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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urkey

리빙TV <좌충우돌 배낭여행 터키편> 9화 에페스 - 너와 난, 신발로 맺어진 인연

by nonie 2008.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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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3년 전, 이 곳을 다시 오게 되리라고,
생각이나 했었을까?

언니는 내게, 운명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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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셀축. 에페스 유적지. FUJI S5600

"너 그때 신발 샀었니?"
"신발이요? 음....맞다! 네~샀었어요. 슬리퍼"
"외국에서 신발 사면, 그 나라에 또 오게 된대"
"진짜요? 언니도 그런 적 있으세요?"
"그럼! 난 여러 번 경험했지. 태국도 그렇고..."
"우와. 너무 신기하다"

이스탄불의 어느 시장에서 산 3500원짜리 슬리퍼,
닳고 닳을 때까지 신다 버리고 귀국했었는데...

진짜 그 신발 때문일까? 난 다시 에페스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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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셀수스 도서관의 흔적.
이번엔, 멀리서 보고 싶었다.

가까이서 느꼈던, 숨막힐 듯한 돌의 열기 대신
이번엔 먼 발치에서 로마 제국의 그림자를 느껴본다.

오늘은, 가까이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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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극장. 에페스의 대표적인 유적.

예상치 못한 재미난 장면을 목격했다.
교회에서 단체로 온 듯한 한국 아주머니 몇 분이 자리를 잡자,
그 중 한 여인이 무대로 나와 성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성가대에서 한 몫 단단히 하실 법한 빼어난 실력도 실력이지만,
고대부터 내려온 이 극장의 음향 효과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도 아름답게 퍼져나갔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을 떼지 못한다.
원더풀, 고져스...터져나오는 감탄사들,
이어지는 뜨거운 박수 세례.

에페스에서 듣는 한국어 성가는,
종교를 떠나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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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셀축. 성모 마리아의 집. FUJI S5600

고양이는 터키를 닮았다.

여유롭고 느리게 흘러가는 고양이의 오후는,
터키인들의 시간 감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들은 바쁜 것이 없다. 서두르지도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이 햇살과 바람을 음미하고 즐긴다.


나도 그렇게 터키를 느끼고 담은 채 돌아가고 싶다.



성모 마리아가 죽을 때까지 살았던 집.

성당이라 하기에도 너무나 작고 조촐한 공간에

한 수녀님이 조용히 바느질을 하고 계신다.
사진 찍기도,떠들기도 민망한, 성스러운 분위기.
결국 사람 없이 촬영할 수 있다는 허락만 받아
피디님만 들어가고 나와 언니는 구경 후 바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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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셀축. 성 요한 교회. FUJI S5600

아늘이 언니 모자를 뺏어 쓰곤 환하게 웃는다.

우리 아늘, 얼굴도 넘 조그맣고 이쁜데
사진이 너무 못 나왔어.
계속 다이어트 해야 한다며 식사까지 거르던 그녀,
그때마다 난 "아냐~지금 너무 이뻐. 뺄 필요 없어"
하며 위로해 줬었지.
그치만, 요즘도 차이에 각설탕 넣어 먹는건 아니지?^^

보고싶다,아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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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거거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터키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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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셀축. 성 요한 교회. FUJI S5600

깨끗하게 뻗은 돌기둥과 터가 꽤나 많이 남아있다.
석조 건물이 대부분이라, 잦은 지진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적이 보존되어 있는 터키, 참 부럽다.

....


Behind Story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사실 이 곳 다음의 일정.(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점심식사를 한 레스토랑의 주인은 아늘의 친구,
소도둑놈(?)같은 인상 답지 않게 넉살이 좋다.
10만원이 넘는 코스 요리 청구서를 받고 당황할 새도 없이,
우리를 기프트 숍으로 데려간다. 맘대로 고르란다.
선물이니 그냥 주겠다면서.

한참 부담스러워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친구가 나타나
우리를 옆의 가죽옷 가게로 끌고 간다. 이럴수가,션쇼와
똑같이 연출을 해놓은 무대가 있다!
곧바로 프로페셔널한 모델들이 가죽 자켓을 걸치고 나온다.
언니도 잠시 뒤로 사라지더니 멋진 포즈로 워킹해 주시고 ㅋㅋ

그리스인들이 핍박을 피하기 위해 모여 살다가 마을이 된
시린제로 이동, 와인샵에 들러 촬영을 하려 하는데,
아까 기념품&가죽샵에서 봤던 친구 일당들이 여기까지 따라왔다.
와인샵도 그들의 소유였던 것이다. ㅠ.ㅠ
그날 와인, 원없이 마셨다. 선물로 1병씩 또 받았다.

여행을 통틀어 가장 낮은 퀄리티의 숙소, 제우스 펜션.
언니와 피디님이 딱 무서워할 만한 방이어서 도저히
싱글룸에서 잘 수 없었다. 3인실에서 다 함께 자기로 했다.

선물받은 와인이나 마시려니 아뿔싸..코르크 마개..직접
카운터에 부탁해보려고 용감하게 문 밖을 나섰다. 그런데
문 앞에 번쩍이는 레이저 눈빛의 개 한 마리가 날 위협하고
있는게 아닌가! 으악~민망하게 숙소로 다시 뛰어들어오니,
결국 피디님이 함께 동행하신다.

"다른 건 씩씩하면서 참 의외의 것을 무서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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