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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미디어

해외여행 전문 잡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국의 여행 매체 집중 분석

by nonie 2009.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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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현재, 여행을 꿈꾸는 당신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포털 검색이다. 적당히 북마킹을 해둔 다음엔 서점에 간다. 여행 가이드와 에세이가 잔뜩 쌓여있는 여행 코너로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사진 그득한 에세이를 하나 붙잡아 한참 읽다 보면 벌써 그곳에 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당신의 손에는 가이드북 1권과 에세이 1~2권 쯤은 들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 뒤를 돌아보라. 잡지 코너가 보일 것이다. 혹시 여행 전문 잡지라는 것도 있을까? 어라. 여행 잡지가 생각보다 많군. 근데 정작 찾는 나라의 기사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잡지 뒷편을 넘겨보니 과월호 안내라...어? 2007년 9월에 특집 기사가 실렸었네. 이거 어떻게 좀 구할 수 없을까?

이쯤 되면 당신은 여행 준비의 마력에 걸려든 것이다. 많은 여행자들이 말한다. 여행 자체보다 여행을 준비할 때의 두근거림이 더 여행같다고. 그때 당신의 설레임을 두 배로 상승시켜주는 책이 바로 시원시원한 화보들로 가득한 여행 잡지다. 하지만 사실 이 단계까지 통과해 여행 잡지와 마주칠 확률은 예전보다 많이 줄어 들었다. 즉각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인터넷 여행 정보, 그리고 감각적인 여행 에세이북은 이미 여행 잡지의 대체재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실 여행 전문 미디어들은 일반인에게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현재 한국에는 어떤 여행 매체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어떤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나의 여행에 얼만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1. 월간지


정보 제공에 충실한다, AB-ROAD


해외여행 전문 잡지 중에서 유일하게 '정보 제공'의 컨셉트를 가진 잡지다. 고로 딱히 경쟁구도를 가진 매체도 없어 8년이 넘도록 독자생존하고 있다. 사실 AB-ROAD의 많은 컨텐츠가 각국 관광청의 공식 가이드북에 그대로 쓰일 만큼 탄탄한 정보성을 갖추고 있다. 여행 플랜이 구체적으로 세워져 있거나, 감성적인 에세이보다 구체적이고 세세한 정보를 접하고 싶은 독자에게 좋을 만한 매체다. 월간지의 특성 상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게 접하거나 트렌드가 즉각 반영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또한 비슷한 지역이 여러 번 다뤄지는 반면 아직까지 커버하지 못한 국가도 상당히 많다.   


 









여행자의 감성에 호소한다, 뚜르드몽드와 바앤다이닝


컨셉트에서는 비슷하지만 두 잡지는 미묘하게 다르다. 우선 뚜르드몽드는 오랜 전통의 여행 잡지다. 창간 14년이 다 되어가는 역사에 걸맞게 상당한 수준의 필력을 갖춘 기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때때로 외국 필자들의 번역 기사에서 풍겨나오는 비현실적인 괴리감이 곳곳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여행지의 실용 정보보다는 스케치 중심의 감성적인 묘사와 시원시원한 화보가 큰 특징이다. 
바앤다이닝은 이제 막 60여 권을 발행한 잡지지만 독특한 마케팅으로 다른 잡지와는 차별화를 두었다. 특정 브랜드의 멤버쉽 잡지로 계약해 VIP 고객에게만 제공한다거나, 대형 서점이 아니면 잘 구할 수도 없다. 또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표지와 내지를 고급스럽게 만들어놓았다. 월간이라기 보다는 Vol.으로 넘버링을 해서 역시 소장 가치를 높였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여행보다는 외식 쪽에 가깝지만, 매달 전 세계 한 도시를 커버스토리로 선정, 그곳의 고급 레스토랑과 바를 밀착 취재한다.



여행사에서 직접 만든다,트래블러와 MODE(모드)


하나투어의 트래블러와 모두투어의 모드가 대표적인 여행사 발행 월간지다. 당연하게도 매달 여행사가 모객 활동에 열을 올리는 타겟 지역을 소개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트래블러의 경우 매달 연예인 동반 취재를 통해 일반인에게 어필하는 커버스토리가 특징이다. 아무래도 컨텐츠의 양적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기존 여행 미디어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행사의 패키지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매달 휙휙 달라지는 관광 트렌드를 접하기에는 최적의 잡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선호하지 않지만.












ETC..
다뤄주지 않아서 서운하실지도 모르니;; 중앙일보의 프라이데이(주간지였는데 1년여 전부터 월간지로 전환했다), 그리고 약간 작은 사이즈로 발행되는 비틀맵과 여행스케치 등이 있다. 이들은 사실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을 위주로 다루고 있어 위 잡지들과는 성격이 다르므로 이번 포스트에서는 자세히 리뷰하지 않았다.
 

2. 주간지


대중에게 다가가는 여행 잡지, 트래비

지하철 가판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외여행 주간 잡지 트래비. 여행 매체의 빈틈을 노린 전략이 잘 들어맞았다. 여행신문의 든든한 취재 소스와 주간지 특유의 정보 전달력에 힘입어, 일반인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여행잡지로 정착했다는 느낌이 든다. 독자 여행을 통해 일반인을 과감하게 표지 모델로 내세우고, 거의 매 발행마다 해외 취재 기사를 소개할 수 있는 건 트래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월간지와 비교했을 때 정보의 깊이나 감성적인 측면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정보와 로망의 그 아슬아슬한 간극 사이에서 줄타기를 비교적 잘 하고 있는 매체다.   





3. 신문

여행신문을 필두로 세계여행신문, 여행미디어 등 3대 여행업계 신문이 발행되고 있다. (물론 이 외에도 '교통신문' 류의 곁다리 매체들도 상당수 있지만 생략) 아, 신생 매체인 트래블포스트도 가세했으니 이제 F4인가;; 암튼 이들은 위의 월간지, 주간지와는 그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대다수의 전문지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여행 '업계'를 위한 매체다. 여행업계 종사자들이 주로 보기 때문에 업계의 흐름이나 전문적인 컬럼을 제공한다. 일반인이 아예 볼 수 없는 내용만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독자층이 다르다 보니 여행을 준비하는 일반 소비자가 참고할 만한 기사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항공사의 미묘한 정책 변경 소식이나 여행사 및 호텔 프로모션에 관한 빠른 정보를 접하고 싶을 때는 유용하다. 




여행잡지에서 일했던 내가 굳이 머릿속에 있는 이 내용을 블로그에 정리한 데는 이유가 있다. 생각해보니 일반인을 위한 여행 미디어가 없다. 여행기도 아닌, 여행팁도 아닌, 여행 뉴스를 접하려면 어디로 가아하는가? 월간지는 아무래도 신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뉴스'성 정보를 접하기에 적당치 않다. 한편 기존의 일간지는 업계 중심 뉴스 뿐이다. 일반 소비자가 여행 뉴스를 접하려면 각 포털과 언론사의 여행/레저 섹션이나 연합뉴스, 그것도 안되면 블로거뉴스를 보는 수밖에 없단 말인가? 여러분은 여행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어디서 얻는가. 그것이 요즘 nonie의 머릿 속을 가득 채운, 최대의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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