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SIGHT/커리어

마카오와 싱가포르, 2015년 첫 출장을 앞둔 컨텐츠 디렉터의 잡담

by nonie 2015. 1. 22.
반응형







원래 호텔 부대시설에서 제일 외면하는 곳이 헬스장인데, 올해부터는 친해질 예정.;; 사진은 소피텔소 싱가포르.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2015년 첫 번째 준비, 체력


2015/01/06 - 여행 직구 2탄. 마카오~홍콩~싱가포르 3개 도시 항공권 발권 후기


2015년 첫 여행지는 마카오와 싱가포르다. 마음과는 달리 항공권 발권기 이후로는 맘편히 포스팅하기가 어려웠다. 왜 아무것도 쓸 수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 일정이 '여행'이 아니라 순수한 출장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지난 2년 간의 수많은 해외행 역시 일반적인 여행과는 거리가 멀다. 블로그에 보여지는 내용은 순수한 여행 컨텐츠로서 기능하지만, 사실은 물밑에서 쉴새 없이 헤엄치는 오리처럼 수많은 커뮤니케이션과 협조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래야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컨텐츠를 확보할 수 있고, 한 번의 취재로 블로깅 뿐 아니라 다양한 파생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여행 컨텐츠 디렉터라는 나의 타이틀은, 이러한 일의 직업적인 본질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 반 동안의 여러 테마 여행은 미흡한 점이 많았다. 누구보다 완벽한 사전 조사와 디지털 맵의 결합으로 현지 스팟을 최대치로 발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는 언제나 시간에 쫓겨 턱없이 부족한 채 떠났다. 양질의 정보를 많이 확보해도, 위치 정보를 제대로 정리해놓지 않아서 현지에서 동선짜는 데 시간을 엄청나게 낭비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타고난 저질 체력이었다. 운동과 등산 등을 매우 싫어하는 내게, 여행 그 이상의 체력을 요구하는 빡빡한 일정은 아무리 고급 정보를 쥐고 있다 한들 그림의 떡이었다. 생각해 보면 여행기자를 그만둔 것도 살인적인 출장과 마감의 반복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라는 암담함 때문이었으리라. 


2015년 첫 데스티네이션이 마카오와 싱가포르로 확정된 후, 일적인 준비 외에 가장 먼저 시작한 건 '규칙적인 운동'이다. 나름대로 동기부여를 하면서 3일이 1주일이 되고, 1주일이 3주가 넘어가면서 식이조절도 자연스럽게 병행하고 체중감량은 그 결과로 서서히 따라오는 중이다. 평생의 숙원인 다이어트를 이제야 제대로 하는 셈이다. 물론 살빼는 것보다 체력 증진이 우선이기에, 절대 끼니를 거르거나 다이어트용 식품을 먹거나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끼니는 직접 채소 위주로 만들어 먹고, 단백질 섭취에 신경쓰는 정도다. 3주만에 2kg는 보기 좋게 빠졌고 목표치에는 3kg 남았는데, 다 빼고 나면 다이어트 요리 레시피도 포스팅할까 한다. 운동은 사이클 30분+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시간은 짧지만 강도는 높은 하체 근력 운동 위주로 하는데, 유튜브에 좋은 영상이 많아서 그걸 활용한다.






이런 방에서, 열심히 노트북과 일을 하면 된다.; 이번에 2박 예정인, 만다린 오리엔탈 마카오.




마카오와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최고의 호텔 BEST 8  X  nonie


마카오 하면 대부분의 한국인에겐 베네시안 리조트가 가장 먼저(혹은 유일하게) 떠오르겠지만, 마카오의 호텔 산업 지형도는 사실 어마어마한 대륙 스케일이다. 포시즌 마카오 여행 때도 언급했지만, 세계의 모든 럭셔리 호텔 브랜드가 그 좁은 마카오에서 전쟁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여행은 베네시안의 뒤를 잇는 마카오 최고의 5성 호텔 4곳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무려 8박 9일ㅎㄷㄷ의 마카오 자유여행을 기획했다. 요즘 여행좀 안다는 사람들이 마카오에서 가장 스테이하고 싶은 호텔 BEST 4라고 자신한다. 그래서 당초 예정했던 홍콩 일정은 마카오에 밀려 없어지고;; 싱가포르 가기 전에 당일치기로 완차이 주변만 깊이 파고 올 예정이다. 하필 왜 완차이인지는 포스팅으로 얘기하기로.  


