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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도림천, 화려한 그래피티의 성지로 떠오르다 -2-

by nonie 2009.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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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천 그래피티 열전 1회에 이어 오늘은 나머지 사진을 올려본다. 지난 번에는 회화적인 그래피티 위주로 올렸는데, 오늘은 본토 스타일에 가까운 문자 그래피티 사진들과, 힙합 문화를 다소 벗어난 독창적인 그림들도 살짝 소개해 본다.    







 

위의 작품들이 아마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그래피티가 아닐까 싶다. 화려한 원색의 문자를 재기발랄하게 나열하고 채색한 그림들. 때론 메세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혹은 자신들의 닉네임이나 그룹명을 알리는 일종의 선전포고 용도로 쓰기도 한다. 그림과 문자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면서 형식 자체를 뛰어넘는 자유로움이 엿보인다.   

 








하지만 익숙한 스타일의 그래피티를 지나쳐 좀더 인적이 뜸한 쪽으로 가보면, 위와 같이 낙서도 그림도 아닌 것들이 종종 눈에 띈다. 파란 선으로 그려진 여자 얼굴 그림은 한국식 그래피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래 사진에는 Sindorim Art...라는 글귀가 내 눈을 붙잡았다. 마치 신도림 일대에서 뭔가 보이지 않는 게릴라 프로젝트가 벌어지고, 그 결과물이 이 그래피티들로 나타난건 아닐까? 상상은 끝없이 이어진다.;









주말 오후의 도림천에는 수많은 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하지만 기둥 뒤에, 터널 안에, 혹은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사실 그래피티들은 쉽게 주의를 끌 수 있는 곳 보다는 오히려 잘 안보이는 곳에 더 많이 그려져 있다. 나야 마치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는 기분이 들어서 더 좋았지만.






 


요 그림들은 바들바들 떨면서 찍었다는ㅡ.ㅡ 자전거도로 건너편에 정말 무시무시하게 인적이 드문 곳에 그려진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림도 대체로 칙칙한 분위기가 많았다는...보정을 좀 쨍하게 해서 그런데, 원래 그림들은 대낮에도 그늘이 지는 벽 위에 그려져 있어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자전거도로 쪽으로 다시 건너와서 촬영한 사진들. 일명 '겨울' 시리즈로 이름붙여 봤다. 2탄으로 올린 것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그래피티이기도 하다. 그림 자체도 너무나 섬세하고 예쁘지만, 간간히 보이는 재치와 유머가 더욱 돋보인다. 짜증 가득한 눈사람의 표정 너무 웃기지 않은가.









겨울 시리즈 앞 기둥에는 마치 스텐실(?)로 새겨놓은 것 같은 마크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나저나 이 그림들은 과연 언제까지 구경할 수 있을까. 혹시라도 이 일대가 공사를 하면서 기둥이나 터널이 철거되면 아마도 그래피티들도 함께 사라질 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턱대고 다 찍어놓기는 했는데, 이대로 사라지기엔 너무 아까운 그림들이 많았다. 구로구에서는 이런거 찍어놨다가 도림천 리뉴얼하면 사진전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도림천의 그래피티를 구경하고 싶다면, 신도림역 2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도림천으로 내려가는 입구가 보인다. 그 일대에 걸쳐 그림들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산책 삼아 구경하는 것도 좋겠다. 









역시 마무리는 봄꽃으로.:) 이제 벛꽃도 다 지고 ㅠ.ㅠ 봄날이 가긴 가나부다. 가지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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