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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중 티스토리 모바일 어플이 너무 후져서 포스팅 기능은 거의 안쓰지만,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문득 글쓰기 버튼을 눌러본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요즘, 예전처럼 외부 포지션과 나의 브랜드를 동일시하지는 않게 됐다. 가급적이면 어떤 상황에 대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하지도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아마도 스트레스에서 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노력이겠지. 그래도 때때로 몰아쳐오는 불합리에는, 애써 외면. 또 외면. 참으로 길고도 먼 퇴근길이다. 창 밖으로 스쳐가는 수많은 나무와 철조망과 한강과 도로는 매일매일 만나는데도 언제나 생소하게 느껴진다. 아마 이 장면들에도 그닥 익숙해지고 싶진 않은 거겠지. 여행기에도, 원고에도 손을 못대고 있다.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찾는게 어렵다... 2012. 7. 4.
오늘, 문득 Messenger안쓴지 2년쯤 된 것 같다. 실시간 온라인 대화를 원래 안 좋아해서, 회사 업무용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었다. 오늘 집에 들어오는 길, 밤공기가 너무 좋아서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졌는데, 선뜻 통화 버튼이 눌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메신저를 켰다. 요즘 종종 소식이 궁금해지는 그가 속한 그룹은 모두 오프라인이다. 흐르는 정적 만큼이나, 우리의 인연도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러버린 게 새삼 실감난다. 간만에 블로그 방명록도 뒤져보고, 몇몇 연락해야 할 리스트가 머릿 속에 떠오른다. 조만간 뜬금없는 내 전화를 받게 되더라도, 너무 놀라지 않았으면. Listening선거 이후, 귀에 달고 살던 나꼼수와 팟캐스트를 한동안 안 들었다. 그냥, 듣지 않게 되더라. 그들에게 휴식 시간이 필요하듯이,.. 2012. 5. 3.
Memorable moments of 2011‎ 아이폰 사진첩을 정리하다 보니 지난 한해가 주욱 스쳐간다. 내게 2011년은 어떤 의미의 시간으로 남았을까. 사진으로 2011년을 반추하며 꼽아본 다섯가지 순간들. Travel 좋은 기회도 많았고, 원없이 다녔다. 사실 돈은 못 벌었던 한해였다. 벌긴 커녕 많이 까먹었다. 그래도 여행에는 아끼지 않았다. 20대를 돌이켜보면 남는 건 여행밖에 없었고, 그래서 후회가 없더라. 머릿 속엔 아오모리의 하얀 설경과 괌의 푸른 바다, 싱가포르와 마닐라의 재미난 도시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30대도 후회없이 보냈으면, 좋겠다. Book 올 한해 책과 많은 인연이 있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으로 매달 2권씩 새책을 받아봤고, 동네 도서관에서는 무려 120권을 빌려 읽었더라. 그 외에도 여러 책을 사서 봤다. 하지만 .. 2012. 1. 10.
속도가 아니라 방향 # 다이어리에 올라온 마지막 글이 6월. 아무래도 더이상 블로그가 편안하지만은 않은 공간이 된듯 싶다. 6월만 해도 원고 막바지로 정신없고 머릿 속도 엄청 복잡할 때였는데, 갑자기 여름도 다 가고 찬바람이 몰려오는 가을이 와 버렸다. 그리고 내 불타오르던 머릿 속도 그때보다는 열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남과 같게, 혹은 남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참으로 알맹이없고 부질없는 고민임을, 시간이 지나면서 명확히 깨닫고 있다. 오늘 어디선가 추천받은 책 제목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인데, 난 방향보다 눈 앞의 방법만 고민하다가 이렇게 와 버린건 아닌지. 요즘은 그 '방향'을 찾던 4년 전의 반짝이는 눈빛이 자꾸 떠오른다. 이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아닥하고, 그냥 달려야 할 때. # 오늘.. 2011. 9. 19.
내려놓기 # 나가수를 떠나던 이소라가 한 마지막 멘트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때론 내려놓아야 더 잘 된다는 걸 배웠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게 바로 내려놓기 아닌가 싶다. 모든 걸 다 움켜쥐기 위해 마음 깊은 곳의 외침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달려가는 나를 내려놓아야만, 역주행이 아니라 정주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를 더 이상 속이지 말고, 멈춰서서 숨 한번 고른 다음, 버릴 건 버리기. # 아무리 매도를 하고 규정을 짓는다 해도 블로그의 힘을 부정할 수 없는 이유, 사회가 진정한 블로그를 무서워하고 회피하는 이유, 그 이유를, 안다. 그렇기에 이것만은 놓을 수 없다. 제대로 된 자기 미디어 하나 없으면서 소셜미디어 다룰 줄 안다고 깝치는 애들이나, 위기관리는 잘하고 싶다면서 소셜미디어 알기는 우습게 .. 2011. 6. 14.
