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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France

파리 여행의 느긋한 점심식사 & 몽마르트 뒷골목 산책하기

by nonie 2014.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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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일요일을 바스티유 마켓에서 활기차게 시작했으니, 묵직한 장바구니는 숙소에 놓아두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시내로 향한다. 오르세 미술관 근처에 있는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느긋하게 코스 런치를 즐기니 파리지엔이 된 것처럼 로맨틱한 오후 시간이 흘러간다. 날씨가 너무 좋은 파리의 일요일 오후, 탁 트인 몽마르트 언덕에서 여행의 낭만을 한껏 들이마신다. 유명한 몽마르트 광장보다 더 예쁘고 평화로운, 그 뒷편의 작은 골목을 산책하면서.










2코스 런치 세트 @Costa d'Amalfi

동행한 지인이 민박집에서 친해졌다는 동생들을 소개해 줄 겸 점심도 함께 하자고 해서, 오르세 미술관 앞에서 그녀들을 만나 근처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파리에서 짐을 풀고 제대로 먹는 첫 점심식사여서 왠지 모르게 기대가 된다. 파리의 대중적인 레스토랑은 대부분 점심 메뉴를 따로 선보이는데, 전채 요리 + 메인 요리, 혹은 메인 요리 + 디저트 중 선택할 수 있고 1인당 20유로 선으로 코스 치고는 꽤 저렴한 편이다. 여자 네 명이니 디저트보다는 요리가 다양한 게 좋을 듯 해서, 전채와 메인을 2종씩 골고루 주문했다. 배고픔을 달래줄 푸짐한 빵바구니가 먼저 나온다. 









이어서 전채 요리로는 가벼운 생햄 카프레제, 살라미와 프로슈토 모듬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미국에서 유학하다가 졸업을 맞아 파리로 놀러온 두 처자들은 인상도 좋고 예의도 바르고. 10살 가까이 차이 나는데도 왠지 내가 더 철이 안든 것 같은ㅜ 어른스러운 학생들이라 유쾌하게 통성명을 나누며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다. 보통 혼자 소화해야 하는 해외 일정이 많은 터라, 이번 유럽 여행에서 친구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메인 역시 토마토 소스의 뇨키와 볼로네제 파스타가 나왔는데, 나는 평소 좋아하는 볼로네제를 먹었다. 담백하고 따뜻한 맛이 고픈 배를 채운다. 그 때 문득, 12년 전 첫 파리 여행이 떠올랐다. 내 몸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한 달을 떠돌았던 가난한 대학생 배낭족 시절, 돈을 아끼려고 샹제리제 거리 한 복판에서 식빵에 잼을 발라 한 끼를 때우던 순간 말이다. 그녀들이 얘기하는 한인 민박집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2014년의 한국 대학생이 파리를 배낭여행하는 방식이 12년 전과 그닥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1시간 단위로 일정을 짜서 명소를 빠짐없이 돌고, 커피 한 잔의 돈과 시간을 아껴서 관광명소를 점찍고, 한식으로 차려지는 저녁을 먹기 위해 시간 맞춰 민박집으로 돌아간다는 것 등...


그래. 어쩌면 지금의 나는 파리에서 커피 한 잔과 코스 요리를 맛볼 약간의 여유는 얻었지만, 길바닥을 헤맬 수 있는 젊음과 청춘은 어쩌면 영원히 떠나보낸 거겠지. 그때 꿈꾸던 30대의 내 모습은 지금과 얼마나 같고 다를까. 앞으로의 꿈과 진로로 고민이 많은 20대 초중반의 아이들을 앞에 두고 있자니, 괜시리 나의 10년 전을 돌이켜보게 된다. 



Ristorante Costa d'Amalfi

Address: 65 Rue Université, 75007 Paris, France (구글맵 바로 가기)

Phone:+33 1 45 56 03 71











비일상의 아름다움, 일요일의 몽마르트

원래 확실한 컨셉트를 가지고 테마 여행을 하는 편이라, 아무런 준비 없이 온 파리에선 행선지 하나하나에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유명한 명소(에펠탑, 개선문 등)를 피해서 마레 지구에 숙소를 정했는데, 점심 먹고 몽마르트를 가자는 일행들의 선택이 마뜩찮게 다가온 것도 사실이었다. 게다가 십여 년 전 내 기억속의 몽마르트는 각종 호객 행위와 소매치기로 가득한 평범한 관광지에 불과했다. 그런데 눈 앞에 펼쳐진 2014년의 몽마르트는 전혀 다른 풍경으로 다가왔다. 일요일을 맞아 일광욕을 즐기러 온 파리지엔과 여행자들의 평화로운 휴식, 그리고 빈티지한 목마의 동화적인 아름다움이 겹쳐져 파리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성당 위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탁 트인 파리 시내의 전경과 따뜻한 봄바람 마저도, 생소하리만큼 새롭게 다가왔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한 곳인데, 진부하기 보다는 낭만적인 공기가 가득했다. 왜 모두가 '파리'라는 도시에 로망을 갖는지, 파리가 가진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왜 특별한지, 몽마르트를 돌아보며 새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언덕에서 성당으로 이어지는 유명한 광장을 떠나, 뒷편의 한적한 골목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겨본다. 벽에 기대어 앉아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훈남 청년 역시 그 풍경의 한 조각으로 완벽하게 스며든다. 나, 이제 파리에 왔구나 싶다.







솔직히 런던에서 베를린, 파리로 이어지는 여정 중에서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여행지가 파리였다. 그나마 세 도시 중에 한 번이라도 가봤고, 첫 파리의 기억이 워낙에 가난하고 힘든 한 여름의 배낭여행이라서 였을까. 하지만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5월 봄날의 파리는 유럽 3주 일정의 정점이라 할 만큼 반짝이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기분좋은 파리 여행의 첫날 저녁, 나는 새로운 친구들을 초대해 소박하지만 맛있는 저녁식사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본 파리 여행은 에어비앤비로 파리지엔의 아파트에 숙박하며 파리의 구석구석을 탐험한 테마 자유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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