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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터스본위의 마이크로 사이트 mtee.metersbonwe.com
해외 트위터에서 우연히 클릭한 한 웹사이트가 내 시선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아시아 5대 도시의 스트리트 컬쳐를 빠르게 편집한 감각적인 영상이 펼쳐진 것이다. MTee라는 로고 외에는 이렇다 할 정보가 없어서 좀 찾아보니, 영상의 정체는 중국 최대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 Meters/bonwe(미터즈본위)가 3월에 갓 선보인 미니 다큐멘터리. 미터즈본위는 국내에서는 전혀 알려져있지 않지만 웬트워스 밀러(석호필)가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영화 트랜스포머3에 PPL을 진행할 만큼 영향력있는 중국의 대표 브랜드다.
미터스본위가 조명한 5개 도시는 중국 본토의 상하이와 베이징, 광저우, 그리고 홍콩과 대만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hris Do가 이 도시들을 여행하며 아시아의 스트리트 컬쳐를 선도하는 아티스트를 세련되게 조명했다. 단순히 광고가 아닌, 가치있는 다큐멘터리로 스토리텔링한 캠페인을 보면서 중국어권 팝 컬쳐가 얼마나 독창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싱가포르의 '아트 비엔날레'와 MFW 패션쇼, 그리고 필리핀의 아얄라 뮤지엄, 홍콩의 큐브릭과 GOD....지난 몇 년간 목격한 아시아의 멋진 '현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여행하는 매 순간 아시아의 대중문화가 주체적이고 창의적으로 전개되는 광경을 많이 발견했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이제는 중국과 아시아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유독 중화권으로 거대하게 통합된 아시아 문화에서 다소 소외된 것처럼 느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언어가 물론 결정적인 장벽이겠지만, 한국인 특유의 중화권을 향한 우월의식과 독특한 '여행' 방식도 아시아의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데 한몫 한다.
매해 상해와 북경 여행을 가는 한국인이 엄청나게 많은데도, 매장이 4,000개라는 '미터스본위'를 소개한 여행기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왜일까? 중국 패키지 여행 루트가 대부분 '역사적 명소와 관광객을 위한 쇼'로 뻔하기 때문이 아닐까. 쇼핑을 할 때도 눈에 익숙한 브랜드를 선택하며 로컬 브랜드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 나라 사람들이 지금 뭘 하는지보다, 다른 한국인 관광객이 뭘 했는지"가 더 경쟁적으로 궁금한 한국인 특유의 여행 패턴 때문일게다.
→ 미터스본위의 새로운 라인 MTee의 캠페인을 위해 제작한 미니 다큐 "Uproar In Heaven" 5:15 Trailer (Vimeo)
중국은 모험적인 기업가정신을 지닌 한 브랜드 덕분에 자라와 H&M, 갭과 유니클로를 제치고 독보적인 로컬 브랜드를 가질 수 있었다. 수많은 SPA 브랜드가 국내에 진입해 있는 지금, 언젠가는 미터스본위 같은 중국발 공룡이 소리없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잠식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늘 동네 백화점에 대대적으로 런칭한 대기업의 SPA 매장은 '8초 만에' 반하기는 커녕 어번아웃피터스의 매장 디스플레이, 빅토리아시크릿의 속옷 디자인, 유니클로의 아티스트 콜라보를 골고루 베껴낸 물건들이 썩소를 자아냈다. 하필 이런 날 미터스본위의 멋진 캠페인을 발견한 게, 조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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