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밤바람을 맞으며, 리버프론트 크루즈 타기
방콕에서의 첫날 저녁. 무리인 걸 알면서도 서둘러 아시아티크로 향한 건, 한시라도 빨리 방콕 시내를 파악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지하철에서 지상철(BTS)로, 그리고 아시아티크를 오가는 크루즈로 갈아타며 우리는 방콕에서 움직이는 법을 빠르게 익혀 나간다. 무료 크루즈를 타는 선착장에는 현지인과 여행자들이 뒤섞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 때 우리 뒤에 선 나이 지긋한 백인 커플이 칼립소 쇼의 카달로그를 내밀며 이 배를 타면 되는지 내게 묻는다. 아시아티크는 단순한 야외 쇼핑몰이 아니라, 다채로운 쇼가 열리는 공연장과 4D 영화관이 갖춰진 복합 시설이었다. 평일 저녁에 방콕 젊은이들이 유난히 많이 찾는 이유였다. 긴 기다림 끝에,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크루즈에 탑승했다.
일정 내내 앞서 걷느라 급한 성격 인증한 나, 그리고 첫날이라 패션에 한껏 힘준 관영.ㅋㅋ
로컬 문화를 세련되게 변주한 쇼핑 플레이스
최근 아시아 대도시 어디에나 있는 초대형 쇼핑몰 일색이 지겨워진지 오래된 내게는, 아시아티크가 빚어낸 야시장과 멀티플렉스의 아름다운 조화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시원한 강바람 속에서 은은한 조명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야외 쇼핑몰이라니!! 게다가 이곳에 입점한 수많은 숍들은 대부분 로컬 디자이너들이 운영하고 있어 세상에서 하나뿐인 방콕 쇼핑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다. 좀더 일찍 왔다면 여유있게 구경할텐데..하는 아쉬움만 가득.
하지만 우리는 서울에서 이제 막 도착한 굶주린 여행자들....아시아티크도 식후경!! 로컬 식당 찾아 삼만리!
너무 세련되어 타이 푸드 식당이 거의 없다는 게, 이곳의 유일한 단점(!). 딱 한 곳 찾은 태국 음식점은 이미 바글바글.
태국 음식 찾아 삼만리 했으니, 대표 메뉴들은 시켜봐야겠다 싶어서 똠얌꿍과 팟타이, 그리고 시푸드 요리 하나 더 추가하고 시원한 창 맥주로 무사 도착 Cheers! 그동안 똠얌꿍을 매우 싫어 했었는데, 역시 똠얌꿍은 태국의 더위 속에서 먹어야 진리인가보다. 아주 술술 넘어간다. 신기하게도. :)
슬슬, 쇼핑 본능 발동!
크루즈도 11시까지만 운행하기 때문에 나의 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빈티지한 테마의 야외 공간에 오밀조밀 들어찬 숍들에는 개성이 넘치는 패션 잡화들이 가득하다.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계속 원피스에만 눈길이 가는 내게, 저녁 먹고 기분 좋아진 문 대표께서 원피스를 하사하심.:) 대부분의 옷들은 200~300바트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로컬 물가에 비해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잘만 고르면 득템 가능! 가볍고 시원한 천으로 만든 원피스는 마음에 쏙 들었다.
다음날 아침, 원피스 인증샷! @ sofitel so
추천 숍, MUZINA
여행 전에 읽었던 '방콕여행자'라는 책에 언급된 가게여서 일부러 찾아서 들러봤다. 일본인 오너가 방콕에서 전개하는 오리지널 디자인 숍으로, 아속 역에 카페를 겸한 본점이 있고 아시아티크에는 쇼룸 형태의 숍이 있었다. 태국과 일본의 색깔이 동시에 느껴지는 독특한 패션 잡화들과 가죽 제품들을 구경하고 싶다면 추천. 다음엔 꼭 아속의 카페에 들러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크루즈 시간도 맞춰야 하고 짐도 풀어야 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크루즈를 타기 위해 줄을 선다. 여행 전에 찾아봤던 국내 리뷰에는 주로 낮에 촬영한 사진들만 봐서 그닥 매력을 못 느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이 곳은 밤이 진리다. 어쩌면 방콕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런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느긋하게 돌아보려면 해가 질 초저녁쯤 배를 타고 와서 예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하나둘 발견하는 재미가 있겠다. 아시아티크는 야시장과 멀티플렉스의 진부함을 탈피하고도 충분히 좋은 쇼핑 플레이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멋진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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