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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hailand

[방콕 호텔놀이] 랑수언로드 뒷골목, 소박한 로컬 카페에서의 아침

by nonie | 김다영 201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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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런저런 고민을 했더랬다.


내 머릿 속에 있는 방콕은 여전히 '카오산로드'였다. 아무리 시티투어를 모토로 다닌다지만, 나 역시 배낭여행으로 이 바닥에 입문했고, 내 안의 자유로움을 되살릴 수 있는 최고의 스트릿은 카오산로드란 상상을 막연하게 품고 왔다. 계속 신도심에만 머물다 보니 번잡한 방콕의 매연과 교통체증, 높은 물가에 살짝 질리기도 한 참이다. 그러나 내가 있는 곳에서 구시가지는 너무나 멀고, 카오산이 예전의 카오산이 아니라는 현지인의 조언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가까운 곳에서 로컬의 한가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는 없는 걸까. 호텔 뮤즈에 체크인하던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 랑수언 로드의 뒷골목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그 해답을 찾기로 했다.     









카페 레(Cafe Re)는 호텔 뮤즈의 맞은 편 골목에 있다. 절대 카페같은 건 있을 것 같지 않은, 마사지숍과 로컬 식당들만이 듬성듬성 있는 좁은 골목을 지나니, 너른 마당 한 가운데 소박한 지붕의 작은 건물이 보인다. 홍콩에서도 가끔 이렇게 집같은 카페를 만날 때가 있었다. 여행이 한결 편안해지는 순간이다.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갈아신고 카페 안에 들어가는 순간, 현지인의 집에 놀러온 기분. 차분하고 친절한 성품의 언니가 주문을 받는다. 여러가지 아침 메뉴가 많은 걸 보니 주변 호텔에 묵는 여행자들이 종종 이용하나보다. 풀맨에서 조식을 먹고 온 나는 제대로 된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일본식 드립 커피를 주문해본다. 아침을 못먹은 쑤 양을 위한 튜나 샌드위치 세트도. 








융드립으로 내린 커피에는 살짝 커피 오일이 보인다. 컵이 작은 게 아쉬울 정도로, 맛있다. 방콕에서 의외로 좋은 커피를 마시기가 어려웠다. 다양한 음료 문화가 발달한 동남아에서는 아직 스페셜티 커피 한잔을 만나기 위해서는 전문 카페를 가야만 한다. 







wi-fi까지 제공되니 진짜 집처럼 편안한 느낌. 한참을 앉아서 마당 앞 풍경도 바라보고, 멤버들과 다음 일정도 계획해 보고. 오전은 푹 쉬었으니, 이제 한국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 쇼핑 투어를 떠날 참이다.  









때로 쉼표가 있기 때문에 여행이 더 빛나는 순간이 있다. 앞으로는 좀더 쉼표를 많이 찍는 여행을 하고 싶단 생각이 이곳 카페에서 문득, 들었다. 그동안 여행도, 삶도, 앞으로 정신없이 내달려 가는 게 내 방식이었다. 어떻게 쉼표를 찍어가면서 원하는 일을 잘 할 수 있을 지가 아직은 고민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길은 내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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