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묵기로 했던 방. 민박 형태가 싫어서 레지던스 건물로 옮겼다.
북메이트 소셜숙박의 첫 도전기!
노숙부터 게스트하우스, 유스호스텔, 최고급 리조트까지 숙박이란 숙박 형태는 다 경험해 봤지만 소셜 숙박은 처음이다. 에어비앤비를 필두로 요새는 카우치서핑 같은 일종의 숙박 교환 형태까지 소셜 숙박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가 되었다지만, 아무래도 천상 한국인인 내게는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개념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매년 급증하는 방문자 수에 비해 호텔 수는 여전히 부족한 홍콩이야말로 소셜 숙박에 도전해 볼 좋은 여행지라 판단했다. 매번 호텔 예약으로 속을 끓이느니 민박과 비슷하면서도 좀더 믿을만한 숙소를 구하기 위해 북메이트(www.vookmate.com)의 문을 두드렸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기존의 여행과 비교했을 때 장단점이 뚜렷하다.
아쉬웠던 점부터 얘기하자면, 시설 면에서는 기존의 민박과 특별한 차별점을 느낄 수 없었다.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보통의 민박집에 비해 조금 더 예쁘게 꾸며놓고 입지 조건이 좋은 대신 당연히 가격은 더 비싸다. 비슷한 가격으로 호텔에 묵을 수도 있다. 소셜 숙박을 찾는 결정적인 이유는 주인장 사장님과의 사전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빠삭한 현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전에 스케줄을 다 정해놓은 데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나같은 여행자에게는, 한국인끼리 몰려다니며 쇼핑을 하고 밥을 먹는 여행이 별로일 수도 있겠다.
호텔에 비해 좋았던 건 레지던스 형태의 숙소여서 원할 때 언제든 간단한 음식을 해먹을 수 있고, 집처럼 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고, 무엇보다 입지 조건이 환상적이었다는 것이다. 현지인들이 지나다니는 셩완 거리 한 복판에서, 그들이 먹고 사는 같은 아파트 건물에 묵는 경험은 감히 호텔 숙박과는 견줄 수 없다. 또한 일반적인 한국인 민박과 달리 아침식사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그만큼 현지식을 경험할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이번 여행에서, 드디어 호텔 조식이 아닌 홍콩식 죽으로 현지인들과 함께 아침을 시작했던 기억은 아마도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
추천 메뉴 1, 카페 드 코랄의 오리고기 덮밥
카페 드 코랄은 물론 체인점이고 번화가 시내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지만, 특히 셩완 지점은 사람도 엄청 많고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붐빌 정도로 요 동네 맛집으로 꼽힌다. 저녁 식사시간이 애매했던 날, 오리고기 덮밥을 테이크아웃해서 숙소에 와서 먹었는데 정말 눈물나게 맛있었다. 홍콩 와서 먹었던 덮밥류 중에서 제일 맛있었고, 가격도 3~4천원대로 엄청 저렴한 편. 하긴. 오랫동안 구워낸 통오리고기에서 방금 잘라낸 고기를 듬뿍 얹어주는데, 맛이 없을리가 없지.
추천메뉴 2. 셩케이 죽집에서 아침을!
셩완에는 앞으로 내가 소개할 트렌디한 골목도 물론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풍경이 잘 남아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만큼 현지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맛집이 많다. 셩케이(셩키) 죽집도 그 중 하나다. 몇십년인지 백년인지 암튼 무지무지 오래된 죽집인 건 확실하다. 치킨 콩지를 주문했는데 담백하고 묽은 죽을 훌훌 떠먹으니 전날 냉방병에 걸려 식은 땀이 나던 몸상태가 급 좋아질 정도로 맛있었다. 무엇보다 현지인 식당인 만큼 합석은 기본! 같은 테이블에 앉은 홍콩 사람들이 도너츠를 손으로 잘라 죽에 넣어먹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셩완에서 숙박을 한다면 이 죽집에서 한번쯤은 아침식사를 해보길 꼭 추천한다. 영어 메뉴판도 있으니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우선 메뉴판을 달라고 할 것.
추천메뉴 3. 망고, 실컷 먹고 가야지!
셩완에는 오래된 과일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언제나 신선한 과일을 듬뿍 사먹을 수 있으니 참 즐거운 일이다. 특히 망고는 디저트로 먹는 것도 좋겠지만 한두번 쯤은 생 망고를 사서 실컷 먹어보는 것도 홍콩 여행만의 묘미. 얼굴보다 더 큰 망고 한 알을 사다가 숙소에서 편안히 먹는 시간, 여행의 중요한 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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