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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Canada

에어캐나다에서 만난 신라면, 그리고 독도

by nonie 2008.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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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귀국행 비행기를 타는 바로 그 때.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영영 안떴으면 했던 밴쿠버~인천행 에어캐나다는 드디어 하늘로 날아올랐고,
마지막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듯 조그만 창 밖으로 캐나다의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진다.







밴쿠버 시내를 여행할 때는 발견할 수 없었던,
캐나다의 또다른 모습.
눈부신 만년설, 그리고 장대한 산맥 줄기들이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들이
엽서에서 튀어나온 듯 눈앞에 펼쳐진다.








에어캐나다의 개인용 스크린에서는 일제히
밴쿠버와 인천의 멀고먼 거리를 알린다.






아직도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기나긴 비행시간.
살며시 리모콘을 들고 MAP을 이래저래 바꿔본다.





요렇게 보니 지대로 멀긴 멀구나;;;
근데 이상하게도 밴쿠버에 대한 나의 마지막 인상은
그리 멀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서겠지?
다른때 같으면 언제 집에 도착하나...하면서 남은 비행시간을 계산도
해보겠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비행이 지루하지가 않다. 그냥, 아쉽다.






캐나다의 하늘, 예쁜 구름...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아쉬운 맘 달래는 데는 술이 최고;;;;;;;;;는 아니고.
음료 카트가 지나가길래 평범한 주스나 차를 마시기 보다는
뭔가 마지막으로 캐나다 것을 맛보고 싶어서 주문한 두 가지.

왼쪽은 진저 에일 종류인 '캐나다 드라이(canada dry)'
오른쪽 캔은 라거 맥주 '몰슨 캐내디언(molson canadian)'
맥주는 요거랑 Coors Light가 있는데 그건 올때 마셔봤으므로 패스. ㅎㅎ
누가 캐나다 여행 아니랄까봐 나란히 캐나다 써있는 거 주문해서 사진도 한방 박아주고.^^
 
함께 준 짭짤한 땅콩 안주랑 먹으니 맛있었다.
진저 에일은 살찔까봐 그리 즐기진 않는데, 캐나다 드라이는 그리
달지도 않고 맛볼 만 했다. 나중에는 맥주랑 섞어서 마셔보기도.

하지만 이걸로는 뭔가 허전한걸; 공항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아 배가 고팠다.
드뎌 기내식과 만나는 시간~^^







에어캐나다 기내식은 그간 먹어봤던 타 항공사 기내식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았다. 워낙 중동과 동남아에서 이런 저런 경험을 해본지라;;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춰서 준다는 느낌이었다. 메뉴에 따라 김치나 고추장도 함께 준다.







요건 치킨 요리.월남미에 닭 살코기 덩어리라....-_-;;;;;
그래도 배고프면 먹게 된다. ㅎㅎ







요건 내가 시킨 돼지고기 요리. 기내 조명이 어두워서 사진도 어둡다.
고기와 밥, 빵과 버터, 생과일.
뭔가 후식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난 보통 기내식에 나오는 달달한 후식은
언젠가부터 전혀 먹지 않는다. 맛이 없어서...;;;







야채와 함께 조리된 돼지고기 요리는 밥과 썩 잘어울렸다.
기내식은 역시 고추장에 비벼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네. ㅎㅎ

작년까지만 해도 외국 나와서 한식당가는 사람 절대 이해 안됐고,
기내식에서 굳이 김치나 고추장 같이 먹으려 하지 않았는데,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외국만 나왔다 하면 고추장이 심하게 땡긴다. ㅠ.ㅠ







식사와 함께 할 음료로는 와인을 주문해봤다. 베린저의 멜롯 작은 병을 준다.^^
맛도 꽤 좋은 편. 이래저래 귀국행 비행기에서 나름 호강하는구나~

이외에 커피나 홍차도 두루 마셔봤다. 전반적으로 에어캐나다의 음료 바 구성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인 듯 하다.
단, 홍차는 레몬과 함께 서빙되지 않더라. 차라리 커피를 더 추천.





기내식도 먹었으니 이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간;;;
잠도 안오고, 이런저런 채널 돌려보다가, 그이랑 같이 한국영화 '6년째 연애중'을
보기로 한다. 매우 재밌게 봤다. ㅋㅋ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슬슬 또 간식 타임이 돌아온다;;
다른 항공사에서는 보통 이시간이 되면 간단한 샌드위치나 빵, 차 등을 서브한다.
에어캐나다의 간식은 무엇일까?







두둥~~~!!! 신.라.면!!

한국 도착 2시간 전에 맛보는 라면의 향기로운 자태;;;
원래 농x 라면 안먹기 실천한 지 꽤 오래 됐는데,
외국에서 만난 신라면의 유혹은 차마 뿌리칠 수 없었다.

기내식이고 뭐고 다른 무엇보다도 사실 비행기에서 맛본 라면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푸른 눈의 스튜어디스가 따라주는 뜨거운 물, 그리고 캐나다 로고띠가 둘러진 젓가락...

한국인을 위한 아주 작은 배려지만 만족도에서는 이렇게도 큰 차이가 날 수 있구나. 
물론 차가운 빵을 주는게 훨씬 편하겠지. 치우기도 힘든 라면 용기와 국물들...
이런 것들을 감안하면서도 라면 서비스를 하는 에어 캐나다에 조금 감동했다.







어느덧 비행기는 한국을 향해 가까이 오고..
오옷. 이때였다. 스크린에 독도와 울릉도 발견!
서둘러 밖을 내다본다.






아...저게 말로만 듣던 독도인가...신기하다.
처음에는 울릉도인 줄 알았는데 스크린 표시방향 상 독도란다.
갑자기 열나게 셔터 눌러주시는;;;요런게 포스트꺼리 라면서 ㅋㅋ

비행기에서 내다보는 우리나라는 참으로 생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겹다.
드디어...왔구나. 다 왔구나.






기내 방송은 한국 도착 카운트다운을 알린다.
이젠 캐나다의 단꿈에서 벗어나 다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 몇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캐나다 여행기는 여기서 끝내지 않으려고 한다.
자질구레한 쇼핑 얘기들, 먹는 얘기들, 구경한 얘기들..아직도 못다한 얘기들이
올망졸망 쌓여있거든. 그리고, 나와 캐나다의 인연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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