Trying Harder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느낀다. 주변 탓, 환경 탓, 선택 탓으로 돌리며 살아온 지도 너무 오래됐다. 생각과 주장이 언제나 빙빙 돌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지도 너무나 오래됐다. 이전 일기에 썼던 네x버 블로그는 아직도 제자리. 당연한 결과. "나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를 연구하는 건 홍보쟁이의 나쁜 버릇일 뿐. 내 속을 얼마나 알차게 채울 수 있을 지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그게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진리일진대, 나는 바보스럽게도 보여지는 걸 먼저 고민하니 답이 안나올 밖에. 순서가 틀렸다. 5년 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오피스레이디가 되기 전의 내 모습을, 오랫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때는 모든 게 서투르고 실수 투성이였지만, 눈빛이 참 반짝반짝했던 것 같다. 앞뒤 안가리고 음악 좋아하.. 2011. 4. 27.
나를 보여주는 법 재미있는 그룹 재미있는 일을 하려면 주변에 재미있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근데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재미없는 곳에만 있다보니 주변엔 온통 재미없는(근데 본인만 아닌척 '흉내'만 내는) 사람들 투성이다. 내가 '이상해지는' 그룹 말고, 내가 오히려 '평범해지는' 그룹에서 놀면서 자극받고 배우며 살고 싶다. 아직도 현실적인 이유로 재미없는 곳을 기웃거리는 내 이중성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어느 봄날. 그러다 이대로 나이들어서 진짜 재미없어 진다구. 애증의 독점 플랫폼 수차례 안티 포스팅을 했던 스스로에게 무색해지게, 난 요즘 네이버 블로그 길들이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여러가지 이유가 있어서기도 하지만, '블로거'의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블로거'를 직업으로 삼는 부류를 .. 2011. 4. 17.
편견의 수용 Pray for Japan 아오모리 체류 마지막날, 아이폰으로 쓰나미 경보 소식을 확인했다. 그리고 귀국한 지 이틀만에 일어난 대지진에 할말을 잃었다. 대재앙을 앞두고, 그곳의 하늘은 그토록 푸르렀던 걸까. 그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고 슬프게 느껴지는 지금, 어서 그들이 희망을 되찾고 힘차게 일어났으면 좋겠다. 편견의 수용 개인주의적이고 필요에 따라 맘대로 상황을 바꾸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라는 둥. 단지 조금 주목받는 블로그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일면식도 없는 남에게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하는게 한국의, 블로거다. (물론 어떤 블로그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근데, 예전 같으면 이런 편견이 혼란스럽고 짜증난다는 얘기를 많이 썼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블로거가 한국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때였.. 2011. 3. 16.
2010 best of best & 2011 To-do 올 한해 롤모델로 삼고 달려볼 만한, 작년 한해 나를 기쁘게 해준 2010 best of best 몇 가지. 내 머릿 속에서 자동적으로 "Innovate하다!"고 떠올랐던 항목만 골라서 남겨본다. (꼭 작년에 첨 나온게 아니더라도 내가 감동한 시점이 작년임을 기준으로) 엔터테인먼트 드라마 : KBS 성균관 스캔들 쇼: 엠넷 슈퍼스타 K2 영화: 소셜 네트워크 PD: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 (all time favorite ever!) 뮤지션: 윤종신 (월간...) 소비재 및 서비스 화장품: Dr.Bronners 유기농 캐스틸솝 패션: 유니클로 (히트텍, +J) 부티크 호텔: 시티즌 엠 (@네덜란드) 출판사: 시드페이퍼 (QR코드 이용해 책과 음악 접목) IT기기: 아이폰 2010 최대의 화두 - Lifes.. 2011. 1. 4.
2010년의 끝에서 Hong Kong, 그 후 크리스마스 이브에 귀국, 오늘까지 3일 동안은 정신 못차리게 피곤했다. 마치 지난 4박 6일의 피로가 차곡차곡 쌓여 온몸에 늘어붙은 느낌. 그만큼 열심히 걸어다니며 오감으로 새로운 도시를 받아 들였다는 증거겠지. 홍콩. 너무나 많은 한국인이 경험하는 흔하디 흔한 관광 도시지만 내게는 올해 처음으로 여행한 아시아 도시였고, 올해 경험한 도시 중 가장 훌륭한 여행지로도 꼽고 싶다. 명품 쇼핑도 해보고, 북카페에서 예술 서적을 한아름 사기도 하고, 50년된 카페에서 밀크티도 마셔보고, 유럽에 있는 친구에게 쓴 엽서를 들고 우체국에 가기도 했다. 참으로 깨알 같았던 여행, 너무 얻은 게 많아서 어디서부터 얘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현지에서 열심히 써야만 했던 맛기행 말고, '진.. 2010.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