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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미디어

직장인 밴드 생활

by nonie | 김다영 2007.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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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어느 초가을날. 나와 동료들은 여느 때처럼 옹기종기 치킨집에 모여
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자신의 잘 나가던 전성기 시절ㅎㅎ을 신나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리 중 몇 명이 베이스, 드럼, 기타, 피아노...각자 다른 파트에서
밴드 or 악기 연주 경험이 있다는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럼 말 나온 김에 우리, 모여서 밴드나 한번 해볼까?"하던 것이
거짓말처럼 현실로 이루어졌다. 11월 초에 첫 연습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최근 두 달이 회사에서는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래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기도 했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나? 음악을 했던 사람들에게 직장인 밴드는 그야말로 로망일 것이다.
아니, 나에겐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일이었다. 학교 때 클래시컬한 연주나 콩쿨 대회,
합창, 성악, 바이올린 솔로 반주로 무대에 선 적은 있어도,
밴드을 이루어 공연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사실 대중음악을 하고 싶었어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더 컸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오랫동안 그저 리스너로써
열심히 찾아 듣기만 했을 뿐, 남들 앞에서 직접 연주나 노래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 못했다.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연주의 즐거움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아마, 용기가 없었던 것이겠지.

그런데 밴드를 시작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듣는 것과 직접 하는 건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다.
일단 음악을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또한 음악을 듣는 폭과 깊이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삶의 활력을 주었다. 지치고 힘들때, 연주는 마치 신선한 공기처럼 나를 다시 깨워줬다.
맨날 하는 연습이라 이젠 질릴 만도 한데, 난 아직도 우리 연주를 들으면 마음이 두근두근 설렌다.
게다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 아무리
업무가 힘들고 일상에 치여도, 동료들과 만나서 웃고 떠들고 연주하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물론 그들은 맨날 텔미춤 추는 나 때문에 스트레스가 왕창 쌓일지도 모르지만 ㅋㅋㅋ)
 
아마 이번 공연이 없었다면 두달동안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내년에는 밴드를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번 활동을 계기로
음악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다. 부디 이번 첫 공연을 무사히 치뤄냈으면.^^


드디어 내일이다. 그동안 고생했던 우리 완소 멤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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