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 X Tallinn - 구시가의 박물관 탐험하기 feat.탈린카드

탈린 구시가의 박물관은 월요일에 모두 쉰다. 그러니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날은 도착한 일요일 첫날 뿐이다. 무적의 탈린카드 한 장이면 못 들어갈 곳이 없지만, 내가 선택한 세 곳의 뮤지엄은 제각기 테마가 너무도 달라서 더욱 재미있었다. 세 가지 테마로 들여다 보는, 탈린의 어제와 오늘.







탈린카드, 그리고 시티 뮤지엄

많은 유럽 대도시가 저마다의 관광 패스를 가지고 있는데, 탈린카드는 좀 독특한 개념이다. 교통+뮤지엄/액티비티 관람 기능이 합쳐져 있어 매우 편리하다. 대신 가격이 좀 있는 편이고 1일/2일 권으로 사용 기간에 제한을 둔다. 내게 주어진 탈린카드는 24시간 권인데, 어짜피 2박 3일의 첫 날에 가장 많은 이동과 관람을 할거라 1일이면 충분했다. 어디서 시작하든 첫 사용하는 시점부터 유효시간이 차감된다. 탈린카드는 구시가의 관광 안내센터에서 구매하면 되고, 가격 및 사용처는 여기. https://www.visittallinn.ee/eng/visitor/tallinncard 


탈린카드를 가장 먼저 사용한 곳은 구시가의 대표적인 박물관, 시티 뮤지엄이다.  









탈린 구시가 내에 있는 뮤지엄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관람하는 자체가 구시가의 가옥을 둘러보는 기분이 든다. 시티 뮤지엄 또한 아늑한 건물에 자리잡고 있는데, 에스토니아 인들이 중세시대부터 살아온 생활상을 주로 전시하고 있다. 


자칫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쉬운,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좁디좁은 공간에 빼곡하게 빈티지 그릇이 들어차 있다. 아직까지 그릇 덕후는 아니지만 요새 한참 관심이 많아서인지 더욱 눈여겨 보게 된다. 그릇 접시에 빠지면 답이 없는데, 이 오래된 아름다움이란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는 것.  









물론 여느 시티 뮤지엄처럼 마네킹 모형이나 옛 생활상같은 다소 뻔한 전시도 있지만, 간간히 에스토니아 특유의 빈티지 생활용품을 전시해놓은 곳에서는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사실 예전부터 에스토니아에 오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이 '빈티지'함 때문이었다. 수공예가 발달한 에스토니아 답게, 손으로 만든 인형이나 수를 놓은 천으로 만든 잡화 등은 지금도 탈린 구시가의 숍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제 막 한 군데를 클리어했을 뿐인데, 아직 오후 4시 반 밖에 되지 않았는데! 완전히 어두컴컴해졌다. 탈린 역시 헬싱키와 마찬가지로 겨울 해가 참 짧다. 덕분에 구시가의 아름다운 겨울 야경은 실컷 구경하는 듯. 사실 인적이 너무 뜸해서 다소 스산하기는 했다. 서둘러 구글맵을 켜서 다음 장소로 고고. 









에스토니아의 지금을 엿보다, 디자인 뮤지엄

시티 뮤지엄에선 중세 시대부터 수 십년 전의 탈린을 만날 수 있다면, 디자인 뮤지엄에서는 현지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특별 전시를 볼 수 있다. 내가 갔을 때는 2층에서 에스토니안 주얼리 전시가 열리고 있고, 3층에는 상설 전시로 보이는 디자인 가구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다른 뮤지엄에 비해서는 다소 규모가 작은 편이라 순식간에 돌아봤다. 거의 문 닫을 즈음 가는 바람에 뮤지엄숍을 제대로 보진 못했는데, 다른 도시에 비해 현지 디자이너들의 아트 상품 같은 게 별로 없어 조금 아쉽다. 









에스토니아의 해양문화를 모아 놓은 곳, 마린타임 뮤지엄

어두컴컴하고 인적없는 밤거리를 혼자 다니는 게 좀 무섭기도 하고, 체력도 슬슬 바닥나고 있어서 그만 호텔로 돌아갈까 싶다. 그런데 아까 구시가 입구에서 스윽 지나친 뮤지엄 한 곳이 문득 떠올랐다. 브로슈어를 살펴보니 탈린카드 사용 가능한 곳 중에서도 입장료가 꽤나 센 곳이라, 여기 정도는 들려줘야 카드가 제 몫을 할 듯 싶다. 그래서 향한 곳이 마린타임 뮤지엄이다. 위치가 구시가 입구 바로 왼편에 있어 찾기 쉽다. 










마린타임 뮤지엄은 생각보다 규모가 꽤 컸다. 2~3층까지 오르내리며 제대로 둘러보니 30~40분이 훌쩍 지나간다. 가족여행으로 와보면 참 좋을 뮤지엄인 것이, 대형 선박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설치물부터 여러 멀티미디어 전시가 많아서 내용이 알차다. 발트 3국답게 해상문화와 관련된 히스토리를 따로 모아놓은 뮤지엄 테마 자체도 꽤 흥미로웠다. 뮤지엄 숍은 관람하지 않아도 둘러볼 수 있는데, 여기서만 판매하는 멋진 기념품이 몇 가지 있었다. 탈린 구시가 왔을 때 한번쯤 체크해 보면 좋을 듯. 위의 세 뮤지엄 모두, 탈린카드만 있으면 관람은 무료 입장이다. 








두어 시간 동안 세 뮤지엄을 빠르게 돌아보니, 왠지 오후 시간을 알차게 보낸 기분이다. 탈린에서도 특히 이 구시가 성곽 내부는 관광으로 먹고 사는 지역이다 보니, 비수기의 한적함이 느껴져 약간 다운되긴 했다. 


하지만 내가 에스토니아에 온 건, 탈린 구시가가 주 목적이 아니다. 여행업계에선 중세시대 구시가 관광 쪽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IT 업계에서의 에스토니아는 수많은 벤처기업이 탄생한 신흥강국이다.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이들 젊은이들이 모여 비즈니스와 아트, 쇼핑과 맛집을 형성하고 있는 신시가다. 역시 탈린에서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바로 그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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