싱가포르에서도 환상적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데, 싱가포르 호텔 업계를 대표하는 두 호텔 그룹과의 콜라보로 총 4곳의 부티크호텔 및 대형 리조트와 함께 로컬 투어를 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엄청나게 빡빡한 맛집+볼거리 리스트를 1월 내내 준비해 왔고, 60~70여 곳에 달하는 스팟을 1주일 안에 돌아보려 한다. 동선 자체를 짜지 못한 지난 여행과는 달리, 디지털 맵을 활용해서 기존 가이드북에 없는 로컬 스팟 위주로 각 호텔에 맞춘 동선을 다 짜놔서;; 내 체력이 얼마나 따라주냐, 또한 급약속이 몇 개나 생기냐가 최대 변수. ㄷㄷ


두 도시의 로컬 스팟을 깊이 파면서 공통으로 잡은 여행테마를 키워드로 정리하면 "현지인만 아는 B급 구루메 맛집, 비밀 아지트로 삼고 싶은 카페와 바&펍, 내가 여행하는 기간에만 볼 수 있는 행사/이벤트, 아트&디자인 명소, 여행 가이드북에는 절대 나오지 않는 쇼핑 아이템" 등이다. 덕분에 한자 공부 한번 빡시게 했던 1월......ㅜ  

  





2014년 5월 베를린에서. 밀린 일처리를 하고 있는 nonie...;;;



디지털 노마드, 보헤미안...뭐가 됐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시작


단순히 취미로 여행하던 직장인 시절과 비교해 보면, 작년 한 해동안 내 인생에 어떤 거대한 변화가 스쳐갔음을 새삼 느낀다. 언젠가부터 모든 여행은 단순한 일도, 휴식도 아니다. 이번 역시 어떤 측면에서는 완전한 자유여행이고, 어떤 측면에서는 완전한 출장이다. 한때는 여행을 가서도 맘놓고 즐기지 못하는 스스로에 혼란을 느낀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야 분명히 알게 된 것은, 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고 공부한 결과를 토대로 많은 사람에게 '가치'를 안겨줄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또한 막연히 동경해온 세계 유명 여행업계와 다이렉트로 일하고, 블로거나 기자가 아닌 미디어로서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는 이 상황이 사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감사할 뿐이다. 특히 이번 싱가포르 출장은 지난 11월 방문때 미팅 결과를 토대로 성사된 것이라 더 의미가 크다.


2015년 한 해에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를 '높은 가치'로 바꾸는 일에 몰두할 계획이다. 특히 여행에서 얻은 정보와 경험을 단순히 강의와 집필, 블로그로만 소개하기 보다는, 시대에 맞는 컨텐츠로 생산하고 미디어로서의 파급력을 높이는 것이 올 한해 가장 중요한 계획이다. 그래서 이번 마카오와 싱가포르에서는 참 할 일이 많다...;; 

또한 조만간 미국에 갈 좋은 기회가 생겼다. 아마도 뉴욕/시카고 정도 될 것 같은데, 가급적 기간을 늘리고 현지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강의가 없는 달에는 외국에서 지내며 일하는 것이 목표인데, 잘 될지 모르겠다. 


요새는 나처럼 일하는 사람을 디지털 노마드, 혹은 디지털 보헤미안이라는 단어로 칭하더라.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보니, 정규직이 아닌 애매한 프리랜서(?)들이 스스로를 노마드로 칭하는 게 의아할 때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디지털 노마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높은 생산성을 내는 전문가"를 뜻한다. 월급쟁이보다 시간당 생산성을 더 많이 내는 개발자가 있다면, 그는 디지털 노마드다. 하지만 '공짜 여행-광고 포스팅'의 무한 루프에 빠져있는 한국의 대다수 여행블로거의 경우, 직업적인 영속성이나 전문성이 없으니 노마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어쨌든 개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만의 전문 영역과 높은 생산성만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길인 건 확실하다.  

 

잡설이 너무 길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분들을 새롭게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먹어보게 될 수많은 음식들이 진심 기다려진다. See you Tomorrow!!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