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2월은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맞이했다. 차이니즈 뉴이어를 앞두고 도시 전체가 붉은 물결로 출렁였던 싱가포르에서의 일주일. 도심 속에 새롭게 문을 연 디자인 호텔들이 개성 넘치는 객실과 루프톱 바를 준비해 두고 나의 낮과 밤을 완벽하게 채워주었다. 그 와중에 샹그릴라 센토사 리조트에서 보낸 2박 3일은 진짜 간만에 '휴양'을 즐겼던 꿀같은 시간. 낮에는 뜨거운 해변을 걷다가 수영을 하고, 저녁엔 비치 바에서 맥주를 마셨다. 마카오에 못지 않게 할 얘기가 너무 많아서, 예고편 격으로 준비해 본 2015 싱가포르 미리 보기.
Theme 1. 도심 속 신상 호텔과 자연 속 최고의 리조트를 오가며
싱가포르의 첫 이틀은 무려 건물 안에 뮤지엄이 있는,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담은 디자인 호텔에서 보냈다. 구석구석에 숨은 이야기를 차례로 찾아가는 재미, 매일 직원들의 손글씨가 담긴 쪽지를 읽는 따뜻함, 오래된 건물만이 지닌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이 호텔이 시내 한 복판에 있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2014년 9월, 오차드로드에 소리없이 문을 연 루프톱바.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던 호텔의 맨 꼭대기 풍경이기도.
인피니티 풀과 아늑한 카바나, 그 풍경을 완벽하게 둘러싸는 싱가포르의 세련된 도시 야경. 엄지 척.:)
싱가포르의 도심이 번잡하게 느껴질 즈음, 센토사로 향했다. 처음 만난 실로소 비치는 하얗고 깨끗하고 뜨겁다.
우기가 막 지나 쨍쨍해진 햇빛이 머리 위로 꽃히는 시간. 샌들을 벗어 손에 들고 모래를 밟으며 한참을 걷다가,매콤달콤 소스 손에 잔뜩 묻혀가며 빈땅 한 병을 비우는 센토사에서의 한 낮.
센토사에서의 매 순간이 아름답게 기억되는 건, 그곳이 샹그릴라 센토사 리조트였기 때문.
섬의 가장 깊숙한 서쪽, 울창한 우림 속의 리조트는 그야말로 위치 자체가 힐링. 이름난 리조트는 역시, 이유가 있다.
Theme 2. 로컬 명소를 찾아내고, 먹고, 마시다
호텔 여행은 돈만 있으면 될테지만, 제대로 된 바와 식당을 찾아내는 건 돈과 (한국)가이드북이 있어도 어렵지 싶다.
현지 친구가 나를 인도하사 신세계가 열렸으니...ㅎㅎ 물론 싱가포르의 유명 스카이바 리스트는 대부분 알려져 있지만, 서비스로 나오는 칵테일과 명당 자리, 베스트 입장 시간같은 디테일은 그들만의 리그.
해질녘 노을부터 야경까지, 눈앞에서 펼쳐지는 자연의 영화 한 편. 지난 번 70층 뉴아시아도 물론 좋았지만 여기는 다른 의미에서 더 좋았던. 특히 DJ 아저씨가 직접 플레이해주는 BGM 덕에 마치 하늘에 둥둥 떠있는 듯한 기분.
차이나타운 깊숙히 숨은 루프톱 바에선, 시가를 피워대며 떠드는 외국인들 때문에 머리가 띵한 밤.
시나몬스틱을 태워 꽃은 향기로운 칵테일을 앞에 놓고, 동화 속 마법의 성에 자리를 잡은 순간,
액자 속 초상화처럼 찍히는 기념사진 한 장을 남기지 않을 수 없었던 밤.
생전 처음 먹어보는, 엄청나게 유명하다는 새우 국수. 엄청나게 맛있었던.
새우를 넣고 얼마나 끓였는지 새우맛 그 자체인 국물, 쫀득한 면, 그리고 새우 새우, 또 왕새우.
잘게 다진 채소와 견과류, 콩, 매콤한 고추, 고기 튀김, 풀풀 퍼지는 현미밥의 한 그릇은 기묘한 맛의 조화를 이룬다.
완두콩으로 우려낸 녹색 콩국물을 꼭 같이 먹어줘야 아침식사의 완성. 싱가포르의 수많은 호커 센터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서만 판매한다고. 이게 얼마나 맛있었냐면, 샹그릴라 조식을 한번 포기하고 와서 먹었을 정도.
Theme 3. 취향의 싱가포르, 아트 + 카페
어느덧 세번째 오는 싱가포르. 무엇을 볼까? 그에 대한 답은 '얼마나 많은 현지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에서 찾는다.
마침 내가 머무는 기간에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이 개관 3년 이래 최초로, 그날 딱 하루만 무료 입장! 유후.
잽싸게 들어가 젊은 아티스트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담뿍 흡수하고 돌아왔다. 간만에 마리나베이 가니 좋더만.
다시 깊숙한 도심 속으로. 유서깊은 테마 서점들이 4층 건물에 빽빽히 모여있는 오래된 상가를 찾아가
잡지도 중고책도 마음껏 구경하고. 그 속에 숨어있는 푸드코트에선 현지인들 틈에 줄서서 누들과 완탕도 사먹고.
스페셜티 커피도 물론 마셨다. 하지만 당초 준비했던 것보다 트렌디한 카페는 많이 가지 않았다.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놀랍게도 내 취향이 달라지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예전엔 무조건 신상, 새로운 곳, 남들이 모르는 곳만 다니는 게 좋았다.
물론 여전히 그렇긴 하지만 이번에 마카오의 오래된 맛집 순례를 거쳐 싱가포르에 오면서,
로컬 음식과 오래된 맛집, 전통과 역사를 지닌 가게와 장소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곧 사라질지도 모르거나 흐릿해질, 오래된 것을 좀 더 많이 발견하고 기억 속에 담고 싶다.
그래서 (아마도 곧 다시 만날) 다음 싱가포르에선 더 외곽의, 혹은 더 깊숙한 곳의 무언가를 만나고 올 듯 하다.
일단은 이번 여행부터 하나씩 천천히 소개하는 걸로.:) 개봉 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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