방항공으로 2달 전쯤 예약하면 같은 가격으로 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 저가항공을 타지 않고 국적기 마일리지를 적립하면서 싸게 다녀오는 것에 핵심이 있다.
3. 결론. 가격 비교는 비교일 뿐, 최저가에 속지 말자
이번 항공권 구매를 통해 얻은 결론은, 역시 항공권은 빨리 살수록 이득이라는 것. 그리고 저가항공으로 분류되는 항공권은 정말 베스트 딜이 아니면 많은 경우 손해일 수 있다는 것. 이 글을 읽으면서 국적기 마일리지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을게다. 스카이팀과 스.얼 마일리지의 가치가 예전만 못해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마일리지의 금전적인 가치는 상당하다. 다음 여행은 편도 마일리지를 활용해볼 생각인데, 아시아 찍고 유럽까지 연결하는 환상적인 일정이 나올 듯 하다. 이래서 마일리지는 포기할 수가 없다. 여행 계획을 짜다보면 1~2천 마일리지가 아쉬워질 때가 분명 오니까. 다음 여행은 4월 말쯤 계획할 것 같은데, 항공권은 미리미리 끊어두자.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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