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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르드에서 로맨틱한 꽃구경을 만끽했다면 오후 반나절과 점심 식사는 어떻게 할까? 나는 필모어 스트리트에서 그 답을 찾기로 했다. 필모어 스트리트는 소위 재팬 타운(Japan Town)으로도 일컫는 일본인 거주 구역인데, 이곳의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브런치 레스토랑 '라 볼란지'는 내 기대를 조금도 저버리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거리 탐험 후 시내로 컴백한 모녀가 마지막 일정으로 향한 SFMOMA까지, 여자들만의 샌프란 여행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화장품 베네피트의 필모어 부띠크.
레스토랑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본 모습. |
오렌지 컬러가 특징인 라볼란지의 입구. |
서울에 가로수길이 있다면, 샌프란시스코에는 필모어 스트리트!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가장 모던하고 세련된 거리로 꼽히는 필모어 스트리트에는 그 유명한 베네피트(Benefit)의 역사적 인 부띠크숍과 크고 작은 옷가게 및 카페, 커피와 빵의 향기로 가득차 있다. 아기자기한 아이 쇼핑도 재미나지만, 이곳에 온 이유는 캐주얼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샌프란에 총 9개의 매장을 둔 브런치 전문 레스토랑 '라 볼란지(http://laboulangebakery.com)'는 이곳 필모어에도 멋진 분점을 두고 있다. 몇가지 유명한 메뉴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샌드위치와 프렌치 토스트를 꼭 먹어보라는 팁을 잊지 않고 주문 완료! 번호표를 들고 2층 좌석으로 향한다. 점심 때가 살짝 지난 늦은 오후인데도 가게엔 사람이 많았다.
라떼 큰 사이즈를 시키니 커다란 사발에 가득가득 담겨 나온다. 아, 행복해!!!! |
BLT 샌드위치는 신선한 야채와 베이컨으로 속이 터질 만큼 꽉차 있었고, 프렌치 토스트는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푸딩'의 부드러운 질감이었다. 샌드위치에 곁들여 나오는 감자 튀김도, 토스트에 나오는 과일 샐러드도 모두 신선하고 맛있었다. 무엇보다 음식 만드는 사람의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함이 마음에 쏙 들었다. 가장 압권은 카페 라떼. 큰 사이즈의 라떼를 시켰더니 이가 빠진 낡은 사발에 거품 그득 담겨 나온다. 나중에 카페를 차리면 어느 빈티지 시장에서 건져낸 낡은 사발에 커피를 담아 서빙하면 어떨까 상상. 아, 재밌다. 포만감과 꼭 그만큼 행복했던 브런치.
목요일 저녁에는 SFMOMA에서 여유롭게 아트 삼매경!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을 일정에 넣은 이들이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팁. SFMOMA는 수요일에 쉬고 목요일엔 저녁 8시 45분까지 문을 연다.(그래도 last visit은 7시에는 도착해야 할듯) 그러니 빡빡한 여행 일정 중에 도저히 뮤지엄 갈 시간을 못낸다면 목요일 저녁을 노려보자. 게다가 목요일 저녁 입장료는 반값 할인이다. 그래서 나는 SFMOMA 일정을 무조건 목요일 저녁으로 미뤄 놓았다. (근데 마침 전시가 많이 비고 일부 층이 close되어 입장료 할인 중이었음 ㅠ) 목요일 저녁 입장이 안좋은 딱 한 가지 이유는 미술관 꼭대기 층에 있는 멋진 야외 카페 '루프톱 커피바'가 문을 닫아 이용할 수 없다는 것 정도. (이 카페에서는 그 이름도 설레는 '블루 바틀'의 원두를 사용한다!! 기회 되면 들러볼 것)
프리다와 디에고 리베라.(1931)
앤디 워홀의 셀프 포트레이트.(1967)
이 대표적인 두 작품만으로도 SFMOMA를 와야 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아닌게 아니라, 얼마전 가본 MOCA (LA현대미술관)와 규모는 비슷했지만 소장품의 면면으로만 봤을 때는 압도적이라 할만큼 더 좋았다. 전시장에 발을 들이밀자 마자 프리다와 마주할 줄은, 그리고 마티스와 몬드리안부터 앤디워홀과 잭슨 폴록까지 책으로만 봤던 유명한 작품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개인적으로는 리히텐슈타인을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이곳에 여러 작품이 있으니 팝아트 팬들에게도 즐거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게다가 이런 멋진 미술관이 유니언 스퀘어 바로 건너편에 있으니 시민과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도심 속 문화 공간이지 않을까.
이곳에 왔으면 전시장 말고 꼭 들러야 할 또 한 곳, 바로 기념품 숍이다. 1층부터 4층까지 내 눈앞에 펼쳐진 세계적인 작품들을 어떤 기발한 상품으로 바꾸어 놓았는지 찾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참,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도 SFMOMA 뮤지엄 스토어의 분점이 있으니, 미처 이곳에서 놓친 아이템이 있다면 공항 지점을 이용할 것. 자잘한 상품이나 선물용 상품은 공항 지점이 더 살만한 게 많았다.
어느 학교 수업으로 관람을 한 모양이었다. 옆에 낑겨서 설명도 들어보고.
SFMOMA에는 회화 외에도 다양한 설치 미술과 미디어 아트 작품이 많았다.
강렬한 뒷꿈치와 원숭이 모자의 조합;;;
왠지 모르게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마지막 코스인 뮤지엄 스토어를 둘러보고 나니 어느새 어둑어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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