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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눈을 떠보니 아프리카. 그리고 모로코. 그리고 마라케쉬.
꿈일까, 생시일까. 솔직히 꿈이었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 내가 이억만리
아프리카 땅에 툭 떨어져 있다는 걸 감지한 그 순간의 당혹스러움이란.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마라케쉬에 오기까지는 48시간의 비행과 4시간의 기차여행,
그리고 바가지 택시와 낯선 발걸음이 이어져야만 했다. 마라케쉬는 쉽게
그 붉은 자태를 드러내지 않았다. 아직도 수백년 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마라케쉬는 그 잃어버린 시간 만큼이나 문명과 동떨어져 있었다.
문틈으로 비어져나오는 햇살 속에서, 문득 마라케쉬의 어느 숙소에
힘겹게 짐을 풀고 기절하듯 잠이 든 어제 저녁이 어렴풋히 떠올랐다.
Central Palace, Marrakesh, Morocco, Canon 400D
제마 엘 프나(Djemaa el Fna) 광장으로 접어드는 길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는 숙소, 센트럴 팰리스(Central Palace).
저렴한 방부터 옥상에 있는 리야드 급 방까지 다양하게 있어 예산에 맞춰 묵을 수 있다.
첫날에는 그나마 방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150디람 짜리 제일 싼 숙소에서
묵었다. 다음날 100디람을 더 보태니 햇살이 반짝 드는 예쁜 방으로 옮길 수 있었다.
숙소에서 사진만 찍고 놀아도 마라케쉬에 왔다는 실감이 절로 난다.
Central Palace, Marrakesh, Morocco, Canon 400D
Central Palace, Marrakesh, Morocco, Canon 400D
창문에 드리워진 섬세한 무늬의 레이스 커튼부터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원색의 강렬한 타일 문양들.
5월의 봄바람은 그렇게 마라케쉬에도 불고 있었다.
미지근한 바람에 맞춰 산들거리는 커튼. 그냥 누워서
바라보고 있으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싶다.
Central Palace, Marrakesh, Morocco, Canon 400D
Central Palace, Marrakesh, Morocco, Canon 400D
Central Palace, Marrakesh, Morocco, Canon 400D
우리 방이 있는 3층에서 내다보이는 중앙의 화려한 정원은
모로코의 전형적인 주택 양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1층 정원에는 커다란 테이블이 여러개 놓여있어서
우리는 매일 아침 프랑스식 빵을 사다가 이곳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Central Palace, Marrakesh, Morocco, Canon 400D
타오를 듯 붉은 모로코만의 빨간 벽.
저 붉은 색은 그냥 빨강도 아니고, 다홍도 아니고,
갈색도 아닌 참으로 오묘한 색이다. 흙에서 나온 자연의 색이어서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거겠지. 태양을 닮았고, 또 불을 닮은
멋진 붉은 색이다.
Marrakesh, Morocco, Canon 400D
숙소에서 내다본 골목 풍경.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도시. 어쩜 아직까지 이런 흙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
밖에서는 끊임없이 북소리와 왁자지껄한
떠드는 소리, 온갖 소리와 연기와 냄새가 뒤섞여 광장의 존재를
알린다. 이젠 마라케쉬를 서서히 느껴볼 시간이다.
숙소에서 내다본 골목 풍경.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도시. 어쩜 아직까지 이런 흙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
밖에서는 끊임없이 북소리와 왁자지껄한
떠드는 소리, 온갖 소리와 연기와 냄새가 뒤섞여 광장의 존재를
알린다. 이젠 마라케쉬를 서서히 느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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