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출발
여행 반, 취재 반으로 비행기 타는 일도 벌써 만 7년 차. 하지만 2013년 첫 공항행에 7개월 만의 해외 나들이라 남다른 설레임이 밀려온다. 무려 3일이란 개념없는 평일 연차를 내고 뛰쳐나온 일탈의 속시원함일지도 모르고. 어쨌든 새벽 5시 리무진을 타고 도착한 인천공항은 여전히 분주하다. 2박 4일이라는 애매한 일정을 체력적으로 잘 버텨줄 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수속을 하고 면세품을 바리바리 찾은 후, 탑승동에 있는 아시아나 라운지로 향했다.
AM 7:00 아시아나 라운지 @ 탑승동
만원짜리 롯데 선불카드를 쓰려는데 아뿔싸. 탑승동으로 건너오니 롯데 화장품 면세가 없더라. 아직도 공항에 대해 모르는 것 투성이라니. 하지만 약 10분 후, 내 손에는 화장품 대신 묵직한 술병이 들려 있었다. 벼르던 헨드릭스 진을 주류 면세에서 발견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겟. 출발도 하기 전에 1l짜리 술을 사는 나...못말려. 조만간 폭풍 칵테일 제조 예정ㅎ
탑승동에서 PP카드 입장 가능한 아시아나 라운지로 향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라운지는 아니지만, 나지막한 조명에 편안하게 쉬기엔 좋다. 남은 시간은 30분. 뚝딱 조립한 샌드위치, 샐러드, 콜드 파스타로 아침을 때운다. 이렇게 아침 비행기 탈 땐 역시 라운지만한 데가 없다. 잠시 후 에어 마카오의 기내식을 받고, 라운지에 한번 더 감사하게 된다;;
AM 9:00 에어 마카오에서의 3시간 40분
비행기 내부는 아담하다. 3:3의 비좁은 좌석 통로 자리, 앉자마자 오전의 피로가 쏟아진다. 차이나 풍의 블랙 드레스에 빨간 허리띠로 포인트를 준 에어 마카오의 스튜어디스들은 밝고 쾌활하다. 이윽고 기내식의 선택 시간, 라운지에서 식사를 하고 와서 생각이 없었지만, 어떻게 나오나 궁금해서 치킨 라이스를 주문했다. 맛은 부실한 편. 특유의 향이 가미된 닭고기가 비위에 거슬려 먹지 못했다.(또다른 옵션인 녹차죽보다는 그나마 낫다는 후문이...) 비행기에서 흰밥 위에 김치만 잔뜩 올려 한끼 때우기는 처음이다.ㅜ 에어 마카오를 탄다면 라운지에서 아침식사는 든든히 먹어두기를.
도착, 여행 미리 보기
마카오는 가깝다. 출발의 피곤함을 달래며 눈 좀 붙이려니 어느 새 도착이란다. 홍콩 공항은 여러 번이지만 마카오 공항으로 들어오는 건 처음이다. 함께 움직일 멤버들과 현지 여행사 과장님을 만나 호텔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은 온전한 자유여행이 아님을 우선 밝혀둔다. 여행의 목적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2013년 버전 마카오 자유여행을 위한 현지 답사"다. 거점은 포시즌 호텔, 개인적인 여행 포인트는 '미식, 휴식과 스파, 그밖에 자유여행지로서 마카오만의 강점찾기'였다. 결론적으로 모든 것을 발견하고 올 수 있어 뿌듯했다. 앞으로 연재할 마카오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간추려 본다.
룸보다 더 큰 포시즌의 욕실. TV가 있는 욕조에서의 반신욕은 파라다이스.
마카오 최고의 호텔 포시즌, 그리고 3대 호텔 투어
전 세계 호텔 체인이 죄다 들어와 있고 지금도 신축중인 마카오는 고급 호텔의 최고 격전지다. 작년 말 객실 4,000개 규모의 초대형 쉐라톤 마카오가 들어서면서 마카오 호텔 전쟁은 더욱 거세졌다. 그래서일까. 인스펙션을 다녔던 모든 호텔 매니저들의 서비스는 그 어느 때보다 각별했고, 각 호텔만의 강점도 매우 선명하고 뚜렷하게 보였다.
