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잠시 타이페이와 작별해야 할 시간. 에잇존 호텔의 깔끔한 아침식사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메인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한국에서도 언제 마지막이었는지 가물가물한 기차여행을 무려 대만에서 하게 되다니! 무려 4시간의 장거리 기차를 타고 향한 곳은 남부의 고도, 타이난이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잘 어울리는 빈티지한 골목을 걸으며, 타이난의 첫 인상을 천천히 새겨 넣는다.
깔끔한 일식 위주의 에잇존 호텔 조식
대만 호텔의 조식은 저마다의 개성이 있는데, 에잇존은 일식을 기본으로 한 컨티넨탈 뷔페다. 기본으로 밥과 일본+대만+한국(김치) 반찬 등은 골고루 구비되어 있고, 매일 조금씩 바뀌는 작은 접시 요리들이 메인 포인트다. 양식 스타일로 먹고 싶다면 빵과 치즈 섹션도 나름 충실히 준비되어 있다. 난 왠일로 밥이 안 당겨서 주로 빵과 샐러드 등을 먹었다. 그동안의 호텔들은 1박씩 머무르기 때문에 가능하면 골고루 맛을 보려고 했지만, 에잇존은 타이난 일정 후 2박이나 더 머물 거여서 시식에 그리 조급하지 않았음..ㅎㅎ
쾌적한 대만의 기차를 타고 타이난으로 Go Go!
꽃보다 할배 2에도 소개되지만 대만의 기차 시설은 매우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 비용을 조금 아끼려고 KTX같은 고속철(THSR) 대신 일반 기차(TRA)를 탔는데, 한국의 새마을호 정도 되는 셈이다. 타이난까지의 기차 요금은 편도 738$, 한화로 28,000원 정도로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 우리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기차 안에서 티켓 검사를 또 한다는 것! 그러니 완전 잠들 순 없고 티켓을 손에 쥐고 대기해야 하는 점이 살짝 불편하다.
대만 여행도, 기차 타는 것도 처음이라 너무 어설펐는데, 기차 안에서 먹을 거리를 팔긴 하지만 미리 역에서 조금 준비해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도시락 차가 지나가면 거의 대부분 사먹는 분위기.
타이난 역, 그리고 거리 곳곳의 첫인상
대만 전도를 펼쳐 꼼꼼히 따라가며 4시간 동안의 긴 여정을 마친 끝에, 드디어 타이난 역 도착!!! 우리네 지방 소도시 기차역과 별 다를 바 없는 소박한 기차역 풍경이다. 플랫폼에서 티켓을 끊고 나가면 오른쪽에 사진에 보이는 노란 간판의 인포메이션 부스가 있는데, 여기서 타이난의 시내 지도와 여행 정보를 배포하고 있어 몇 장 챙겼다. 만약 샹그릴라에 묵는다면 역 근처라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내가 체크인할 호텔은 시내 중심에 있어 택시를 타야 한다. 택시 정류장도 역 바로 앞에 있어 초행길에도 매우 손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대만에는 타이페이에서 쉽게 갈 수 있는 많은 관광 도시가 있는데, 굳이 기차로 4시간이나 걸리는 타이난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거창하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다. 오래전 대만의 빈티지한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는 타이난은 이번 산책 여행의 컨셉에 가장 부합하는 도시였다. 관광객으로 북적이지 않고, 웅장한 볼거리 대신 서민들의 생활상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고, 무엇보다 앞으로 소개할 혁신적인 부티크 호텔이 있는 도시가 바로 타이난이었다. 때론 어떤 호텔이 여행의 전부일 때가 있는데, 타이난은 순전히 그랬다. 호텔은 다음 편에 자세히 소개하기로 하고.
예쁜 아트와 작은 카페가 숨어있는 골목을 걸으며, 나는 타이난의 여행법을 서서히 배워간다. 타이난에는 스펙타클한 구경거리 대신 느릿한 여유와 산책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그래서 여긴 좀더 느리게 걸어야 한다는 걸, 그래야 좀더 즐거워진다는 걸.
이제부터 타이난의 추천 호텔과 볼거리 연재, 투비 컨티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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