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ie의 호텔여행 싱가포르 편 - 콘래드 센테니얼 Conrad Centennial Singapore
센토사에서의 느긋한 휴양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내 여행을 위해 두번째 호텔 콘래드로 향했다. 콘래드 센테니얼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시내 한복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프롬나드 역에 위치해 있다. 여러 번 싱가포르 오면서 스쳐지나긴 했지만 CBD 지역이라 치부하고 단 한번도 제대로 돌아보지 않은, 이 일대가 사실 싱가포르 시내 여행엔 더 없이 꿀같은 로케이션이었다. 콘래드에서 시작하는, 쾌적한 싱가포르 도심 여행.
안락하고 편안한 여행의 시작
그동안 여러 번 이 도시에 오면서도, 딱히 규모가 큰 호텔에 묵어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호텔에서 호텔로 경험치를 올려가면서 부대시설을 깨알처럼 찾아 이용하다 보니, 이젠 뭔가 하나라도 없으면 불편하게 느껴진다. 여행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대형 호텔은, 나처럼 시간이 부족하고 일과 여행을 동시에 해야 하는 사람에겐 완벽한 숙소다. 특히 콘래드는 그런 면에선 나와의 궁합이 가장 잘 맞는 브랜드다.
싱가포르의 콘래드는 바쁜 도시여행자나 비즈니스 여행자를 위한 특급호텔이라, 위치도 시내 정중앙이다. 지하철 프롬나드(Promenade) 역에서 걸어서 1~2분 거리인데다, 에스플라나드와 시청 등 주변 지하철역이 모두 지하쇼핑 아케이드로 이어져 있다는 걸, 난 이번에서야 처음 알았다.
객실에는 초콜릿과 파우더슈거를 곁들인 딸기, 초콜릿 세트가 준비되어 있다. 로비 라운지의 베스트셀러 메뉴라며 따로 준비해주신 크로넛도 맛볼 겸, 네스프레소 한잔 뽑아 즉석 티타임을 가져본다. 창 밖에는 저멀리 멀라이언이 오늘도 부지런히 물을 뿜어내고 있다. 이 전경을 보니 콘래드의 로케이션이 얼마나 센터인지 새삼 실감이 난다. 바로 맞은 편에는 마리나 만다린 호텔 등 이 주변 수많은 대형 호텔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날 따라 날씨가 좀 흐렸는데, 머무는 내내 비가 오락가락해서 우산을 들고 다녔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콘래드의 침실에는, 여지없이 곰돌이 한마리가 새침하게 앉아 있다. 그런데, 마카오에서 본 반짝이는 금색이 아니라, 푸른 빛의 알록달록한 문양이다. 말레이시아 바틱천으로 만들어진 곰인형이 바로 싱가포르 버전이라고. 이것도 시즌 별로 계속 색상과 원단이 바뀌고, 각국 콘래드마다 개성있는 곰돌이를 만든다는 걸 이번에 첨 알았다. 로비 기념품숍에서 본 빨간 곰돌이는 지난 시즌 것이라 못 구할 줄 알았는데, 잠시 후 룸서비스를 온 직원이 따로 갖다 주셔서 마카오에 이어 또다시 곰돌이 부자가 됨...;;
콘래드 특유의 부드러운 배스로브를 좋아하는데 여긴 일반 가운 뿐이어서 다소 실망할...뻔 하였으나, 싱가포르에는 또 다른 배스로브가 준비되어 있다. 일본식 유카타를 본딴 아주 얇고 시원한 배스로브인데, TV 밑 서랍 속에 있어서 모르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싱가포르 콘래드에서 매우 놀란 건, 다른 호텔보다 앞서가는 모바일 컨시어지 시스템이다. 베개 종류만 해도 15가지(!!)나 준비되어 있다는 섬세한 퍼스널 서비스는, 모바일 앱을 통해 좀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물론 앱 자체가 영어로 되어있는 건 감안하고;;) 여러 호텔 다녀봤지만 욕실 어메니티 브랜드를 5종류나 준비한 호텔은 지금껏 듣도보도 못했다. 다른 나라 콘래드에도 있는 영국의 고급 브랜드 '아로마테라피 어소시에이츠'가 기본 옵션이고, 이 외에 상하이 탕의 '만다린 티' 바디라인을 포함, 총 5가지 브랜드를 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걸어서 찾아다니는, 시내 맛집 투어
콘래드 호텔이 있는 프롬나드 역에서는 어디든 도보 이동이 가능하지만, 여기선 구글맵이 큰 도움이 안되더라. 싱가포르라는 도시의 특성상, CBD 지역에선 밖을 걷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동선이 꼬인다. 그 이유는 에스플라나드 일대는 모두 지하나 실내 쇼핑몰로 사람들이 이동하도록 동선을 짜놓아서, 한국에서처럼 밖을 나와서 구글맵을 보며 걷기 시작하면 어느 시점부터 인도가 사라지고 차도 한 켠을 걷는 본인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 더위에 지쳐 본래 목적을 상실하기 일쑤다. 사실, 난 예전에 올 때부터 몇 번이나 이런 실수를 했다.