그 와중에도 독보적인 품격을 자랑하는 최고의 호텔은 역시 포시즌이었다. 어느덧 오픈 5년을 넘어가는 베네시안의 객실은 노후화되고, 새로 들어선 갤럭시가 애매한 가격과 서비스로 외면받는 와중에도, 포시즌은 이름값이 아깝지 않은 진심어린 서비스와 부대시설,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로 나를 감동시켰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부터 최고급 스파 체험기까지, 급이 다른 호텔 포시즌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아울러 새롭게 떠오른 쉐라톤과 만다린 오리엔탈도 비교 소개할 예정.
만다린 오리엔탈의 아름다운 애프터눈 티.
마카오의 3대 애프터눈티 섭렵, 그리고 미식
포시즌에서 숙박은 못해도 애프터눈티는 많이들 먹으러 온다고 한다. 홍콩에 비해 같은 급의 메뉴를 좀더 저렴하게 만날 수 있는 마카오의 애프터눈티는 이미 여행좀 해봤다는 이들에게는 필수 코스. 그래서 이번 취재 때도 호텔 별로 애프터눈 티를 매번 내어 주셔서 정말 행복했다. 호텔 로비 라운지의 시그니처 메뉴답게, 어찌나 개성도 다들 제각각이신지. 우월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포시즌, 쉐라톤, 만다린의 3대 애프터눈티 비교 체험은 호텔 소개와는 별도로 연재한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첫날 저녁 과식&무리로 크게 탈이 나서 다음날 반나절의 시내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마카오 여행에서는 참, 잘 먹었다. 미슐랭에서 별 받은 포시즌 중식당부터 현지인들만 들락거리는 소박하고 푸짐한 매캐니즈 식당까지, 마카오 미식의 진수를 소개한다.
베네시안을 제대로 즐기는 법은 따로 있다:)
마카오,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발견하다
마침 내가 떠나기 이틀 전, 런닝맨에서 마카오 타워의 호쾌한 번지점프가 전파를 타자 수많은 한국인이 갑자기 마카오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가이드를 해주셨던 현지 여행사 과장님의 말을 빌자면 "번지점프 체험 끼워서 20명 단체 예약 해주세요"라는 부킹도 심심찮게 들어온다고. 하지만 나처럼 고소공포증이 있는 평범한 여행자라면 굳이 마카오 타워를 거치지 않아도 멋진 여행을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2013년에는 홍콩보다 마카오가 자유여행지로서의 메리트가 더 높다고 느꼈다.(최근 홍콩 여행에 많이 실망한 것도 사실이고)
이유는 1. 호텔 프로모션이 잦아서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 호텔에 묵을 수 있고, 2. 홍콩에 비해 덜 번잡하게 리미티드 에디션을 쇼핑할 수 있는 쇼핑 천국이며 3.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한적한 빌리지, 문화 유산들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카오의 쇼핑 인프라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포시즌과 베네시안의 연결통로에 있는 DFS 갤러리아는 올해 확장 오픈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입점하고, 베네시안에는 홍콩의 필수 코스로 불리는 대부분의 숍들이 입점해 있어 원스톱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특별한 아이템을 건지고 싶은 이들을 위한 몇몇 숍을 살짝 공개할까 한다.
타이파 산책하던 중, 우연히 찍힌 사진..
BEST OF BEST
마카오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타이파 빌리지를 다시 찾았던 세번째 날이었다. 아파서 콜로안을 못갔던 아쉬움을 타이파에서 달랬다고나 할까. 1년만에 다시 찾은 타이파는 조금 더 세련되게 변화하고 있었지만 그 고즈넉한 공기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잠시간 혼자만의 산책, 조그만 쿠키 숍이 여전히 그때 그 자리에 있는 것도 너무 고맙고, 신축한 스타벅스 매장은 얼마나 마음에 들던지, 혼자 왔었다면 여기서 몇 시간을 머무를텐데....하는 아쉬움.
그리고 귀국 전에 관람한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공연은 마카오 여행의 대미이자 베스트 오브 베스트. 같이 본 일행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꼭 부모님 보여드리고 싶다"고. 자본과 예술이 빚어낸 가장 아름답고 호화로운 공연을 만났다.
마카오에서의 금쪽같은 순간들, 이제부터 하나씩 풀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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