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공간
4월 들어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일하는 공간'을 들 수 있겠다.
강사라는 직업은 다양한 곳을 다니며 일하기 때문에, 고정된 사무실이 꼭 있을 필요는 없다. 집과 가까운 비즈니스 교육 센터에서 운영하는 코워킹 사무실이나 카페 등 다양한 공간을 옮겨 다니며 일해왔다. 교육 공간이 필요할 경우 그때그때 대관해도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큰 불편함을 느꼈다. 노트북 등 갖고 다녀야 하는 짐이 너무 많았다. 또 주변 환경이 매번 달라지니, 긴 호흡으로 일을 해야 할 경우(예를 들면 전자책 집필과 제작 등) 집중도가 떨어졌다. 대관과 미팅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문제였다.
그러다 집에서 멀지 않은 구에서 새롭게 오픈한 출판 관련 기관이 입주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보고, 바로 신청해서 계약했다. 단독 오피스면 더 좋았겠지만, 이동형 사무실도 워낙 시설이 좋아서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지금도 강의 끝나고 곧장 사무실로 와서 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직장에서 아웃풋을 내고, 취미나 여가, 학습으로 인풋을 따로 한다. 하지만 내 직업은 인풋(여행)도, 아웃풋(강의)도 다 일이자 놀이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으로서의 성과를 내면서 가능해진 구조다.
원래 집에 있는 걸 가장 좋아하고, 루틴한 출퇴근을 무척 즐기고 좋아하는 성향이기도 하다. 물론, 당연히 나의 업을 위한 출퇴근 말이다.
물론 말을 많이 하는 만큼 글도 많이 써야 한다. 4월 한 달 간, 외부 기고와 뉴스레터를 포함해 많은 글을 이곳에서 썼다. 주말에도 운영을 하는 사무실이라, 조용히 앉아서 글을 쓰는 행복감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요즘이다.
8년간 이 일을 하면서 느끼지만, 지식 기반의 비즈니스는 끊임없이 자신만의 길을 스스로 찾는 이에게 잘 맞는 업이다. 이 공간도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다 보면 정체된다는 신호가 올텐데, 그 때는 업무 환경을 또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일의 규모나 영역이 변곡점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많은 결과물을 쌓는 베이스캠프로 당분간은 잘 활용할 것 같다.
#유튜브 프리미엄, 그리고 구독
동생 가족네가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한 덕분에, 이달부터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고 있다. 광고 없는 클린한 유튜브 환경 자체도 너무 좋지만, 프리미엄으로 쓸 수 있는 '유튜브 뮤직'이 너무 강력하다. 그동안 쓰던 여러 음악 어플을 순식간에 싹 정리할 수 있었다.
이제 일상에서 구독은 없어서는 안될 서비스여서, 구독 서비스 자체를 매니징해주는 별도의 서비스가 필요할 지경이다. 찾아보니 이미 많은 구독 관리 서비스도 나와 있더라.
그런데 수동적 여가, 그러니까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보내던 시간도 서서히 끝나갈 조짐이다. 5월부터는 백신 접종자에게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2주 격리가 사라지면 작년 2020년 4월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때만 해도 막차 타고 해외 가는 주변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벌써 까마득한데, 어쨌든 '봄'은 어김없이 온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여행의 자유가 주어진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떠나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내 여행이 의도치 않게 미치는 외부적 영향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원래도 여행만 목적으로 하는 비행은 자제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현지에서의 소비 방식이나 숙소, 여행상품을 고르는 기준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앞으로 강의에도 이런 변화가 더 나은 방향으로 확산될수 있게끔 잘 연결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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