콘래드에서 시내를 도보로 이동할 때는, 바깥 대로변으로 걷는 게 아니라(어느 순간 길이 없어진다) 맞은 편 건물인 마리나 스퀘어 쇼핑몰을 통해 이동해야 한다. 걷다 보면 어느새 에스플라나드로 향하는 출구가 나오는데, 여기에 야외 푸드코트인 마칸수트라가 있다. 최근 한국과 일본 관광객 사이에 칠리크랩의 새로운 명소로 뜨는 모양인데, 난 다른 곳에서 저녁을 먹을 예정이라 간단히 간식거리만 샀다. 바나나 튀김 & 카야소스, 그리고 레몬을 넣은 사탕수수 주스를 사서 마리나베이샌즈 뷰에 운좋게 자리를 잡았다. 너무나도 맛있는 것.;)
마칸수트라에서 잠시 배를 채우고, 에스플라나드 일대를 이리저리 헤매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간다. 이번에 와서 보니 에스플라나드가 마리나 베이에 이어 새로운 명소로 급부상 중이었다. '씨어터 온더 베이' 예술 공연장을 중심으로, 쇼핑 아케이드를 통해 주변 지하철역이 모두 연결되었더라. 하지만 길치인 나는 이날 엄청나게 헤매서 프롬나드->에스플라나드(지하철 1정거장)에 1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슬픈 후문이..ㅠ 그 다음날 아침에 오기로 다시 도전했더니, 프롬나드에서 시청역도 걸어서 10분이더라. 쩝. 처음부터 마리나 스퀘어로 들어가 실내로만 이동했으면 엄청 시원하고 가까운 것을, 밖으로 나와 더위와 싸우고 길도 잃는 삽질을 했던 것.
새로 오픈한(사실 이번에 묵으려고 했으나 아쉽게 제외된) 사우스비치 호텔과 그 일대도 밖에서나마 구경하고, 오랜만에 만나뵌 나우미 호텔의 호텔리어 분도 잠깐 찾아뵙고, 덕분에 로컬이 많이 간다는 원조 치킨라이스 집도 알게 되어 저녁 식사도 포장해 왔다. 원래 가려던 치킨라이스 집 두 군데는 이미 너무 유명하고, 사실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집이 있는데 싱가포르에서 가장 처음으로 치킨라이스를 팔기 시작한 곳이란다. 치킨라이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밥이라는 말도 덧붙이셨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먹다 보니 알 것 같았다. 육수가 스며든 촉촉한 밥과 치킨, 그리고 소스의 조화. 반가운 싱가포르의 맛과 함께, 콘래드에서의 첫날이 흘러간다.
콘래드 센테니얼 싱가포르는 중화권 호텔예약의 최강자, 씨트립에서 예약했다. 최근 씨트립이 싱가포르 호텔을 매우 저렴하게 판매 중인건, 현지 호텔리어들도 슬쩍 알려준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프로모션 할인을 받을 때, 타사는 세전금액에서 할인되어 할인폭이 작지만 씨트립은 무려 최종 금액에서 할인이 된다. 현재 마스터카드 7% 할인 중이니 저렴하게 예약할 기회 놓치지 말 것. 콘래드 센테니얼 싱가포르 객실별 가격 자세히 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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