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모아나 쇼핑 센터는 하와이를 대표하는 쇼핑몰이자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대규모 쇼핑몰이다. 하지만 와이키키와 떨어진 위치, 가이드북에서 피상적으로 다루는 숍 정보 탓에 한국인에겐 넓고 비싸기만 한 명품 쇼핑몰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1주일간 알라모아나 옆에 집까지 구해서ㅋㅋ 탐험해 본 결과, 오히려 하와이 쇼핑과 미식의 진수는 와이키키가 아닌 여기서 시작하는 게 정답이다. 본격적인 쇼핑 얘기는 잠시 미루고, 새롭게 오픈한 서편 에바윙과 블루밍데일스 오프닝 행사에 운좋게 참석했던 리뷰와 알라모아나의 숨겨진 맛집 소개부터 시작.;)
11월 12일, 알라모아나 센터 에바윙 오프닝 행사
안 그래도 하와이에서 제일 큰 알라모아나 센터가 더욱 크고 넓어졌다. 서편에 '에바윙'을 확장 개관했는데, 여기에는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이 새롭게 들어섰다. 이날 이후로 하와이 쇼핑의 퀄리티는 또 한 단계 올라갔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전에 하와이에선 볼 수 없던 수많은 미국/글로벌 브랜드 숍이 최초로 입점했다. 나 역시 기왕 알라모아나 덕분에 가는 거면 에바윙 오픈 이후에 가려고 날짜까지 맞춰 놨는데, 감사하게도 초청까지 해주셔서 오프닝 행사에 가볼 수 있었다. 백명이 넘는 댄서들의 훌라 댄스와 오프닝 행사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왠지 뭔가를 더 사야할 것만 같은, 시끌벅적하고 들뜨는 기분ㅋㅋㅋ이어서 블루밍데일스가 문을 열자, 블랙홀처럼 사람들이 빨려들어가는 장면 목격...
이날 오픈한 수많은 신규 브랜드 중에서도 단연 미친 대기인파를 자랑한 화제의 맛집은 '매그놀리아 컵케이크'. 팝업샵도 정식 매장도 아침 일찍부터 어찌나 줄이 길던지. 게다가 오프닝 행사 기념으로 무료 컵케이크를 뿌렸는데, 요거 하나 받아 먹으려면 저 인파를 뚫고 낚아채야만 가능했다는...;; 운좋게 하나 겟하여 기념샷 성공,.:) 맛있었다......
지하 1층에 있는 고객센터에서 기프트 카드도 무사히 수령했다. 이번 미국 여행에서 하와이를 연결한 이유는, 앞서 여행기에서 소개했듯 알라모아나 센터의 쇼핑 바우처를 선물받았기 때문이다. 올 초에 받은 건데 11월에서야 만나다니, 참 오래도 기다렸다.; 참고로 기프트 카드는 알라모아나 센터에서 정식 발행하는 충전식 선불카드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가맹점에서는 하와이 및 전미 지역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그래서 선물용으로도 많이들 쓰는 듯.
어쨌든 받았으니 시원하게 한번 긁어줘야지. 굽없는 여름 샌들을 안 들고 왔는데, 하와이에선 더운 날씨 때문에 죄다 샌들을 신더라. 쪼리 스타일은 안 좋아해서, 노드스트롬에서 이것저것 신어보고 핏플랍 암스테르담 하나 뽑았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알라모아나 BIG 4 백화점 중에 신발은 노드스트롬이 갑. 특히 핏플랍은 아울렛 가격이 백화점과 같다. 69$ 주고 샀는데 노드스트롬 랙에서도 옛날 모델이 이 가격. 아울렛 가서 시간낭비하지 말고 매장에서 사는 게 낫겠더라. 본격 쇼핑 노하우는 곧 연재하기로 하고. 든든한 카드 덕에 알라모아나의 수많은 식당을 1주일 내내 직접 가보고 뽑은, 여러 맛집부터 소개하기로.
알라모아나 지하 푸드코트 맛집 BEST 3
차가 없어 노스쇼어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 미리 호놀룰루의 갈릭쉬림프 맛집을 알아놨는데, 와이키키에 있는 푸드트럭인 블루워터 쉬림프가 알라모아나 푸드코트에도 매장이 있다. 하와이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입에 넣은 하와이 음식, 갈릭 쉬림프ㅋㅋ 플레이트 형태로 나오는데 싸갈 것도 없이 그 자리에서 완식. 너무 맛있었다.
블루워터 옆에 한식 뷔페 플레이트를 전문으로 하는 야미 바베큐. 여긴 그나마 한국에 많이 알려진 집일듯. 직원들이 매우 불친절해서 추천하고 싶지 않은데(게다가 아멕스 카드도 안된단다;; 현금 추천), 솔직히 돼지 바베큐 진짜 너무 맛있어서ㅜㅜ 어쩔 수 없이 소개한다. 현지 한국인 직원 분도 가끔 와서 점심 드신다고. 여자 혼자라면 미니 플레이트(밥에 반찬 2개, 메인 1)이 딱 맞는데, 밥을 엄청 많이 줘서 다 먹기가 힘들다. 나중에 육개장도 먹어봤는데 그건 별로였고, 무조건 스파이시 포크 바비큐 강추. 반찬들은 어떤 걸 선택하든 다 맛있다.
