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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여행

홍콩관광청의 여행전문가 교육 과정, '홍콩 스페셜리스트' 인증을 받다

by nonie 2017.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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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의 인연, 그리고 가이드북 집필

처음 홍콩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0년 삼성카드 레스토랑 위크를 취재하는 출장여행이었다. 당시 일부 레스토랑에 삼성카드가 1+1 프로모션을 기간 한정으로 진행했는데, 대부분 잘 알려진 유명 딤섬 레스토랑이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일정 내내 맛있는 딤섬만 먹고 다니는 여행이 되었는데, 돌이켜 보면 홍콩을 풍성한 미식 여행지로 인식하게 된 첫 경험이었다. 


그 이후 홍콩과의 인연은 계속되어, 소셜숙박 업체 협찬이나 개인적인 자유여행으로 여러 번 홍콩을 재방문하게 되었다. 내가 바라보는 홍콩은 한국인에게 널리 알려진 명소 외에도 숨겨진 로컬적인 매력이 많은 도시였다. 짧은 기간 여러 번 홍콩을 찾게 되자, 나만 아는 여행 콘텐츠를 블로그에만 단발적으로 소개하기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직접 가이드북을 만들기로 했고, 그렇게 탄생한 가이드북이 2013년에 전자책(e-book)으로 출간한 가이드북 '히치하이커 홍콩'이다. 







당시에는 전자책의 개념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다. '히치하이커'라는 출판사를 등록하고 이북을 제작한 일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한 도전이었다. 이후 출판에 대한 전문성을 쌓고 제대로 된 콘텐츠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대형 출판사로 이직해서 직장생활을 했던 게 불과 몇년 전 일이다. 여행강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면서 전자출판에 오롯이 매진할 수 없게 됐지만, 어차피 콘텐츠 제작은 평생 할 일이라 조급한 마음은 그다지 없다. 기다리시는 독자 분들께 죄송할 뿐ㅜ


전문 여행강의를 하는 입장에서, 특정 지역의 가이드북을 쓰거나 소위 '데스티네이션 전문가'가 되는 것을 자연히 경계하게 된 것도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 책을 썼다고 해서 그 나라만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면? 업계에서 그 사람을 찾는 목적이 굉장히 한정된다. 그래서 히치하이커 시리즈와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출간 이후 여러 출판사에서 좋은 제안이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 가이드북 집필이었고 고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4년 전 본격적으로 호텔여행을 시작하면서, 아시아의 수많은 주요 여행지 중에 한국을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업계와의 긴밀한 협조로 취재를 다니기 때문에자연히 한국을 최상위 중요도로 놓는 도시와 인연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홍콩은 최근 중국인의 발길이 이전보다 다소 뜸해지면서, 더욱 더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러나 한국은? 저가항공 노선의 급격한 확대로, 홍콩 외에도 선택지가 크게 늘어났다. 








홍콩의 여행전문가 양성 과정, 홍콩 스페셜리스트가 되다

지난 수 년간, 홍콩은 한국 여행업계에 여행사 중심으로 접근해 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하지만 2030 젊은 세대가 홍콩을 여행사 상품으로 경험하는가, 아니면 항공과 호텔을 별도로 검색해서 여행하는가? 지난 몇 년간 그 비율은 지속적으로 한쪽으로 기울어 왔을 것이다. 홍콩도 그러한 변화를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게다. 하지만 업계 1위 여행사도 못 건드리는 게 지금 한국의 FIT 시장이다. 소셜커머스나 인터넷 쇼핑몰, 신용카드사에서도 항공권을 구매하는 세상이다. 너무나 잘게 쪼개져 주도권이 없는 이 시장을, 누가 빨리 대응하고 더 가져갈 건지만 남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스마트해진 자유여행 시장, 지금의 한국이다. 


홍콩관광청은 얼마 전, 한국시장을 상대로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기존에 여행사 담당부서 직원만이 수료할 수 있었던 여행 전문가 과정을 조금 더 확대하고 '자유여행자' 위주로 재편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홍콩과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고 개별 취재가 유난히 어려웠던 홍콩이었던지라, 스페셜리스트 과정을 차례로 이수하고 어제 무사히 수료증을 발급 받았다. 교육 과정이 나름 유익해서, 추후 내 여행강의나 럭셔리 홍콩여행 고객을 대상으로 개별 컨설팅을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여행사와 올드 미디어 위주로만 돌아가던 여행업계의 큰 변화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현재 한국의 젊은 세대는 '전문가'라는 호칭을 신뢰하지도 않고 쉽게 인정하지도 않는다. 여행사가 일정 설계를 독점하고 일방적으로 제시하던 시절은 예전에 끝났다. 그래서 이러한 '스페셜리스트' 프로그램이 자유여행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면, 그들에게 어떤 권한과 활동영역을 마련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일례로 대만관광청의 경우 대만 가이드북 집필한 이들을 전국으로 보내 여행 설명회를 꾸준히 한다. 앞으로 홍콩에서는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새로운 스페셜리스트를 어떻게 활용할 지, 지켜볼 일이다. 


작년 이후 올해는 아시아 투어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미 상반기는 해외 일정이 꽉 차서 하반기 쯤 홍콩을 기점으로 호텔여행 일정을 한번 짜볼까 싶다. 언제 가도 편안하고 멋진 도시, 홍콩에 스페셜리스트 자격으로 다시 방문하게 될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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