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는 유적지가 있는 반도와 빌리지가 있는 코타이 섬 지역으로 나뉜다. 반도의 호텔은 4~5성급의 체인 호텔이 고만고만한 사이즈를 자랑하고 있는 반면, 섬을 지배하는 숙소의 형태는 베네시안으로 대표되는 크고 화려한 리조트가 어깨를 겨룬다. 그동안 코타이 섬의 확고한 대세였던 베네시안을 위협하는 새로운 강자, 갤럭시 리조트가 2011년 대대적으로 개장했다. 운좋게도, 마카오 초행길인 내게 주어진 1박의 기회는 바로 이 리조트의 5성급 호텔 중 하나인 '오크라 호텔'.
갤럭시 리조트의 첫인상은.......@.@
대륙의 풍모가 느껴지는 거대한 외관, 로비부터 펼쳐지는 압도적인 분수쇼 등 모든 것이 베네시안을 겨냥한 듯한 '더 크고 더 화려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처음에는 이 금칠 좌르르르한 건물에 지레 기가 죽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조명과 인테리어 등 세심한 부분에서는 중국스러운 촌스러움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어쨌든 이곳에서는 미학적인 완성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갤럭시 리조트는 어디까지나 '카지노에 의한, 카지노를 위한, 카지노만의' 리조트니까. 어디를 가든, 반드시 카지노를 거쳐야만 하는 동선이 이를 증명한다.
모던한 젠 스타일의 일본계 호텔, 오크라 Okura Hotel Macau
아직 오픈한지 채 1년여도 되지 않아 국내에도 거의 후기가 없는 호텔이다. 그래서 책에 쓸 내용을 아껴두려다가 블로그에도 일부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오크라 호텔의 장점은 홍콩의 왠만한 스위트 룸과 견줄만 한 디럭스 룸 스펙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 넉넉한 룸 넓이 뿐 아니라 욕실 또한 매우 넓고 근사하다. 디럭스룸 욕조에 TV가 왠 호사냐! 돈을 주고 묵어도 아깝지 않을만한 멋진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었다. 주관적인 단점은 카지노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 리조트 자체의 분위기가 참 난감하게 느껴질 수 있고, 담배연기 자욱한 카지노를 거쳐야만 호텔 로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내 경우에는 이게 가장 곤혹스러웠다.
갤럭시 리조트, 어떻게 즐겨야 할까
마카오의 어떤 리조트도 카지노가 자신의 심장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다양한 쇼핑지구와 부대시설 같은 액세서리로 이를 적당히 감추고 있다. 갤럭시의 경우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비치와 일본식 정원, 엄청난 규모의 쇼핑몰(아직 다 입점조차 되지 않았다)이 그러한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5월의 선선한 저녁 공기는 인공 비치를 즐기기에 그리 적당하지 않았다. 실제로 사람도 많지 않아서 뻘쭘한 분위기였다. 생각보다 마카오가 그렇게 덥지가 않더라. 결국 물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갤럭시에 와서 좋았던 점은 다른 리조트나 시내 호텔처럼 붐비지 않고 한가로우며, 셔틀버스 노선이 가장 많아서 어디든 공짜로 다닐 수 있으며, 푸드코트에서 맛있는 현지 음식을 골라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홍콩식 아침식사인 따끈한 닭죽과 도너츠를, 피쉬볼 누들과 함께 저녁식사로 해치웠다. 다음에 다시 마카오에 오게 된다면 꼭 갤럭시여야 해! 이건 아니지만, 그때도 반도보다는 섬 쪽에 있는 숙소가 내겐 더 좋을 것 같다. 반얀트리 호텔에 묵으면서 애프터눈 티 세트(갤럭시의 세 호텔은 각자의 컨셉트에 맞춘 애프터눈 티 세트를 선보인다)와 스파를 경험하고, 이번에 놓친 콜로안 빌리지를 산책하면서 좀더 여유로운 일정으로 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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