여긴 일본인 블로그에서 알아보고 간 전복 전문점인데, 무려 코나산 전복으로 만드는 다양한 로컬음식을 파는 집이다. 전복이 어찌나 싱싱한지, 껍질채 전복에 토핑만 얹은 단품 메뉴도 있을 정도. 내가 먹었던 건 참치 대신 전복살을 듬뿍 얹은 포케. 기존의 아히 포케와는 달리 다채로운 해초와 날치알, 전복살이 고슬고슬한 쌀밥과 어우러져 슴슴담백한 건강한 맛을 낸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무척 만족스럽게 먹었다.
이런 맛집들만 찾아다녔던 덕분에, 기름지고 짜고 맛없는 블로그용 하와이 맛집은 아예 상종할 일이 없었다는. 네이버의 허니문 후기 속 맛집은 왠간하면 참고하지 마시라. 하와이 로컬들이 하는 말 중에 이런 얘기가 있다. '하와이는 맛없는 집이 거의 대부분이라, 진짜 맛집을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으면 안된다'고. 그만큼 지뢰밟을 일이 많다는 얘기다. 알라모아나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이 멋모르고 줄서는 집과 로컬들이 따로 찾는 집은 완전히 다르더라.
이건 보너스로, 에바윙에 신규 오픈한 잠바주스에서 오프닝날 먹었던 아사이볼. 앞서 소개한 아일랜드 빈티지에 비하면 당연히 맛은 약간 떨어지지만, 과일이나 전체적인 양은 가격대비 준수한 편이다. 특히나 아사이볼은 한국 잠바주스에는 없는 메뉴이니, 알라모아나에 들렀다면 잠바주스에서 하와이 전용 메뉴를 먹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사실 알라모아나의 아사이볼은 여기 말고 블루 하와이라는 집이 진짜인데, 그걸 놓쳤네 흑.
안정된 맛과 편안한 분위기, 로마노스 마카로니 그릴
알라모아나 센터가 보통 3층까지 있다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4층으로 올라가는 통로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 4층으로 쉽게 가기 위해선 3층에서 홀리스터와 아베크롬비 매장을 찾으면, 그 앞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호오키파 테라스라 이름이 붙은 4층 식당가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중 하나인 마카로니 그릴이 있다.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인 마카로니 그릴에는 테이블에 식탁보 대신 흰 전지가 깔려 있다. 아이들이 음식을 기다리면서 그림도 그릴 수 있고, 친절한 서버가 오늘의 메뉴를 소개하면서 직접 테이블에 글씨를 써준다. 마가리타 피자와 그릴에 구운 고기 요리를 와인과 함께 주문했는데, 눈 앞에서 신선하게 갈아주는 파마잔 치즈와 후추로 마무리 간을 맞춘 담백하고 맛깔난 음식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하와이 음식들 다 짜고 맛없다는 후기를 여행 카페에서 정말 많이 봤는데, 실패하지 않는 맛과 편안한 분위기의 웨스턴 요리를 찾는다면 알라모아나의 마카로니 그릴이 좋은 선택이다.
일본을 통으로 옮겨다 놓은 듯한 소박한 백화점, 시로키야
보통 짧게 하와이를 오는 경우, 알라모아나 센터가 너무 커서 세세하게 구경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몇몇 매장과 푸드코트를 제외하면 한국 여행자에겐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곳도 많이 숨어있다. 현지 일본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일종의 재팬 빌리지, 시로키야 백화점이 대표적이다. 주변의 번쩍거리는 메이시스 백화점에 비하면 입구도 허름하고, 1층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일본 가게들 몇개 밖에 없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근데 2층 푸드코트는 하와이 왠만큼 다녀본 사람들은 다 아는 명당 맛집 집합소다. 일단 해피아워에 1$짜리 맥주는 너무 유명하고, 대부분 도시락 형태로 포장된 일식/한식/로컬식을 팔기 때문에 손쉽게 호텔에 테이크아웃할 알찬 먹거리들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
유난히 일본인이 엄청 많아 자리가 없었던 라멘집에 겨우 테이블 하나를 잡았다. 스파이시 미소 라멘을 주문했는데, 커다란 사발에 그득 담긴 뜨끈한 라멘! 원전사태 이후 일본을 안 가고 있는 터라, 유독 시로키야의 본토느낌 충만한 일식 요리들이 참으로 반갑다. 라멘도 너무나 맛있어서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웠고, 도시락 코너에서 이것저것 집어본 스팸 무스비와 매실 주먹밥, 감자 샐러드도 포장해와서 저녁으로 야무지게 먹어주었다. 시카고와 뉴욕에선 먹을 게 없어서 무척 힘들었지만, 하와이에선 이렇게 맛있는 것들이 널려 있으니 그저 살찔 걱정 외에는 고민거리가 없었다. 시로키야는 그 이후로도 거의 매일ㅋㅋㅋ 갔었는데, 내년에는 서쪽 에바윙에 엄청나게 큰 규모로 리뉴얼 오픈한다고 한다. 물론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금의 소박한 동네 일본 상점같은 분위기는 이때가 마지막이겠구나 싶어 조금 아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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