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다니지 않고 호텔 주변의 볼거리와 먹거리부터 여유롭게 탐색하는 대만 산책여행, 첫번째 장소는 시먼딩이다. 시먼딩은 보통 명동같은 쇼핑거리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의외의 아트 스팟도 숨어있다. 바로 인디 아티스트의 공방이 모여있는 레드 하우스(시먼훙러우)인데,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예술가들의 터전을 만들어 놓은 크리에이티브한 공간이다. 여행 첫날 저녁이니 시원한 맥주 한 잔도 빼놓을 수 없지.:)
호텔 맵을 놓치지 마세요! 주변 로컬 정보가 가득
보통 호텔에서 지도 달라고 하면 시티맵(관광청이나 지역 상권에서 만든)을 주는데, 암바 호텔은 자체 제작한 디자인 지도에 시먼딩의 먹고 놀고 볼 것을 예쁘게 담았다. 시먼딩이 도심 중앙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에 숙소를 정할 때 다소 망설일 수 있지만, 시먼딩에도 요렇게 할 게 많다는 거! 기존 지도는 다 버리고 요거 하나 들고 레드 하우스까지 무사히 걸어갔다 왔다는. 암바 뿐 아니라 다른 호텔에서도 종종 호텔맵을 준비하고 있으니 체크인 시에 문의해 보자.
도심 속에 자리잡은 크리에이티브 부띠크
일제 시대에 지어져 벌써 100년이 넘었다니, 건축물부터 빈티지 그 자체다. 건물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밴드의 연주 소리도 점점 크게 들려온다. 아마 건물 어딘가에 연습실도 있나보다. 젊은이들이 열심히 드나드는 출입문에 나도 따라 들어가 본다. 드디어 RX 100 출사가 시작되는구나. 흐흐. 아직은 카메라가 손에 익지않아 서툴다.
생각지도 못한 아기자기한 숍들이 펼쳐지는 레드하우스. 오래된 건물 외관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하나하나가 다 독립된 숍이고, 주인장들은 손으로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고개를 들어보니 2층에서는 방송 촬영도 한창이다. 젊은이들의 거리 시먼딩에 어울리는 로컬 아트신의 활기찬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숍들의 개성도 하나하나 뚜렷하고, 대부분의 제품이 핸드메이드여서 의미있는 기념품을 구입하기에도 좋다.
1,2층에 빼곡하게 들어찬 공방들을 천천히 구경하고 나서, 1층 한편에 꾸며진 전시관 및 기념품점도 둘러본다. 빈티지한 타이페이를 자유롭게 표현한 아기자기한 전시들, 재기발랄한 팝업 엽서들이 이어진다. 기념품점 옆에는 예쁜 찻집도 있는데 차와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저녁식사는 점찍어둔 곳이 있어서 아쉬운 발길을 돌려 천천히 숙소로.
암바 호텔의 시그니처 레스토랑, 치바 Chiba에서 저녁식사
서점도 아니고, 도서관도 아니다. 책으로 가득 찬, 레스토랑이라니!! 체크인하면서 이곳을 처음 본 순간, 다음날 조식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저녁식사는 여기로 당첨. 혼자 먹는 저녁이지만 이 곳이라면 외롭지 않을 것 같아.ㅜㅜ
사실 시먼딩에 저렴하고 유명한 맛집이 참 많은데, 아직은 로컬 음식이 그리 당기지 않아 온 것이기도 하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먹는 거 가려본 적이 없는데,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생소한 향과 재료를 맛보는 게 쉽지 않다. 나처럼 현지 요리를 잘 못 먹는다면 이곳의 뉴욕st 메뉴들이 반가울 지도.;) 주로 파니니와 샌드위치, 파스타가 메인 메뉴.
이미 좌석은 거의 만석이고, 각종 모임도 많은 듯 시끌벅적한 분위기. 우선 타이완 드래프트 비어부터 주문하고, 간만에 튀김이 먹고 싶어서 셰프 스페셜 메뉴 중 하나인 깔라마리를 시켜보았다. 대만 하면 해산물이니께.
이만하면 타이페이에서의 첫 날을 기념하는 멋진 저녁. 뜨겁고 바삭한 깔라마리에 라임 뿌려 시원한 맥주와 먹어주니 이제서야 살 것 같다. 오늘 하루가 참 길었구나. 아직 시먼딩의 많은 걸 보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아픈 허리에 선방했다. :)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펼쳐질 지 설레는 마음으로, 맛있는 저녁시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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